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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멸치를 다듬으며... & 유부 주머니 전골(스크롤 압박)

| 조회수 : 13,347 | 추천수 : 92
작성일 : 2009-01-03 12:52:17
어제 혼자서 조금 화나는 일이 있었답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려 다시 멸치 250g을 다듬기 시작했어요.
혼자 아무 말 않고 주방에 앉아서 멸치 머리와 응아를 따고...
그렇게 묵묵히 수행하듯 멸치를 다듬었어요..

  

멸치를 다듬으며 든 참 많은 생각들...
나도 이리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땐 직선적인 성격이라 화나는 일이 있으면 당사자와 직접 부딪히며
해결하는 편이었거든요.
근데 이젠 혼자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속으로 삭히는 버릇이 들었어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잘 가늠은 안 가네요..ㅎㅎㅎ



아! 이 멸치들은 가루를 내서 천연 멸치 조미료로 만들거에요.
수분이 있음 냄새도 나고 안 좋으니 190도의 오븐에서 20분동안
바싹 말립니다.

   

일광욕을 심하게 하고 나온 멸치들^^
바싹~해 보이죠? 오븐에서 말릴때 첨엔 비린내가 나더니 나중엔
쥐포 냄새가 나더라구요..흐흐..^^;;

 

이 멸치들을 믹서로 다글다글 갈아줍니다.
갈아서 이렇게 반찬통이나 양념통에 넣어 냉장 보관 했어요.

 

포실포실하게 보이죠? 근데 멸치 만질때 조심하세요.
전 멸치 가시가 손가락에 박혀 고생했네요.
이대로 음식에 넣어도 되지만 전 밑에 지저분하게 깔리는 멸치 가루가 싫어서
체에 한번 거르던지 면보에 넣어 우려내던지 할거에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양파 8개도 껍질을 벗겼어요. ^^;;;
도를 닦는 심정으로....



이젠 유부 주머니를 만들어볼거에요.

유부 40개 기준입니다.(4인분)

재료: 냉동 유부(네모), 주머니를 묶을 부추 혹은 미나리, 돼지고기나 소고기, 당면,
당근, 양파
유부 속 양념: 간장, 후추 조금
간장 소스: 양파 반개, 매운 고추 1개, 대파, 간장, 식초나 레몬즙

 

유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로 헹구고 손으로 꼭 짜서 수분을
빼냅니다.(유부는 기름기가 많아서 뜨겁습니다. 그러니 손으로 짤때 꼭 조심하세요.
잘못하면 안에서 뜨거운 기름물이 나와서 데일 수 있어요.)

 

주머니를 묶을 부추나 미나리도 물에 살짝 데쳐서(너무 데치면 흐물해서 끊어져요)
준비합니다. 주머니양보다 20개 정도 더 많이 여유있게 준비하세요.

 

다진 돼지고기를 볶아줍니다.

 

당근, 부추, 양파등 재료를 넣고 더 볶아줍니다.

 

미리 데쳐서 잘라놓은 당면과 속재료에 후추, 간장을 조금 넣어 양념합니다.

 

이제 유부 손질 들어갑니다. 윗 부분(입구)을 살짝 잘라서 속을 넣을 수 있게 준비해주세요.

 

자르고 남은 윗 꽁다리는 팩에 넣어 냉동할거에요. 라면이나 우동 먹을때
사리로 넣어도 좋고 간장에 졸이면 반찬이 되겠죠?

 

요렇게해서 속을 꽉꽉 채워넣어요.
한숟갈 정도 넣고 손가락으로 꾹꾹 넣고 또 반숟갈 정도 더 넣음 이쁘게 나와요.
너무 많이 넣음 묶이지 않으니 재료를 반정도 넣는게 포인트입니다.
속을 넣고 윗부분 주름을 손으로 이쁘게 잡아 부추나 미나리로 두번 묶습니다.

