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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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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해삼탕] , 그 성공과 실패...

작성자 : | 조회수 : 13,080 | 추천수 : 1,055
작성일 : 2002-10-04 23:10:41
해삼, 좋아하세요? 海蔘은 그 이름처럼 바다에서 나는 삼이라 칭송되며 보양건강식으로 꼽히죠. 흐물흐물해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전 참 이걸 좋아해요. 맛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고 ,씹히는 것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해삼요리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손수 요리는 감히 상상도 해보지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초등학교 때였나? 엄마가 건해삼을 사다가 해삼탕을 해주셨는데 거의 못 먹었어요. 지금 생각하니까 어머니가 건해삼을 잘못 불리셨던 모양이에요. 책에서 보니 5일동안 불리라는데 미역이나 당면을 불리듯 그저 하룻밤 물에 담가두셨던 거죠. 그러니 그걸 어찌 씹어먹을 수 있었겠어요?
그후 어머니는 해삼에 관한 한 집에서는 절대 해먹을 수 없는 요리라고 단정지으셨죠.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나보다 10배는 더 요리를 잘하는 엄마가 포기한 요린데…’ 하며 아예 해볼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요 마음 한쪽 구석에서 슬그머니 도전의욕이 생기는 거예요. 해삼요리 그까짓 것이 뭐라고. 영화 ‘넘버3’의 송강호처럼 ‘너 해삼이야? 나 김혜경이야!’하면서 용기를 내어 북창동 중국재료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아저씨 건해삼 있죠? 건해삼은 어떻게 불려야 실패를 안하죠?”
주인 아저씨의 대답은 너무나 명쾌했어요.
“불린 걸 사시면 되죠”
“불려 파는 것도 있어요?”
“그럼요”
“저 불린 해삼 하나 줘보세요. 실패할까봐 무서워서 해삼탕에 도전 못해봤는데…”
“요리도 실패를 해야 늘죠”

하지만 해삼요리는 실패를 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잖아요.
아저씨는 땡땡히 언 조그만 포장을 제게 건네줬어요. 전 1만8천원을 내구요. 아저씨 말이 최고급품이며 불리지않은 이것은 400g에 11만이라고 했어요.
“헉 11만원!!”하며 돌아와 냉동실에 고이 모셔뒀어요. 막상 사오기는 했는데 또다시 용기가 필요하도라구요.


며칠이 지나서 금요일이 됐어요. 저희 시어머니는 천주교신자여서 금요일이면 고기를 안드세요, 그래서 생선 반찬을 해드려야하는데 생선구이는 너무 뻔하잖아요. 그래서 해삼탕을 하기로 한거죠.

해삼이 녹는 동안 제가 가지고 있는 중국요리책을 펴들었어요. 당연히 만드는 법이 있을 줄알았는데 어쩜 좋아요, 없는 거예요.
그래서 머리를 쥐어짰죠. 우선 청경채는 물에 데치고 해삼은 굵게 채썰고. 먹어본 기억을 되짚어보니 굴소스로 맛을 내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우선 물녹말 좀 풀어놓고 나서 우묵한 프라이팬을 달군 후 굴소스 1스푼에 물 4스푼, 간장 아주 조금을 넣고 끓인 다음 해삼을 넣었어요. 그리고 어지간히 간이 배었겠다 싶을 때 청경채를 넣고 잠시후 물녹말을 넣었죠.


결과는 대성공!!
Kimys가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말이죠, 그 거금 1만8천원 어치 해삼이 몇 마리였는줄 아세요. 단 2마리더라구요, 단 2마리….
그래서 결심했죠, 이달 생활비 받으면 우선 해삼부터 11만원 어치 사보겠다고. 책에서 본 대로 5일동안 정성껏 해삼을 불리면 제까짓 것이 불어나지 않겠어요?  
그런데 말이 그렇지 어느 주부가 거금 11만원을 주고 해삼을 사겠어요?

얼마 지나서 어느 마트에선가 보니 냉동진열장 안에 상자에 포장된 해삼을 파는 거예요.
물론 건해삼 불린거죠. 얼른 집었어요. 지난번 맛나게 먹던 Kimys의 얼굴을 떠올리며.
해삼을 사다 냉동고에 집어넣은 후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후배네 두 가족이 놀러온다고 기별을 해왔어요.
명절 무렵이면 늘 부부동반해서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고스톱까지 치고 가는 남편의 후배이자 제 후배이기도 한 가족들이죠.

후배의 아내들 , 기를 죽일 셈으로 메뉴중 하나로 해삼탕을 집어넣었죠.
냉동실에 있던 해삼을 냉장실로 옮겨 충분히 해동을 했어요.

드디어 후배네 가족들이 오기 얼마전, 해삼을 손질하는데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소독약 냄새라고나 할까?
깨끗히 씻어서 예전의 방법 그대로 해삼탕을 했는데, 그만...

말 안해도 상상이 가시죠? 그때의 황당함이란.

