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들기름으로 맛을 낸 [양푼 비빔밥]

| 조회수 : 7,203 | 추천수 : 154
작성일 : 2003-05-19 21:08:04
진짜 오늘 양푼 비빔밥 해먹었어요.
보리와 쌀을 6:4의 비율로 해서 밥을 짓고, 어른이 계셔서 차마 양푼에는 못 비비고, 스텐 양푼에 비벼서 숟가락 꽂아 그냥 퍼먹고 싶은 생각 굴뚝 같았는데, 그렇게는 못하고 예쁜 유리볼 꺼내서 밥 넣고 가지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미나리나물, 냉동실의 다진 쇠고기볶음 해동해서 넣고, 쇠고기 넣고 볶은 고추장도 넉넉히 넣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들기름 넣었습니다.

진짜 들기름을 넣으니까 참기름 넣을 때보다 훨씬 맛이 깔끔하네요.
여러분~~들기름 넣고 비벼보세요. 개운해요.

국물은 바지락살 한 1천원어치쯤 남은 걸 이용했어요.
일단 멸치국물내고 멸치 건져낸 다음 팔팔 끓을 때 바지락살과 소금 넣고, 다시 끓어오를 때 파 마늘 후추 넣고 잠시후 달걀 풀어서 넣고...

정말 훌륭한 밥상이었다는 거 아닙니까. 기분이 아주 좋네요.

밥 먹고 나니 더 좋은 소식...
우체국 홈페이지에 EMS 조회난이 있거든요. 토요일 밤에만 해도 5월1일 접수, 5월2일 한국 출발, 5월3일 암스테르담 도착까지만 행방조회가 되던 소포가 소르테?? 하여간 어딘가에 도착한 걸로 나오더니 잇달아 걸려온 딸의 전화, 신발이랑 옷이랑 스타킹이랑 먹을 거랑 볶은 고추장이랑 잘 도착했대요. 오징어볶음과 멸치볶음만 없고...사스 때문에 검역이 까다로웠나? 그냥 그렇게 생각해봤어요.

오늘 낮에 다시 신발이랑 먹을거랑 스타킹이랑 책이랑 부쳤는데...하여간 얼마 안신은 신 잃어버렸는 줄 알았는데 잘 됐죠, 뭐. 먹을 거는 인스턴트 국이니 고추참치니 하는 거 보냈으니까 두고두고 먹을테고.

전화에 아빠가 "엄마가 엄마 홈피에 니 사진이랑 올려놓고 자랑한다"하니까 히히 하더래나요.

하여간 주변에서 네덜란드 가는 사람은 더 찾아보려구요, 다른 엄마들은 김치까지 보낸다는데 전 일.밥. 책 덜렁 쥐어보내면서 "가서 해먹어"했으니...진짜 웃기는 엄마죠? 처음 해본 오징어볶음은 사라지고...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우
    '03.5.19 10:26 PM

    저는 진짜 양푼비빕밥 먹었어요.토요일 저녁에 ..제사였거든요..시댁 할아버지 제사라...시댁이 그리 작은 평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제사(제일 큰 제사라서..)때면 집이 와글와글 바짝바짝 하답니다.
    저의 아버님 형제가 8이니까 ..상상이 가시죠? 게다가 이번엔 주말이라서 거의 다 참석했다고 봐야지요..저희 시어머니 목이 다 쉬었어요..다 모이니까 28명 쯤? 아가들은 빼고..
    밥상도 두번 차려야 되구요..글구. 시댁 제사는 모두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8시에 지내니, 8시 반쯤에 모두 저녁을 먹었지요..
    어른들은 큰상에서 아이들은 작은 방에서 그리고,. 비빔밥 먹고 싶은 사람들은 진짜 큰 대야 같은 양푼이에 숟가락만 들고 달려 들었지요..거의 고모들이었어요..
    근데, 다 먹을 즈음 제가 제일 막내였던 지라 저더러 뒷처리를 깔끔히 하라고 모두들 숟가락들을 놓으시는 바람에 꾸역꾸역 먹고 양푼이를 싱크대에 넣은 순간..할머니가 그걸 보시곤 밥 한톨 버리면 안된다고 다 끌어 먹어야 된다고 하셔서 끝까지 다 먹었습니다..
    그래도 넘 넘 맛있었어요..내년에도 또 먹어야지!!

  • 2. 김혜경
    '03.5.19 10:28 PM

    진짜루 맛있었겠어요, 우리 양푼 비빔밥은 명함도 못내밀겠어요.

  • 3. 옥시크린
    '03.5.19 10:38 PM

    저는 1주일에 한두번은 그렇게 먹는 거 같아요.. 냉장고 청소용으로요..^^
    반찬만들어 먹고 깨끗이 비우면 되는데.. 조금조금씩 남으니.. 버리기 아깝고 이걸 한데 모아서
    큰 양푼볼에 볶음 고추장 넣어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더라구요.. 근데, 나오는 배를 감당못해서리..

