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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매실 바람에 흔들리려 하지 않았지만....

| 조회수 : 14,193 | 추천수 : 98
작성일 : 2006-06-22 10:57:43


지난 몇주동안 키친토크, 요리조리Q&A, 회원장터 등에 무수하게 매실이야기가 올라오는 동안에도,
전 전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매실 좋은 걸 몰라서가 아니라....몇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뭐, 저까지 매실바람에 동참해서 낙양(洛陽)의 매가(梅價)를 올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첫번째 이유는 매해 매실을 꼬박꼬박 담다보니, 3년 전 것부터 아직 남아있어요.
물론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저희집의 매실 소비량과 비교해볼 때 1~2년은 먹을 수 있을 듯.
올해 건너뛰고 내년에 해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번째 이유는 매실을 담아둘 용기가 없어요.
큰 유리병에는 언젠가 담은 매실주가 있고, 자그마한 병으로는 절대부족이고...
그렇다고 해서 사기도 싫었어요. 그러지않아도 수납장소가 비좁아 걱정인데..어디 둘데도 없고...

세번째 이유는 설사 유리병을 사서 매실을 담근다 해도 조건에 맞는 보관장소가 없기 때문이에요.
매실은 바람이 잘통하는 음지에 두라고 하는데..그 조건에 딱 맞는 장소가 없는 거에요.
보통은 다용도실의 수납장에 넣어두는데 그 곳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매실을 비롯한 발효식품들, 완전히 발효가 될 때까지 움직이지도 말고 열어보지도 말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저로서는,
처음부터 제자리를 잡아줘야 마음이 놓이는데 장소가 없는 거에요.

네번째 이유는 요즘 허리도 좀 안좋고, 걸핏하면 등짝도 아프고 해서...
아무래도 쭈그리고 앉아서 꼭지 따고 씨 빼고 하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아예 올해 매실은 없는거다..했었어요.

그랬는데..지난 주말 날아온 매실 10㎏..반가운 마음 반, 무서운 마음 반이 드는 거에요.
허리 때문에 엉거주춤하고 다니는 참에 매실이 오니까..kimys가 거의 80%쯤 꼭지를 따주대요..^^
씨를 빼는 건 엄두도 못내고, 그냥 흰설탕 쏟아부었어요.
있는 병을 몽땅 꺼내봐도 작은 병 3개..하는 수 없이 밀폐용기에까지 담았어요, 좀 꺼림칙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액이 빠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잘 놔두었죠.

매실에서 해방됐는 줄 알았는데..어제 느닷없이 배달된 매실 10㎏,
보낸 분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라고 하는데..상자를 열어보니 너무 좋아서...욕심이 생기는 거에요,
부랴부랴 나가서 설탕 3㎏짜리 4봉지에, 큼지막한 병 3개나 샀어요.

요기서 오늘의 포인트!!
가끔 매실을 얼마 담으려고 하는데 얼마만한 병 사면 되요? 하는 질문을 받는데...정확하게 몰랐거든요.

어제 불광동 하나로에서 설탕 사면서 병까지 사려고 하니까..없는거에요.
팜스퀘어 바로 옆에 커다란 주방용품 파는 상점이 있어요..거기에서 샀는데..과일주용 유리병 12ℓ짜리 샀어요.
개당 1만2천원..그것도 세개 사니까 3만6천원이나 하더라는...
파는 분께 여쭤봤더니 매실 10㎏면 설탕도 있고 해서 2개는 있어야한다고 하는 거에요..
믿고 샀더니...정말 딱 매실 5㎏에, 설탕 5㎏가 들어가는 거 있죠?? 어찌나 신기하고 흐뭇한지...
씨를 빼지 않고 담그는 경우, 매실 5㎏에는 12ℓ들이 유리병..요렇게 기억하면 좋겠죠?!

어제 담근 매실 2병에...밀폐용기에 담았던 것도 유리병으로 옮겨주고...친정어머니 한병 드릴 작은 병의 매실도 있고..
이만하면..올 매실 농사 풍년입니다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비
    '06.6.22 11:01 AM

    ㅎ ㅎ ㅎ 반갑습니다.

    매실 풍년에 마음이 그득합니다.

  • 2. 스누피
    '06.6.22 11:07 AM

    앗! 두 번째!
    매실에 저렇게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거였군요ㅠㅠ

  • 3. 둥둥이
    '06.6.22 11:15 AM

    매실이 오늘 와요..
    병이랑 설탕 사놓고 대기중입니다..^^

  • 4. 호동맘
    '06.6.22 11:23 AM

    매실 담고 녹을때까지 움직이면 안돼는 거예요 ㅠㅠ
    우짜쓰까나 자리 옮겼는데 어제밤에도ㅠ 오늘아침에도ㅠ...
    20k로 연3일째 하고 있네요 밤에 하다가는 밑에집에서 올라올까바쓰리ㅡㅡ
    남은건 통째로 담을까하는 유혹이 물밀듯.....

  • 5. 보라돌이맘
    '06.6.22 12:14 PM

    매실꼭지 따주신 kimys님... 멋지십니다.
    오늘의 포인트 매실 5㎏에는 12ℓ들이 유리병... 참 유용한 정보네요.
    저도 도저히... 만들어서 둘 자리가 없는게 문제랍니다...

  • 6. 지원
    '06.6.22 12:22 PM

    저도 오늘 담아야 하는데 참고할께요^^

  • 7. 엘리오와 이베트
    '06.6.22 12:36 PM

    해마다 매실 담다보면 아무리 많이 남아있어도 무의식중에 담게 되더라구요.
    안담그면 허전하다고 할까? 몸이 먼저 알아서 움직이는것 같아요.