 

혼자서 40개 정도 만들었어요. 남편은 아기 본다고..(-_-;;)
속 채우고 묶는데만 꼬박 한시간이 걸렸어요. 아이고 등이야~

 

그래도 이쁘게 나온 얘들 보니까 기분은 너무 좋아요.
유부 주머니는 맛도 좋지만 모양도 너무 이쁘지 않나요?
통실통실~^-^

 

그 자태..알흠답고나..ㅎㅎ

 

한번 더 보실라우? ㅋㅋ



유부를 찍어먹을 간장양념을 준비합니다.
양파 반개, 대파 반개, 매운 고추 1개를 썰어놓고 간장에다 식초를 넣어
퐁당 빠트려줍니다. 내일 먹을 간장까지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자 이제 아까 만들어놓은 멸치 가루로 개운한 육수를 내고
유부 주머니, 꼬치 어묵, 대파 등을 넣어 보글보글 끓입니다.



유부를 한입 베어무니..앗뜨뜨뜨~~-_*
뜨거운 육수가 나와요..조심하세요..
유부가 쫄깃쫄깃~고소하고 맛있어요. ㅎㅎㅎ
또 둘이서 이 큰 냄비 다 퍼 먹고 숨도 못 쉬고 씩씩 거렸지요..



근데 다 만들고보니 이 유부주머니가 꼬옥 복주머니같이 생겼어요.
2009년도가 새로이 밝았으니 우리 82쿡 회원님들에게 이 유부주머니에
복을 듬~뿍 담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에게도...복을 담아 드리고 싶네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한 2009년이 되시길..^-^*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oveahm
    '09.1.3 1:19 PM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애기도 있으신데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저도 해먹고 싶은 용기가 불끈 났느데.... 아직 회사라 집에 갈때까지 이 용기가 사그러들지 않을지..

  • 2. 행복예감
    '09.1.3 2:27 PM

    침 꼴깍~
    오늘 저녁 메뉴로 찜~ 하고 갑니다.

  • 3. 고소미
    '09.1.3 2:51 PM

    아..... 아기엄마가 유부주머니를 만드시다니요.......
    다른 아가 엄마 기죽겠어용......ㅋ
    저 아까운 걸 한번에 다 끓여드셨군여........ ㅋ

  • 4. 나나
    '09.1.3 3:02 PM

    침 꼴깍꼴깍......
    뭐 저렇게 맛있게 생긴 게 다 있죠.......

  • 5. 하얀책
    '09.1.3 4:13 PM

    어머, 저 같아도 저리 힘들게 만든 유부주머니는 냉동실에 쟁여두고, 어묵탕 끓일 때 매우 아까워하며 한두 개씩만 꺼내서 같이 끓일 것 같아요. ㅋㅋㅋ
    저리 많은 유부 주머니를 몽땅 한꺼번에 끓여서 한번에 드시다니, 호쾌하다고 해야 할지, 럭셔리하다고 해야 할지.... 사실은 귀찮아서 한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유부주머니랍니다. 대단하십니다. 존경. ^^

  • 6. 꿀아가
    '09.1.3 4:27 PM

    하하 아니에요. 실은 40개 만들었는데 다 안 넣었어요.^^
    한끼에 혼자서 10개만 먹어도 배부르거든요.
    그래서 20개만 넣고 나머지는 냉동 시켜놨지요.
    어렵게 만들었는데 한번에 홀랑 먹음 아깝잖아요~ㅎㅎㅎ
    아까 또 몇개 꺼내서 간장에 졸여 반찬으로 먹었어용~^^

  • 7. 월남이
    '09.1.3 5:16 PM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가까정 데리고.....

  • 8. 맑은샘
    '09.1.3 7:17 PM

    너무 먹고 싶어요~

  • 9. wendy
    '09.1.3 7:51 PM

    스읍~ 침이 나오네용

  • 10. 훨~
    '09.1.3 8:16 PM

    참사랑스런분이네요. 요리를하면서 인내하고 수도하고....인격이 저랑은 비교가...
    전요즘 너무내질러서 내가 왜이정도밖에 안되나?하던중인데...왠지 저랑은 삶의격이 다르신듯....곱게 예쁘게 지혜롭고 현명하게 앞으로도 죽~이요.참좋아보여요. 전 너무 극악해져서리 예전의 나로 돌아갈수 있을까?한답니다.

