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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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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바이네르신발

작성자 : | 조회수 : 9,360 | 추천수 : 126
작성일 : 2003-04-30 22:33:04
어제 오늘, 제 눈을 짓무르게 한 노래,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잘 들으셨어요?
이제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마구 흐르던 눈물도 어지간히 마르고 해서...

어제부터 왜 그리 많은 눈물을 쏟아냈느냐 하면요...

저희 친정아버지 때문이에요.

육사 출신이셨던 저희 친정아버지, 운이 없었는지, 아님 그때 군(軍)이 너무 부패했었는지, 아님 사교할 줄 모르셨는지...
하여간 주변사람 모두들 "김대령이 별을 못달면 누가 별을 달아!"했는데 육군 대령으로 쓸쓸하게 군복을 벗으셨어요.

군인 답지않게 권위적이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았던 우리 아버지.
제가 어렸을 때는 참 이해심도 많고 합리적이고 자상하고, 아주 좋은 아빠였어요, 민주적이고, 자식들을 참 많이 사랑하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니 한 10년전쯤부터 조금씩 변하셨어요.
고집이 세지고, 역정도 잘 내고, 그러면서 은근히 제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그런 말도 막 하시고.
무리하게 사회활동 하시고, 엄마 맘 아프게 하고...
며느리들이야 시아버지가 이래도 아뭇소리 못하는 거고, 아들들은 원래 부모를 거스르는 언행,잘 안하잖아요? 사위야 더 할 나위없고...
아버지에게 적응이 안되고, 감당할 수도 없고.
그래서 총대를 제가 맸어요. 전 그게 딸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죠.
"아버지 사회활동은 젊은 사람에게 맡겨두세요. 젊은 애들은 나이먹은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존경하지 않아요, 존경받게 행동하세요. 나가서 아무에게나 반말하지 마세요, 이것저것 참견하려고 하지 마세요. 운동 좀 하세요. 식사 좀 조금 하세요. 엄마에게 좀 잘해드리세요. 마작 좀 하지 마세요. 담배끊으세요 "등등. 오만가지 잔소리를 늘어놓곤 했죠. 아버지가 역정이라도 내실라 치면 더 큰 소리로 "내가 아버지 위해서 하는 소리지.."라며 화내고,심지어 아버지를 '우리 집의 문제아'라 부르고... 참  많이 나쁜 딸이죠.

그러다 보니 점점 아버지와 사이가 벌어졌어요.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와 사이가 나빠져있더라구요.
엄마가 그러시대요.
"내가 예전에 친정아버지에게 입바른 소리 했다가 미움샀는데 니가 딱 그짝이 났구나, 이 담에 가슴칠 일은  하지마라"
kimys는 '친정아버지와의 관계'라는 대목에서 저를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했죠. 친정에 갈 일만 있으면 "제발 아버지께 잘 해드려"가 항상 하는 당부였죠.
그렇지만 너무 늦어버렸더라구요, 아무리 부모자식간이지만...


그러던 차에 아버지 병환이 나신 거예요.
처음 입원했을 때 정말 심각했어요. 운동기관엔 큰 손상이 없었지만 감정 조절, 식욕 조절 못하시고, 뇌경색환자가 무슨 벼슬인냥 이사람 저사람에게 전화하는 바람에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랑 구청장이 문병오고 난화분 보내고, 절대안정을 해도 시원치않은 판에 수십명이 병문안와서 하루 종일 법썩대고...
엄만 아버지를 말리려다가 심정 상하고, 심정 상해 귀가하시다가 손목 골절상 입고...
전 엄마를 대신해서 아버지와 치열하게 싸웠죠.

발병후 청구성심병원에서 동서한방병원으로, 동서한방병원에서 세브란스병원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다시 동서한방병원으로 입원병원을 옮겨가면서 치료를 하자 점차 안정을 찾으시더라구요, 화도 안 내고, 고집도 안 부리고...