    그리고 선생님 싸이트가 왁자지껄 많은 분들이 끓어 넘치는 이유가 샘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임에 분명하더라구요.. 기억해 주셔서 감사해요^^

  • 4. 김수연
    '03.5.19 10:46 PM

    숟가락 하나 들고 껴달라고 하고 싶네요.
    요즘 남편이 너무 바빠서 아이랑 둘이서만 맨날 저녁식사하니, 저두 거의 유아식수준으로 먹죠.
    잠들때면 왜 그리 헛헛한지.... 별별 음식이 다 풍선되어 펑펑 터진답니다.

  • 5. 김혜경
    '03.5.19 11:17 PM

    수연씨 아들 들쳐업고 습격오세요, 숟가락 두개 들고...아니다 우리집에 숟가락 많다, 아가것도 있고...

  • 6. orange
    '03.5.20 12:35 AM

    수연님, 저하고 똑같네요... 저희도 거의 아들하고 둘이 저녁 먹다보니 가끔 꾀가 나요...
    그래서 사먹자고 꼬셔보기도 하구.. 그러는데 나가기 귀찮다고 밥을 하라네요.... ^^

    저희도 저희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꼭 밥 비벼먹어요...
    제삿밥은 고추장 넣고 비비는 거 아니라는데 전 고추장도 넣고 김도 부숴넣고
    김치 담을 때 쓰는 커다란 스텐 함지박 꺼내서 일회용 장갑 끼고 살살 비벼 놓으면
    식구들이 정말 잘먹죠...
    제사 음식 하느라 피곤하지만 제삿밥 비며먹는 재미 하난 있네요...
    음식 하다보면 다른 음식엔 손이 안 가거든요.... 저 혼자 음식 장만을 해야 하기 땜에....

    제사가 가을, 겨울에 몰려서 추석 때까지는 맘이 편해요...
    여름 가고 찬바람 불면 가슴이 철렁... 하지만요...

  • 7. 고운빛
    '03.5.20 5:46 AM

    시댁에서 제사후엔 저희 삼동서는 무조건 양푼비빔밥을 먹는답니다.
    각종 제사나물 넣고 고추장대신 초고추장 넣고 탕국물 조금 넣고 참기름 넣고 쓱쓱 비벼
    각자 그릇에 담지 않고 삼동서 그냥 퍼 먹죠.
    그럼 조카들과 삼형제분들도 괜히 기웃거리며 한 숟가락씩 가져가고...
    양푼속에 피어나는 삼동서의 우애라고나 할까...^^*

    대구에 살 때 '헛제사밥'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항상 손님이 많더군요.
    저희 식구들도 종종 이용했었는데 별미로 괜찮았죠.
    아마 안동지방에서 생겨난 것이 이 '헛제사밥'이라고 하더군요.

    아~ 빨리 추석이 왔으면 좋겠네요.
    형님이랑 동서랑 양푼비빔밥 먹고 싶어라.
    이궁,
    그런데 맏며느님이신 혜경님과 오렌지님 외 여러 맏며느님분들에겐 명절이 기다려지지 않겠죠.

  • 8. 최은진
    '03.5.20 9:13 AM

    저는 그걸 회사에서 해먹었다는거 아닙니까....ㅎㅎ
    저희팀 6명은 밥은 각자해결...누구는 햇반 누구는 일주일치냉동밥. 반찬은 한달에 이만원씩내서 해결하거든요...
    여직원하나랑 저랑 번갈아하는데 아무래두 아줌마는 저혼자라 제가 많이 하는 편이죠...
    집반찬할때 좀더 해서 가져가는경우도 있고 귀찮음 반찬가게서 사가져가구요...
    그래두 시켜먹는거보다 훨나요... 직원들두 고민안해도되고 집보다 진수성찬이라네요...
    며칠전에 양푼은 없고 플라스틱바가지(?)같은데다 나물 서너가지에 제가 해간 볶음고추장넣고
    슥슥~~ 비벼먹었어여.... 아흐~~ 군침도네여...ㅎㅎ.... 집에서 먹는거보다 맛있대요....

  • 9. 사과국수
    '03.5.20 12:39 PM

    조만간메뉴로찜!!..히~
    고운빛님삼동서우애,, 저도 시집가믄 그렇게 우애있게 살고싶네요..^^

  • 10. 해야맘
    '03.5.20 6:11 PM

    혼자 먹을땐 양푼이에다 쓱~쓱~
    남편있을땐 이뿌장한 볼에다가 비벼서 나눠먹고요

    헛제사밥 무지하게 먹었드랬어요
    친정아버지 고향이 안동~

    30살전까진 제사밥은 고추장 넣고 먹는거 아니라는 어른들 말씀이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니
    --열심히 볶음고추장 넣고 먹었는데
    이젠 나물들만 들어간 그 맛이 좋네요 ^___^

  • 11. 잠비
    '07.4.25 9:32 PM

    어머니, 작은 어머니, 고모가 양푼 비빕밥을 먹으면 숟가락 들고 덤볐지요.
    나이가 제일 어리다고 마지막 한 수저는 늘 내 몫!!!

    안동지방 비빔밥(헛제사밥)은 고추장 넣지 않습니다.
    콩나물과 무만 들어간 탕국 건더기만 넣고 비벼도 맛이 아주 좋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786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26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40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05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838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874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48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4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983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679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24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770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782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681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189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36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48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18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463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42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88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33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491
3324 산책 14 2013/11/10 13,333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78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