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kimyswife식 레시피 정리법

| 조회수 : 10,877 | 추천수 : 148
작성일 : 2003-07-22 16:44:21
곰순이님이 올린 레시피 정리에 대한 질문을 읽으면서, 비로소 제가 레시피 정리에 대해서 글을 안올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전 일밥에도 썼는 줄 알았는데...찾으니까 없네요, 그 문제의 레시피 박스 사진만 덜렁 있고...
원고를 썼던 것 같은데 책 편집과정에서 잘려나갔나봐요. 푸드채널에 나가서 보여줄 때 우리 82cook식구 모두 알려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나봐요.
하여튼...

제가 레시피를 정리하는 방법은 대체로 4가지 정도.

그중 가장 아끼는 레시피들은 여성잡지에서 뜯어낸 것들이에요. 전 여성잡지 자주 사는 편이에요.
1만원 안짝으로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 잡지가 사는 거잖아요.
사실 1만원, 크면 큰 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거 들고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그저 찜질방에 혼자가서 식혜나 한그릇 사먹으면 딱 맞을 정도...
물론 여성잡지들 베고 자면 딱 좋을 만큼 두껍고 광고도 너무 많고, 내용도 너무 뻔하고, 이렇게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한두가지라도 생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면 본전이 빠지는 거고, 광고도 정보고, 또 다른 사람들은 뭘 해먹고 사는 지 어떻게 해놓고 사는 지 구경하는 재미에 자주 사는 편이에요. 요새는 바빠서 자꾸 사는 걸 잊거나 나오는 날을 놓치곤 하지만.



잡지를 보고나서 한 1년정도 모은 후 요리 꼭지만 쬐 뜯어요. 그런 다음 클리어 파일에 끼우죠. 그럼 나만의 요리 책에 되요. 전 이거 주제별로 분류해요, 고기류, 채소 및 김치, 별미 밥 국수, 소스류 등등 한 8~9권 있나봐요.
꼼꼼하게 인덱스를 하면 좋겠지만 전 인덱스를 안했어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춰보다보면 전에는 눈에 띄지않던 요리가 눈에 띄기도 하고, 새롭게 관심이 가기도 하고..., 요즘 처럼 바쁘지 않을 때는 저녁에 드라마 보면서 같이 스크랩을 뒤지곤 했는데...
이 잡지 스크랩, 제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책이에요. 사실 이거 몇권 있으면 요리책 사지 않아도 되거든요. 앗, 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내놓은 책 많이많이 사시라고 해야하는데...


그담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는 레시피죠. 특히 ebs의 '최고의 요리비결'. 전엔 그냥 폴더를 하나 만들어서 정리해뒀는데 그러니까 영 보기 나쁘더라구요, 제가 아마도 아날로그 세대라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몽땅 프린트한 후 아코디언식 파일박스에 주제 별로 정리해뒀어요. 볼 때는 한장짜리 클리어파일에 끼워서 봉에 걸어놓고 보죠.
그런데 아무래도 사진이 없는 걸 놓고 하자면 헷갈릴 때가 있어요. 이게 바로 제가 두번째 책을 내야겠다 맘먹은 이유중 하나구요. 일.밥.보시면서 완성사진이 없어서 감이 안잡히는 분들 많죠?두번째 책에선 적어도 완성된 모습을 몰라서 요리에 어려움이 있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하려구요.


세번째는 바로 그 일.밥.에 나온 2천원짜리 상자에 정리하는 것들.



마트에 가면 자그마한 요리카드 같은 거 주잖아요? 그거랑 신문에 나오는 요리들,제가 지난번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위크엔드 쿠킹이 딱 좋죠,을 암기카드에 붙여서 정리하면 딱이에요.


마지막으로 유리깨진 액자의 재활용.



자주자주 쓰는, 그러나 나쁜 제 머리로는 절대로 외워지지않는 공식들을 메모해서 봉에 걸어두는 방법이죠.