손님들이 가고난후 두고두고 반성했어요.
제 정성이 모자라 해삼에서 냄새가 난 것은 아니었겠지만 음식 역시 교만한 마음으로 만들면 안되는 거라고. 진정한 양념은 사랑과 정성이라는 소박한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그후 1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해삼탕 만들어 보고픈 마음이 안들어요, 그날 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가시죠?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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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규정
    '02.10.5 10:38 AM

    그럼 냉동건해삼은 별로 내요
    마트에가면 수산물코너에 있는 해삼(수입품)이 더 낳겠지요 저도 팔보채를
    하다가 해삼물코너에서 해삼을 사면 한번은 삶아서 파는것 같던대요
    해삼탕 생각보다 쉬운것 같던데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거든요 어떤맛이나는지 궁금하내요
    어른들도 좋아할까요? 그럼 , 마늘,파, 다른양념은 하지 않아도 되는지 또한 궁금하고요
    너무 궁금한것이 많지요
    오늘 전 젖국찌개를 했어요 어머님이 했던 맛은 똑같지 않지만 그런대로 괜찬은것 같은데
    어른들은 어떻게 드셨는지 아침에 했건든요 전 아침을 다하고 나와서 좀 바뻐요
    국 이나 찌개는 꼭해야 하거든요 냉동에 얼린건 별로 좋아 하지 않아서 항상 아침에 끌여야
    해요 그래서 간단하고 빨리 할 수 있어야 해요
    참고로 저희 동내 수원 망포동은 대형 서점이 없어요 직장도 그렇고 인터넸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것인지 궁금하군요
    짧게 써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들 보내십시요.

  • 2. 김혜경
    '02.10.5 7:29 PM

    마트 수산물코너의 해삼도 마른 거 불린 건가요? 마른해삼과 생해삼과는 너무 맛차이가 나서...

    그리고 인터넷 서점에서 제 책 판다고 하던데요. 교보나 알라딘 리브로 이런 인터넷 서점에 있대요.

  • 3. 김윤희
    '02.10.6 5:15 PM

    전 한번쯤 누룽지탕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재료 손질법에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뭣보다도
    건해삼 불리는 거여 ^^
    그래두 먹는 욕심은 있어서 조만간 cj푸드에서 파는 거 (손질한 재료 파는 거여)
    한번 사서 해볼라고요. 머 일단 가벼운 맘으로 해보면
    언젠간 정식으로 만들어 볼 맘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해삼이 혜경님께도 공포의 대상이었다니.. 의외네요.히히

  • 4. 김혜경
    '02.10.6 11:50 PM

    누룽지탕은 저도 좋아하는 건데 해볼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어요. 윤희님 빨랑 시도 하셔서 성공이든 실패든 꼭 글 올려주세요? 네?

  • 5. 정유진
    '02.11.8 12:05 PM

    해삼 불리는거 생각보다 그렇게 안힘들어요...
    해삼 마트가면 달랑 몇게 넘비싸지요..
    전 사실 24살의 대학생입니다 근데 요리를 좋아해요..
    주특기 요리는 구절판 고추잡채 글구 깐풍기데요..
    저두 불린해삼 들어가는걸 좋아해서 북창동가서 그냥 말린해삼 한5만원저도 주고 사버렸는데요..
    한25마리정도 되구요..
    우선4개불렸어요..첨에 저두 불리는 방법이 엄청 힘든지 알았는데..
    한5일걸리구요..
    좀 귀찮아요...
    그래두 양이 엄청나요..
    맛두 더 좋은거 같구....
    그냥 볶음밥에두 부담없이 막 넣어요 막..ㅋㅋ
    만약 불리는 방법 알구싶으시면 멜주세요 방법 보내드릴께요...
    youjini98@hanmail.net

  • 6. 1004
    '02.12.10 10:42 PM

    아 철모르던 어린시절 큰 지퍼백으로 하나 신랑이 선물 받았다고 갖다 주었는데 할줄 아는
    요리가 없어 그 비싼 건해삼을 미련없이 버렸는데...

  • 7. 김혜경
    '03.1.7 8:12 PM

    아이고 아깝버라 수십만원어치인데...

  • 8. 세바뤼
    '04.6.11 10:44 AM

    에궁..
    이건 못해보겠네요..
    넘 비싸고..
    5일동안 신경써서 불려야 하고..호곡~~
    결혼하믄 생각이 달라질까요??^^

  • 9. 김혜경
    '04.6.11 3:27 PM

    그래도 불린 것 사는 것보다는 훨씬 싸요...

  • 10. 박하맘
    '04.10.16 6:45 PM

    두고두고먹는다생각하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닌데...
    에효.....그래도 11만원이면....
    지금은 이년뒤 ^^
    더 올랐을라나요???

  • 11. 김혜경
    '04.10.17 1:59 AM

    아뇨..요새는 7만~8만원이면 미제..괜찮은 해삼 살 수 있어요...

  • 12. 이종심
    '04.11.3 10:18 AM

    미제 해삼 어디서 살수있나요
    여기는 춘천인데 식당식재료파는곳에서 500g에 35000원(7개) 인도네시아산인데 이중 반은 물컹거려요 똘똘한거는 네개밖에 건질수가 없었답니다 . 친정아버지 생신에 이번 주말에 쓰려고 사서 이제 다불렸는데 넘 비싸요. 싸고 좋은 물건을 구할수 있으면 좋겠는데

  • 13. 잠비
    '05.2.12 8:48 AM

    해삼 불리는 이야기를 여러 번 읽었는데요.
    꼭 불린 해삼을 사용해야 되는지, 생해삼으로는 절대 불가능한지요.
    어부현종님께 해삼을 주문했는데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그 해삼으로 해삼탕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
    해삼탕이 아니라면 잡탕밥이라도 도전해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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