지금 생각해보니 10년전부터 성격이 조금씩 변하셨던게 아마도 뇌경색이었던가봐요, MRI를 본 의사마다, 오래된 뇌경색이다, 환자나 환자 가족이 몰랐을 뿐 인지력이나 기억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빠졌고, 다만 이번에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겨 가족들이 발병사실을 알게 된 것 뿐이라고, 불행 중 다행인 건 운동신경은 아주 조금 건드렸을 뿐이라고...
퇴원후 큰 올케 제일 친한 친구의 남편이 운영하는, 용산에 있는 한의원 통원치료를 제가 모시고 다니는데...
벌컥벌컥 화를 내시던 분이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 너무나 제 말을 잘 듣는데, 그때마다 눈물이 쏟아지는 심정, 여러분은 이해하세요?
'마음이 변하면 무슨 일이 있다던데 혹시...'하는 불안한 마음도 생기고.

며칠 전이었어요.
엄마가 모처럼 백화점에 나가서 바이네르 구두를 사셨대요. 바이네르 구두 아시죠? SAS나 락포트같은 컴포트신발인데 요새 어르신들 이거 안신으면 거의 행세를 못하시잖아요.
"엄마, 엄마만 바이네르신 사지 말고 아버지도 하나 사드려" 했는데 그럴게 아니라 어버이날 겸 아버지 생신선물 겸 제가 사드려야겠다 싶더라구요. 아버지 생신은 5월7일이시거든요.
그래서 어제 모시고 나갔어요.
엄마 말씀이 바이네르 신발은 명동롯데보다 일산롯데에 더 많다고 하셔서 일산으로 갔어요.
모양도 괜찮고 발도 편한 신발을 하나 사드렸는데....
사드렸는데 그렇게 좋아하실 수 없는 거에요.
"이거 얼마짜리냐?"
"17만9천원인데 5% 할인해서 17만원"
"뭐, 17만원, 그렇게 비싼 신이야?"
제가 직장 다니면서 돈 잘 벌 때 그보다 더 훨씬 비싼 선물도 많이 해드렸건만, 그땐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셨는데,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쇼핑백을 꼭 들고 싱글벙글, "나, 점심 안먹어도 배부르다, 우리 딸이 좋은 신 사줘서"
아버지가 그러실 때마다 제가 아버지 몰래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오늘은 세브란스 외래에, 한의원에 침도 맞으러 가시는 날인데 "혜경아 나 새신 신으까?"
"아끼지 말고 신으세요,또 사드리께요"
"그래, 오늘 새 신 신은 기념으로 내가 너 점심 사주께"

새 신을 신으시고는 다리를 들어 신발창도 봤다가,걸으시면서 신발 모양도 봤다가,병원 대합실에 앉아서 신발등의 찍찍이를 떼었다 붙였다 장난도 하고, 마치 검정고무신만 신던 시골꼬마가 운동화 처음 신은, 그런 모습인데, 또 어찌나 눈물이 나오는 지...
이런 아버지의 모습에 '봄날은 간다'가 오버랩되면서 어찌나 마음이 짠한지...
부모님 연세 드시면 올 생신이 마지막일지, 내년 생신이 마지막일지...그런 생각이 든다죠?
제가 요새 그래요, 저희 아버지를 보면요.
담에 새 바이네르 구두 사드릴 수나 있을 런지..

요즘은 아버지가 편찮으신게 차라리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가 내내 건강하셨더라면 전 영영 아버지와 불화하면서 지냈을 거에요, 저 한테 잠시라도 효도라는 거 할 수 있게 해주신게 너무 감사해요,지금 당장 아버지가 제 곁을 떠나신다해도 최소한의 위로는 될 듯 하구요.


어버이날 선물 준비하셨어요?
물질보다 마음을 드리세요.미리미리요.
저처럼 나중에 '봄날은 간다' 들으면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울지 마시구요.



이제 슬픈 얘기는 이걸로 끝.
화창한 5월부터는 맛있는 얘기, 상큼한 요리로 우리 만나요.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수연
    '03.4.30 10:55 PM

    이번 어버이날 선물로 미리 장만했다고,, 친정엄마한테 연락왔더라구요.
    "선물 걱정 말아라~~ 바이네르 샀다!"
    허걱.... 간단하게 하려고 했는데....

    혜경님 친정아버지 얘기... 남얘기 같지 않아요. 저두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듯..
    휴.. 잘 해드려야지..