전 이렇게 정리해요.
푸드채널에 나가서도 이런 얘길 했는데, 전쟁에 나가는 장수, 무기가 좋아야하잖아요, 좋은 레시피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당장 도움이 안되도 언젠가는 잘 써먹게 되죠. 가지고 있는 레시피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잘 정리하시구요, 혹시 해봐서 맛이 없으면 과감하게 버리세요. 괜히 가지고 있으면 짐만 되니까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라
    '03.7.22 5:13 PM

    꼭 올려 주세요. ^^*
    저희 집도 요리 레시피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저는 잡지 레시피보다는 주로 인터넷 출력 레시피가 많아요.
    다운받아서 주욱 한 장에 여러 가지가 붙어 있기도 하고..
    정리한다고 했는데도, 집에 온통 프린트물 천지랍니다. ^^

  • 2. natukasi
    '03.7.22 5:31 PM

    다른분들은 레시피 정리를 어찌 하시는지 마침 궁금해 하던차였는데...
    사진이 기다려 지네요...

    잡지는 가끔 사보기는 하는데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안은 동네 대여점에서 과월호만 사다가 클리어화일에 레시피만 끼우는
    작업도 꽤 했었죠. (잡지사에 일하시는 분들께는 죄송)
    요리부록이 좋을때는 횡재한 기분도 들고...모아둔 레시피만 봐도 뿌듯.....
    근데 지금은 잡지 레시피는 흥미가 덜해요. 일.밥과 82에서 모은것만으로도 충분(?)해서...^^

  • 3. 우렁각시
    '03.7.22 8:53 PM

    그게 사람기호란게 묘하더라구요.
    패션잡지만 보다가 어느날. 여성지 1년구독기회가 있어서 저도 똑같은 방법으로 레시피를 모았어요!
    막상 그땐 서양식 소스나 저장용밑반찬엔 관심이 없어서 자체 편집에 다 잘려나가고 ㅜ.ㅜ
    지금은 그게 젤 아쉬운데 말이죠.
    담에 한국가게 되면 헌 책방 뒤져서 과월호모아모아 총정리 해야할까 봐요.
    아, 물론 일.밥 2탄도 꼭 손에 넣어야지용~~~~

  • 4. 벚꽃
    '03.7.22 8:56 PM

    혜경님! 드디어 디카에 손댄거 축하 드려요.
    얼마전에 직접 찍었다고 했을때 축하 한다는 것이 ... 그만 딴 얘기 하느라....^^;;

  • 5. 대충이
    '03.7.22 9:26 PM

    두번째 책 기다려져요. 요리완성사진 넣으시는거 대환영이구요.
    지금까지 일.밥. 여러권 주변에 선물로 주었었는데 두번째책도 기대 기대~~

  • 6. piglet
    '03.7.23 7:38 AM

    앗, 에센에서 뜯어낸 레시피군요. '양념기초공식'과 '오징어냉채'.
    저도 모아놓은 레시피들을 얼마전에 '물관리' 했어요.
    몇년동안 한번도 안해본, 해 보려고 엄두도 안냈던 것들은 과감히 버렸지요.
    조리 과정이 너무 복잡해 보이거나, 구하기 힘든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 칼로리가 높아 보이는 것들요.
    그래서 전 요즘 잡지를 포함하여 요리책 사는 것 중단했어요.
    특별히 필요한건 82cook에 물어보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되고요.
    지금까지 사 놓은 요리책, 모아놓은 레시피만 열심히 해 봐도, 평생 굶어죽진 않겠다 싶어요.
    하지만, 새 요리책 너무 사고 싶어요. 요리 사진들을 볼 때 엔돌핀이 나오는 것 같거든요.

  • 7. 파인애플
    '03.7.23 8:53 AM

    저도 회사에서 하는일이 앉아서 레시피 뽑기가 주인데 (누가 볼라 ^^:;)
    집에다 엉망으로 쌓아놔서 뭐하나 찾으려면 항상 고생이예요.
    하루 시간내서 종류별로 예쁘게 정리해야겠어요. 혜경님처럼 ^^

  • 8. 호야맘
    '03.7.23 9:18 AM

    처녀적엔 인테리어에 엄청 관심 많아 메종 정기구독 2년 하고
    아줌마 되니 당연 요리로 넘어가 에쎈 1년넘게 사모았답니다. 1999년에..
    가을에 분가하려니 이제 슬슬 걱정되어 에쎈을 다 뜯어놓고 클리어화일 장만은 해놨는데....
    둘째 아이 낳기전에 빨리 정리해놔야겠어요...
    저도 혜경선배님처럼 주제별정리하려했는데...
    고기류, 채소 및 김치, 별미 밥 국수, 소스류....
    이거 하나 정리해놓구...