  • 11. 민우시우맘
    '09.1.3 10:33 PM

    저도 도전해봐야겠어요~
    매번 오뎅만 끓여먹었는데 한번에 많이(?) 맹글어놓았다 냉동실에 보관하구 그때그때 몇개씩
    꺼내서 넣어먹으면,,, 흐흐흐 생각만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유*^^*

  • 12. 요술장갑
    '09.1.4 12:22 AM

    와우~진짜 먹고 싶어요
    냉동실에 유부가 있긴한데 용기가 안나요 ㅎㅎ
    전 오늘 아니 어제 1.5키로 멸치 한박스를 다듬었거든요 ㅠㅠ
    5시부터 10시꺼정
    왜그리 오래 걸렸냐구요? ㅎㅎ 중간에 울신랑하구 딸 저녁밥해서 먹이느라 ㅋㅋㅋ
    근데 왼손 세번째 손가락에 가시가 헉~
    아프긴한데 어디에 박혔는지 감이 안와요
    한살 더먹어선지 눈두 침침 도데체 아프긴 아픈데 어딘지 안보여서 무조건 바늘로 여러군데 찔렀어요
    아주 약하게 ㅎㅎ
    작은 가시지만 엄청 신경쓰이잖아요
    어떻게든 빼볼려구 후시딘에 밴드를 발라두기두하구(불려서 뗄려구요ㅜㅜ) 테입 부쳐 놨다가 확 띠어보기두 하다가 ㅠㅠ; 저 엄청 미련하죠
    그러다가 위치를 드뎌 찾았어요 바늘을 뉘어서 살살 비볏더니 아픈곳이 ㅎㅎㅎ
    그곳을 다시 찔러서 무사히 뺐어요 안아프니 빠진거죠 ㅋㅋ
    전 지퍼백 두봉지 만들어 놨어요
    든든해요 ㅎㅎ

  • 13. hesed
    '09.1.4 12:46 AM

    딱 사진만 봐도 맛있어 보여요.
    지난 연말에 누가 오뎅국을 해와서 맛있게 먹었었는데
    이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오뎅국이 되겠네요.
    너무 예뻐 보이기도 하고...맛있는 거 드시면서
    마음의 평정은 찾으셨는지요?!
    맛있는 먹거리 감사합니다.^^

  • 14. 虛雪
    '09.1.4 1:50 AM

    음~ 소주 한 잔 같이 하면 딱 좋겠는데요~

  • 15. summer
    '09.1.4 6:17 AM

    유부주머니 너무너무 맛있어 보여요~~

  • 16. 만년초보1
    '09.1.4 3:48 PM

    유부 주머니를 집에서도 만드는군요! 수재 오뎅이랑 이거 꼭 해볼라구요.
    감사합니다~ ^^

  • 17. 좌충우돌 맘
    '09.1.5 2:01 PM

    오흥...
    수행하시는 좋은 방법 하나 배워가네요. ㅎㅎㅎ
    더군다나 집안일을 하면서 그렇게 푸시는 그 수행의 경지를^^
    그나저나 유부 너무 이쁘공 맛있어 보이네요.
    담에 저도 꼭 사와서 도전해볼께요.!!!
    감사하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 18. 파랑하늘
    '09.1.5 3:09 PM

    대단하세요..^^;;
    전 미나리가 자꾸 끊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모양을 내본 적이 없네요..헐~~
    솜씨 너무 좋으세요.
    09년에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19. 달빛세상
    '09.1.6 12:03 AM

    아이고 솜씨도 좋으셔라~ 재료도 방법도 어려워 보이지는 않지만.. 시작해보려니 겁나네요.
    추운 날씨에 딱입니다.

  • 20. 라도,공주야 야옹해봐
    '09.1.6 11:00 AM

    댓글달려고 로그인 했어요...넘 맛있겠어요....
    나도 함 해볼랍니다...

    그리고 추천했으니 제 입에도 하나 넣어주실래요.............음

  • 21. 미드리쉬
    '09.1.8 1:50 AM

    흑 배고파라 고문이 따로 없어요 야심한 밤에 내가 여길 왜 들어왔던가..ㅠㅠ
    요리하는거 너무 어려운데 해보고싶은 음식이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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