  • 2. 이경숙
    '03.4.30 11:10 PM

    친정 부모님 생각에 가뜩이나 한바탕 눈물 바람을 한 후 끝이라 더 마음이 울쩍하네요
    전 남편이랑 함께 살 팔자가 아닌가보다...... 속상해서 작은 아이 시험공부 봐주다가 울었거든요
    직업과 직장때문에 20년 결혼생활 거의 반은 떨어졌는데 다시 떨어져야할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 모시고 힘든 가운데서도 부부애를 과시하시는 혜경님이 몹시 부럽기도 하고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 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기도 하구요.

    몸이 불편하셔서 지팡이 없이는 움직이시기 힘들고 너무 운동량이 부족해 드시는 것은 별로
    없는데 나날이 허리가 굵어지시고 다리힘이 없어지시는 아버지 생각하면 속상하고
    거의 인공관절을 해야 하실 정도로 관절염이 심하신 몸에도 불구하고 가락시장이며 동대문 시장으로 아버지 입맛에 맞는 싱싱한 생선 사러 다니시는 엄마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한바탕 울고나니 마음이 정화되긴 하네요

  • 3. 옥시크린
    '03.4.30 11:17 PM

    아마 선생님 글 읽고 눈 시울 붉히는 사람 꽤 있을 꺼 같네요.. 저 역시 글 읽으면서 코끝이 찡하 고 가슴이 아려오는것이 부모님 생각이 마구 나네요..
    그래요.. 가볍게 흔히 하는 '있을 때 잘해라..' 라는 말, 알면서 실천히 안되는 거 같아요..
    그렇게 무섭고, 대쪽같던 엄마가 이제는 많이 부드러워지시고, 자식들한테 기대시는 걸 보면
    가슴으로 참 많이 운답니다.. ㅡ.ㅜ......
    더 늦기 전에 시부모님께나.. 친정부모님께 잘해야 겠습니다..

  • 4. 딸기짱
    '03.5.1 12:42 AM

    울 아버진 참 건강하신 분이였는데, 몸살로 일주일 정도 앓아 눕고도 도저히 낳지가 않아서
    병원 갔더니 간암 말기래요. 그것도 급성.... 길어야 5-6개월...
    근데 2개월도 못 채우고 돌아가셨어요..
    금욜날 저녁에 같은 동네 사는 언니랑 형부 불러서 응급실 가는 걸 동생들이랑 지켜보다 느낌이
    좀 이상해서 동생들이랑 새벽에 응급실 갔더니 친척들 부르라 하더니 어이없게 토욜날 저녁에
    그만.... 정신 차리고 보니 3일장 월욜일이고...
    참 많이도 가슴 아팠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그 병원앞으로 매일 출,퇴근길에 지나 다니기 싫어서 버스 2번 갈아타고 다녔는데 ........ 갑자기 양수가 터진 언니가 집에서 젤 가깝다는 이유로 그 병원에서 조카 낳고...

    갑자기 울 아빠가 넘 보고 싶어지네요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는 분이였는데,,, 참 많이도 미워했었는데....

    울 신랑이랑 사귀는거 참 많이도 반대하셨고 끝까지 제 걱정이였는데...
    이제 결혼하고 나니까 더 아버지 자리가 점점 더 커 보이고, 혼자 있는 엄마도 ...

    아버지나 시아버지 계신 언니들 넘 부러워요.

    그만 쓸래요........................

  • 5. champlain
    '03.5.1 1:09 AM

    진짜 이러실래요? 혜경언니..
    오늘은 정말 언니 글 읽으면서 눈물이 줄줄,..
    옆에서 놀던 우리 아들 무슨 일인가 놀라 쳐다보고..
    우리아빠도 무척 자상하고 좋으셨는데(어릴 때 제 핀이나 신발 옷은 다 아빠가 사다 주셨죠. 지나가다가 예쁘게 꾸민 여자아이 보면 쫒아가서 그거 어디서 샀냐고 묻고 사 오시고 대학 때까지 그러셨죠.ㅎㅎㅎ)
    그러던 저희 아빠도 요새 부쩍 화를 잘 내시고 엄마도 힘들게 하시나봐요.
    우리 아빠도 MRI 찍어보셔야 하나??
    전 여기 떨어져 지내면서 전화만 해요.
    그나마 요즘엔 별로 할 말도 없어서 인사 하고 좀 아부 묻다가 곧 손주녀석에게 전화기를 넘기죠.
    언니 글 보면서 아빠 생각 많이 나네요.
    저도 저번에 한국 들어갔다가 아빠한테 잔소리 좀 했다가 아빠가 화를 내셔서 많이 섭섭했거든요.
    애 아빠랑 의논해서 이번 여름에 한번 다녀가시라 해야겠어요.
    언니 힘내세요.
    근데 이런 얘기 읽으니 언니가 더 가까이 느껴지네요..