    제가 직접 산 요리책 "일밥"과
    결혼선물로 받은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우니 정말 쉬워요(?)"인가?
    이걸루 끝이예요..
    아~~ 아니다..
    가을이면 1권 더 늘겠네~~
    혜경선배님 2탄....

    액자속에 양념공식 적어놓은 혜경선배님의 필체가 왜이리 멋진감????
    자연스럽게 날려쓴 글씨가... 넘 멋지네요..
    편안하구...
    요즘 컴속에 한정된 글자체 보다 인간적인 냄새(?)나는 글씨체를 보니
    친구들과 나눴던 편지 다시 꺼내봐야겠어요..

  • 9. 김윤희
    '03.7.23 9:39 AM

    와 마치 제파일이 선생님께 가있는듯
    어쩜 파일종류나 맨위에 있는 양념장 공식도 똑같네요..
    저두 한 일년쯤 요리잡지 보면서 모아두었다가 각종류별로 스크랩해두었거든요...
    선생님 너무 반가워요...
    저 스크럽 잘해둔거죠...?^^

  • 10. 곰순이
    '03.7.23 9:49 AM

    꾸벅~*^^*~
    선생님 넘 감사해요. 막혔던 속이 뚫린 기분이에요...

    바쁘신 와중에도 어떻게 이 모든일들을 다 하시는지...
    정말 다시 한번 존경 스럽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대단대단...

    주말엔 화일과, 화일박스 사러 돌아 다녀 봐야 겠어요.

    저역시 선생님의 2탄 넘 기다리고 있답니다...
    낼부터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선생님 힘 내세요~

  • 11. 딸기짱
    '03.7.23 11:53 AM

    어쩌죠?
    전 결혼전부터 요리 레시피 모으는 건 열심히 잘 했는데 결혼하고 제 짐 정리하면서
    울엄마가 필요없는 종이 뭉치인거 같아서 다 버리셨답니다. ㅜㅜ
    이제부터 저도 화일 사다가 열심히 모아야지....
    어쨌든 혜경선생님 모든 면에서 대단하시네요.. ^^(부럽,부럽!!!)

  • 12. yozy
    '03.7.23 12:25 PM

    저도 선생님처럼 일목요연하게
    다시 정리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13. 푸른양
    '03.7.23 1:57 PM

    하하~~ 저희집 냉장고에 매일 붙어있는 양념공식이 선생님 화일에 들어가 있군요.
    뭐하나 할때마다 들춰보며 한다죠? 그런데 왜 할때마다 맛이 틀려지는지......
    결혼생활 4년차로 향해가는데 저희집에도 인터넷에서 프린트해놓은 A4지가 잔뜩입니다...
    날잡아 파일해야하는데...암튼 선생님 부럽습니다...

  • 14. 안진숙
    '03.7.23 6:47 PM

    액자 재활용품이 맘에 듭니다..^^*..

  • 15. 안양댁
    '03.7.23 6:49 PM

    십년도 더된 레시피 있는데..정리 해볼까 ,생각하니
    모리가 아파용...

  • 16. 여주댁
    '03.7.24 12:02 AM

    혜경님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님"이라 불러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리 알뜰살뜰 알려주시니 정말 고마워요..^^

  • 17. 박수영
    '03.7.24 1:33 AM

    저두 여성잡지 보구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요리만 찢어 모아논거 아무 생각없이 호치케스로 콱 찍어놓기만 했는데 더 많아져서 대책없이 되기전에 화일사다가 정리해놔야겠네여...
    그리구여 .. 여러가지 레시피 중에 생소한 음식에 대한 레시피는 정말 완성된 사진없으면 재료나 만드는 과정만 바서는 모르겠더라구여.... 제가 요즘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레시피들 짜맞추기 하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그림없는 레시피에 맞는그림 찾아가며... 고생좀 하구있죠 ㅎㅎㅎ
    레시피 정리법 고맙습니다.

  • 18. 이진
    '03.8.4 5:56 PM

    선생님 레시피정리하신걸 봤거든요.
    파일정리 첫페이지에 조그맣게 보이는
    "우리 음식에 두루 쓰이는 양념 기초공식" 보이던데요
    번거로우실텐데 보여주심 감사하겠슴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92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605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903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8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3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8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90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101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9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5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82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11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7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4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8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98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8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6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7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20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7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6
3324 산책 14 2013/11/10 13,362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