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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우리집 오늘 메뉴-[돼지안심 장조림]

| 조회수 : 9,408 | 추천수 : 209
작성일 : 2002-12-02 22:13:16
어젠 차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던 이마트엘 갔었어요.
'오늘은 뭘 해먹지?'하고 머리를 마구 굴리고 있는데 어떤 주부가 달랑 포장잡채 하나만 들고 계산대를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어요. '저거야' 싶더라구요.
당면 당근 풋고추 표고버섯 양파, 그리고 밑간한 고기, 집에 모두 다 있으니까 살게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큼직한 우유 하나를 집고 돌아서려니 아쉬워서 빙빙 돌다가 정육코너에 갔죠.
돼지안심이 눈에 띄데요, 100g에 550원, 삼겹살의 반, 아니 삼분의 일 수준인데도 소비가 안된다는 거 아닙니까, 돼지안심은.... 탕수육같은 거 해먹으면 냄새도 안나고 부드럽고 좋은데...

일단 한채 샀어요, 한채가 뭔지 말씀드린 적 있죠? 돼지 한마리의 안심덩어리의 단위가 채에요. 길쭉하게 생겼죠. 크기만 다를 뿐 돼지나 소나 안심 모양은 같아요.

집에 돌아와서 메뉴를 꼽아보니 잡채로는 왠지 부족할 듯 싶어서 돼지안심으로 장조림을 좀 별스럽게 해보기로 했어요.
지난번에 온 이금기의 레시피중에 장조림이 있었던 듯 싶었거든요.
그래서 뒤져보니 닭요리소스로 하라고 되어있더라구요. 마침 냉장고안에 얼른 써버렸으면 싶은 닭요리소스도 있고 해서 안심을 세토막 냈죠.
물을 붓고 안심을 익혔어요. 쇠고기 장조림도 마찬가진데 고기에 간장을 붓고 익히면 너무 단단해서 먹을 수 없어요. 꼭 맹물에 고기를 익힌 다음 간장을 부어야 해요.
안심을 익히는 동안 잡채거리를 하나하나 썰었어요.
돼지안심 한채라고는 하나 400g이 채 안되는 거라 금방 익더라구요,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젓가락이 들어가면 O.K.
대중해보느라고 돼지를 삶아낸 국물을 계량컵에 따라보니 한컵, 거기에 닭요리 소스 반컵을 부었어요. 그리고 빈병은 분리수거함으로... 냉장고의 소스 한병을 해치워 얼마나 개운한지...
돼지삶은 물 1컵에 닭요리소스 반컵을 섞어 맛을 보니 간이 딱 좋은 것 같더라구요. 거기에 마른 고추 2개(통으로), 통후추 5알, 통마늘 3쪽, 생강 마늘 한쪽 만큼(물론 없으면 생강가루죠)를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돼지고기를 넣었어요. 그리곤 화력이 제일 약한 화구에 올려놓고 제일 약한 불에 맞춰서 조렸어요.

잡채용 양파를 볶으면서 돼지안심도 한번 뒤적이고, 당근 볶으면서 또 한번, 풋고추 볶으면서 또한번, 버섯 볶으면서 또한번, 당면 볶으면서 또 한번, 고기 볶으면서 또한번, 잡채 양념하고 나서 또 한번, 이렇게 뒤적이다보니 어언 30분, 양념장도 3분의 1정도로 줄었고 고기의 거죽은 윤기가 반질반질 흐르는 검은색으로...,잡채가 완성되는 동안 돼지안심장조림도 완성됐어요.

불을 끄고 잠시 놔뒀죠, 좀 식어야 썰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쯔비벨무스터의 블루 어니언으로 상을 차리기로 했어요. 쯔비벨무스터는 체코의 회사잖아요. 일설에 의하면 실크로드를 타고 온 중국의 그릇이 동구에 전해졌는데 이사람들 석류를 본적이 없어 중국도자기에 그려진 석류를 양파의 꽃인줄 알았대요. 그래서 이 사람들 아직까지 석류 그림을 죽어라 양파꽃이라고 부르잖아요. 유럽의 그릇 들, 쯔비벨무스터도 그렇고 로열코펜하겐도 그렇고 블루어니언을 많이 그릇의 테마로 써요. 그만큼 중국의 그릇을 대단하게 생각한거죠. 도자기를 china라 부르는 것도 그렇고...
블루어니언은 미국의 코렐에까지 등장하는, 정말 대단한 문양이 된 거죠.

이 블루어니언에 밥도 담고 잡채도 담고 김치도 담고,장조림도 담고...

장조림 맛은 말이죠, 중국의 향이 나는 그런대로 먹을 만한 것이 됐어요. 우리 아이가 이게 제목이 뭐냐고, 어느 나라 요리냐고 묻길래 한중짬뽕식이라고 했어요.
우리나라의 장조림은 밑반찬으로 두고두고 먹잖아요? 그런데 이건 그날의 메인디시로 한번에 먹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전 결대로 쪽쪽 찢지않고 결의 반대방향으로 썰어서 접시에 담은 다음 냄비에 남아있던 양념장을 솔솔 뿌려서 냈어요. 집어먹을 만 했어요.
사실 뭐 잡채에 돼지안심요리, 이만하면 훌륭한 거 아닌가요? 비록 국은 어제의 황태탕이 또 올라갔지만.


삼겹살이 물론 맛이 있긴 하지만 삼겹살은 모자라서 수입하고, 안심이나 등심은 남아돌아 처치곤란이고...우리 82 cook식구들이라도 가끔씩 돼지 등심 안심 사먹기로 해요, 네?

아, 그리구요, 혹시 닭요리소스가 없어서 사야겠다는 분들, 간장에 굴소스 조금 타서 해도 될 듯 싶으니까 일부러 사진 마세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ywoos
    '02.12.3 2:39 PM

    전 고기가 않좋아서 장조림이 돌덩이같은 줄 알았어요.
    또하나 배웠네요.감사합니다.

  • 2. 프리지아
    '02.12.3 2:49 PM

    정말 혜경님 말씀이 옳아요.

    조금 만들기가 귀찮긴 하지만 돈까스도 안심으로 하면 훠~얼 맛밌고....
    카레할때에도 안심 넣으면 담백하고....
    전부칠때도 안심으로하면 기름기가 없어서 깔끔하고...
    고추장 볶음할때에도 안심 다져서 넣으면 정말 부드럽고 맛있어요.

  • 3. 김보경
    '02.12.3 9:41 PM

    돼지고기 화이링!!! 정말 쇠고기는 가격에서 너무 부담돼요. 돼지 고기 많이 먹어야지.

  • 4. 정은경
    '02.12.5 5:34 PM

    저는 오늘 처음 가입한 왕초보입니다.
    직장도 엄마노릇도 그렇고, 그리고 더우기 요리 언어는 정말 깜깜이에요
    닭요리 소스가 어떤거지요?
    또 간장에 굴소스는요?
    너무 몰라서 죄송합니다.

  • 5. 김혜경
    '02.12.5 7:26 PM

    굴소스 닭요리소스 모두 중화요리용 소스입니다. 큰 수퍼에는 어디든 있습니다.

  • 6. 설해목
    '03.5.18 8:06 AM

    국거리 말고는 주로 돼지고기를 많이 이용했는데...
    이유는
    첫째 싸고
    둘째 애국자이고
    셋째 돼지가 찬음식이래요.
    우리식구는 열이 많거든요.

  • 7. 잠비
    '05.4.1 8:36 PM

    갑자기 잡채 먹고 싶다~~~아
    돼지 안심 장조림도 먹고 싶어진다. 심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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