  • 6. orange
    '03.5.1 2:24 AM

    저두.... 아빠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희 아빠도 많이 자상하신 분이셨어요... 많이 보수적이시긴 했지만....
    저 시험공부하면 공부하라고 제 방 청소도 해주시구
    명절 때면 엄마 고생하셨다구 설거지도 해주셨으니까요...
    지금 제가 있는 방에 아빠가 손수 붓으로 쓰신 글이 있네요... 사랑하는 나의 딸 XX에게
    이렇게 끝이 나는....
    손수 족자까지 만들어서 주신 건데... 전 걸기 싫어했어요.. 울 남편이 걸어놨네요...
    나쁜 딸이죠...

    아빠가 퇴직하신 후에 성격이 좀 변하셨어요....
    이런 저런 이유로 아빠랑 사이가 안좋아졌었는데.....
    아빠 생각이 많이 납니다....
    몸이 워낙 약하셔서.... 걱정이 되네요....
    저희 아빠도 어디가 안좋으셔서 성격이 변하신 걸까요....

  • 7. 우렁각시
    '03.5.1 4:50 AM

    저희 아버지..집에서 도배나 전기공사는 커녕 걸려오던 전화도 안받던 권위적인 분이셨어요...
    그래선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아련한 예쁜 추억이 없어요..
    오히려 저희 부녀는 아버지가 나이드시면서 사이가 좋아졌어요...
    딸들이 결혼하고, 아버지도 퇴직하신후에
    ...이젠 제발 엄마 좀 편안하게 해달라고 주문하니 첨엔 섭섭해하셨어요...
    키워 놓으니 다들 엄마 편만 든다고..
    근데 나이드시고 애처럼 되시니 전 너무 좋아요..
    가끔 잘 삐치셔도 어릴때처럼 무섭지 않으니까.
    오히려 귀여워 보일때도 있어요..(버릇없는 표현인가요?)
    어릴때 못해본 재롱을 이제 떨 때도 있어요.

    요즘은 시아버지문제로 며칠을 혼자 울었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며느리는 며느리고, 딸이랑은 다른걸 알지만,
    당신 피섞인 사람외엔 절대 맘을 열지 않으시니...속이 너무 상할 때가 많아요..
    신랑이 미안해선지 친정에다 국제전활걸어 바꿔주는데..
    친정아버지랑 엄마는 모두 신랑 안부만 묻고, 사위걱정만 하고.....
    속상해서 아버지 당뇨, 차도가 있는지 여쭈지도 못하고 끊었네요...
    보고싶어요..눈물이 나서 더 못 쓰겠네요...

  • 8. 꽃게
    '03.5.1 9:26 AM

    저도 눈시울이...
    맞아요. 연세 드시면서 변해가는 부모님 모습...늘 마음이 찡하답니다.

  • 9. 김혜경
    '03.5.1 9:43 AM

    제가 이좋은 날에 여러분들 맘 안좋게 해드린 것 같아서...
    아버님, 특히 흡연하시고(음주도 그렇겠죠? 저희 아버진 음주는 안하세요) 고혈압이나 천식 증상 있으시고 하면 성격변화를 놓치지 마세요.
    그저 연세가 드셔서 라고...생각하기 쉬운데 간혹 뇌경색이 가볍게 와서 인성이 변하는 경우도 있대요.
    제가 건강담당기자할 때 중풍 전조증상 기사 쓰면서 이런거 쓴 적 있는데 막상 제 아버지는 무심히 넘어갔던 거죠.지금 제가 제일 못견디는게 이부분이에요. 아버지랑 싸우지 말고 병원으로 모셔가 검사라도 받게 해야하는 거 였는데...

  • 10. 김미라
    '03.5.1 9:59 AM

    사실은 이번 어버이날에 친정을 안가려했어요. 잘못한것도 없이 친정아버지께 꾸중들을 일이 있어서...(아버지의 고집으로)
    예전엔 판단도 올바르게 하시더니 나이드신후 변하셔서 많이 섭섭하고 남편보기 부끄럽기까지 하더군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 11. 현순필(다예맘)
    '03.5.1 10:01 AM

    남들 다 쉬는 "근로자의 날"에 출근하게 되었다고,
    이렇게 햇살이 화창한데 사무실 책상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게 되었다고...
    입이 댓발(?!) 나왔었는데...
    저 지금 흐르는 눈물을 감추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심정 ..아시죠?
    저도 혜경 선배님처럼. 친정아빠에게는 못된(?!) 딸이었거든요.
    쓴 소리는 모두 도맡아 하고, .
    술 한병 사드리지 않았으면서도 술 드시지 말라고 지청구 하기 일쑤.
    엄마를 힘들게 하는 권위적인 아빠가 정말 미웠었는데...
    이젠 늙고 힘없어 나날이 축 쳐저 가는 모습을 뵐때마다
    너무 안쓰럽고 속상하기만 하네요.
    이번 어버이날엔 그 좋아하시는 약주 한병 받아 들고, 맛난 안주 준비해드리고 싶은데..
    안부전화로 마음을 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번 전화 받으실때마다 제 안부만 묻고, 엄마에게 수화기를 넘기는 아빠를 붙잡고
    오늘은 제 마음을 꼬옥 전하고 싶습니다.
    "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 12. 김영선
    '03.5.1 10:18 AM

    저 지금 사무실인데.. 이 글 읽고 남들 못보게 훔치면서 눈물 찔찔 흘리고 있어요..
    전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아빠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기억속에 우리 아빠는 무척 자상하고 좋으신 분이셨는데...
    엄마가 혼자서 저희 네자매 키우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그걸 알면서도 엄마한테 항상 잘하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예요.. 결혼을 하고 나니 엄마가 더 존경스럽네요..
    앞으로 정말 잘해드려야겠어요.. 나중에 후회 안하게..

  • 13. 김경란
    '03.5.1 10:27 AM

    저희 아버지 갑작스럽게 병원에 가신적이 있어요..119구급차에 실려서..
    다행히 금방 퇴원을 하셨지만..

    그때 일이 생각나네요..
    저도 늘 잔소리하거든요..담배피지마라. 술마시지 마라, 엄마한테 잘해라..등등..

    병원에 가셨다는 말 듣고 그렇게 측은하고 가슴아픈지..
    혜경님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다시금 생각나게 하네요..

  • 14. 여진맘
    '03.5.1 11:05 AM

    사무실에서 이거 읽다가 갑자기 눈과 코가 새빨개 지면서 목이 약간 메이려고 하면서 빨리 수습해야지 하는 순간 인터폰 띠리리~~
    옆사람이 갑자기 말시켜....... 누가 서류들고 와~~~

    다음은~~ 상상하세요.

  • 15. 임지연
    '03.5.1 12:27 PM

    다들 아빠새각만하시면 짠하시는군요.저도그래요.시집간지 사년됐는데 자주가서뵈도 뒤돌아오면 항상 마음이 아파요.젊으셨을땐 그렇게 무서우셨던분이 그성질은 찾아보기어려워졌으니...
    지금은 조용해지셨죠.마음이아프네요.고생많아하시면서 우리 사남매 키우셨거든요.밤낮없이 일하셨는데 작년부터 일이없으세요,수출품 제조업하셨는데 한국은 인건비가 비싸서 다 중국으로간데요,남는게없데요.무너지는 공장이 많은가봐요.이제 힘드셔서 쉬셔야하는데 저의들 밑으로 다들어가서 어느새 니이는드셨구.잘해야죠,우리가.그러고보면 딸도 있어야하는데,전 아들만 하난데...아프지마시고 건강하셔야할텐데,일손 놓이시니 아프신곳이 여기저기 나타나서 요즘 좀 그래요.

  • 16. 1004
    '03.5.1 5:56 PM

    어제밤에 이글 읽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되서리...
    뒤에 침대에 있는 신랑한테 안 들키고 티슈 가지러 가는데
    침대에 기대서 순진무구한 얼굴로 열씸이 수박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왜 그리 웃음이 나던지...
    신랑을 내 모습보고 놀라서 입도 못 다물고
    완전 코메디 였습니다.

  • 17. 이진원
    '03.5.1 10:59 PM

    저희 아버진 올해 71세이지만 요즘 신세대 아빠들의 원조이지 싶어요.
    지금까지 사업을 하셨지만 매일 제 시간에 퇴근하시고 휴일이면 늘 요즘으로 치면 놀이공원격인 유원지에 식구들을 데려가곤 하셨지요.
    저희 형제들은 어릴 때 (30년이 지났네요!) 밤마다 연필을 안방에 갖다눟았는데 아버지께서 새벽마다 그 연필을 깎아주셨어요. 연필깎는 기계가 나오기까지요.
    퇴근하실 땐 하루도 빠짐없이 군것질꺼리를 사오셨구요.
    고등학교땐 밤늦게까지 과외 끝나길 기다렸다가 데리고 와주셨죠.
    제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집을 떠나 왔는데 졸업할 때까지 일 주일에 서너번은 편지를 써보내셨답니다.
    대학 때 기숙사에 살았는데 한번은 초겨울에 방이 춥다고 전화로 지나가듯 말했는데 아버지가 그 담날 바로 제일모직 울100% 담요를 사들고 기숙사에 찾아 오신 적도 있었답니다.
    저희가 4남매인데 모두들 아버지가 각각 자기들에게 얼마나 각별히 대해주셨는지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런 아버지가 4년전 백혈병 선고를 받았더랬지요.
    하늘이 무너진다는게 그런 걸까요,,,,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기도를 많이 드렸던지요.
    그후 기적과도 같이 글리벡이란 약이 나와 아버지는 다시 건강해지셨어요.
    전 아버지에게서 늘 받기만 했기땜에 선물같은 것도 잘 안 해 드리는 무심하고 나쁜 딸이었답니다.
    하지만 이제 건강은 회복하셨다 해도 아버지가 늘 내곁에 계실 분은 아니라는게 실감난다고나 할까요,,,?
    요즘은 뭐든 이것저것 많이 사드린답니다. 그럼 은근히 좋아하세요.
    아버지, 오래오래 곁에 계셔 주세요.

  • 18. martha
    '03.5.2 4:22 AM

    아! 이거였군요.
    그렇게 너그러우시던 우리 아버지가 이상하게 변하신 이유가요...
    전 원인도 모르면서 아버질 많이 원망했지요,
    엄마랑 둘이서 아버지 흉도 많이 봤어요.
    심지어 울엄만 황혼이혼하는 사람들 심정을 알겠다고,
    아버지께 모진 소리도 많이 하시고, 자주 다투세요.

    우리 아버진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고혈압으로 쓰러지셔서 치료를
    꾸준히 받아오셨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엄마가 동생집에 가신사이에
    친정에 전화해보니 수화기는 드는것 같은데 대답이 없었어요.
    처음엔 화가 나신줄 알았는데, 이상한 신음소리같은것이 들려서
    놀란마음에 119에 신고부터 했었어요. 친정이 이곳에서 2시간 떨어진 거리예요.
    119대원이 전화가 왔는데,응급실로 이송중인데 아버지가 말씀을
    못하신다구 빨리 오라구요.
    그후 다행히 한달정도 입원해 계시다 퇴원 하셨어요.
    말씀은 전과 같지 않고 발음이 좀 부정확 하구요,
    문제는 성격이 많이 변하셔서 사소한 일에 화내시구, 엄마에게 막말 하시구,
    서로 싸우고 엄만 우리집에 전화해서 울구...

    오늘 혜경님의 글을 읽으며 많이 반성했어요.
    원인도 모르면서 아버질 너무 아프게 했어요.
    이제부터라도 정말 잘 해드려야겠어요
    눈물이 자꾸만 흘러서 이만 줄일께요....

  • 19. 잠비
    '07.3.4 10:49 PM

    아버지......

  • 20. 김혜경
    '07.8.2 10:00 PM

    뒤늦게 타임머신 탔다가...우리 아버지 생각나서..또 눈물 한바가지 쏟고....
    아버지...난..또 바이네르 신발 사드릴 수 있을 줄 알았단 말야...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바이네르였다니...

  • 21. 수니12
    '08.8.28 8:27 PM

    저두 딸이 하나인 고로 악역은 다 맡았네요.
    엄마두 아빠랑 싸운 얘긴 저랑 풀구...
    바이네르...
    첨보는 건데 함 검색해 봐야 겠어요.

    어떨때 저보다 더 어린애같은 아빠지만 사무치게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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