  • 8. 해피데이
    '06.6.22 12:47 PM

    전 작년에 매실액 주문했는데 잘못와서 매실열매가 와서 그걸로 항아리에 담았드랬어요.
    첨으로요.^^ 꼭지따다가 엄마께 성질내고 그랬는데.. 작년 담아논거 올해 잘 먹고 있답니다. 좀 새콤한 맛도 나는데 제대로 된건지 우째 된건지도 모르고 맛나게 먹고 있어요. 일케 샘님까지 담그니 저도 맘이 살랑살랑.^^

  • 9. 다시마
    '06.6.22 12:52 PM

    저도 이번엔 무려 20kg이나 담았답니다.
    욕심나서 사긴 했는데 배달온 두 박스 가득찬 매실에 질려서 씨는 물론이고
    꼭지도 못따고 기냥 독에 들이붓고도 마냥 흐뭇 띵가띵가합니다.
    남편한테 꼭지라도 따달라 할 걸. 그러나 울남편은 kimys님 과가 아닌게 확실하여서리..^^

  • 10. 나비날다
    '06.6.22 1:35 PM

    올해 첨 매실 담궜는데 신랑이 더 적극적입니다. 제가 꼭지만 따주고 어떻게 하라고 말로 설명만 하면 신랑이 다 하더라구요. 매일 와서 매실 병 보는게 남편의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언제 익으려나..하고. ㅎㅎ
    매실장아찌 먹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나요..

  • 11. 레드문
    '06.6.22 2:12 PM

    저도요!!!!
    저도 절대 흔들리지 말자 했건만....... 장터에 몇키로 남았어요///에 그냥 확///
    어제 받은채로 그냥 놓구 너무 엄두가 안나요... 유리병도 없구, 설탕도 사야하구.... 언제 씻어서 꼭지도 일일이 다 따야한다나요.......
    오늘 퇴근하고선 그것부터 해야겟어요... 그런데....매실엑기스 맛있나요???? 전 너무 시던데.....
    사실은 매실주에 더 마음이 있어서 주문한건데.....

  • 12. jiniyam05
    '06.6.22 4:35 PM

    전...아직 집에 있어요...작년에 매실 담은것들이...T^T
    얼른 먹고 치워야 하겠지만...안 먹어지네요...ㅋㅋ
    이거 보면서 지름신 물리쳤지요... 에휴~ 저걸 다 먹어야 사지...쩝...하면서 말이죠~

  • 13. 유니게
    '06.6.22 4:38 PM

    헉!!! @@
    발효식품은 절대 움직이면 안되나요?
    올해 첨 항아리 사서 월요일날 담아서 오늘
    설탕 녹으라고 샅샅이 저어 주었는데 어쩌지요?
    다행이 항아리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걱정이네요.

  • 14. 푸름
    '06.6.22 4:47 PM

    제가 아마도 82의 마법에 걸렸지 싶습니다. ^^
    매실이 몸에 좋다, 이렇게 좋다, 매실담궜다, 나도 담궜다....등등 수많은 글들을 보며
    그래 좋은가보다 하지만 난 못해. 못해 .못해....해. 해. 해.
    그래서 저도 했답니다. T.T
    뭐 처음이니까, 식구들 반응도 봐야하니까. 쬐끔, 2키로 했습니다.
    근데 이마트에서 굵은 매실을 보니 욕심이 나서 또 1키로 샀습니다.
    까짓거 쪼끔인데...하구 이번엔 씨도 뺏다지요...

    근데 저도 설탕녹이려고 가끔 저어주고 있는데...
    유리병도 들었다 놨다하구...

  • 15. 김혜경
    '06.6.22 10:18 PM

    설탕을 저어주는 것에 대해서...학설이 두가지입니다.
    설탕을 살살 저어주면 더 빨리 발효액이 생기고 양도 더 많아진다는 찬성론과,
    젓다가 이물질이 들어가면 상할 수 있다는 반대론..

    제 경우는 김치독도 그렇고, 매실도 그렇고..그냥 한가지에서 익어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
    저어주는 것은...저어줄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서 못 저어준다는..^^

  • 16. 레드빈
    '06.6.23 6:32 AM

    허리 아프시다니 걱정입니다. 제가 얼마전에 허리 디스크 수술했거든요. 힘들어요. 항상 조심하시길...

  • 17. 김명진
    '06.6.23 1:41 PM

    거기 저도 자주 가는데..불광도 그릇가게요..전 거의 구경만..^^
    건너에...불광 왕만두 짱이죠??

  • 18. 유자꽃 향기
    '06.6.23 8:57 PM

    어느분 말이 맞는건지 말씀들으면 다 맞는것같구..저는 설탕도 저어줬을 뿐더러 자리까지 옮겼는데..
    초보라 넘 헷갈려요..언제쯤 굳은 심지로 제 자리를 굳힐수 있으려나...그날이 오려나...

  • 19. 정이
    '06.6.25 9:48 PM

    저희는 원동 매실 마을에 가까이 사는데요. 매실은 따서 바로 담는게 젤 향과 맛이 진하구요.
    처음에 저도 고대로 놔두었었는데 시큼한 맛이 나더라구요. 매실촌에서는 계속 저어준답니다. 그래야 아래 위 골고루 발효가 된다네요... 그 담 부터 저도 계속 저어 주니 설탕도 잘 녹고 맛이 시지 않고 괜찮았습니다.

  • 20. 정은주
    '06.6.27 12:31 AM

    저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요.
    발효되면 가스가 차서 터질수도 있다는데요..
    그래서 유리병 보다는 항아리에 하는것 같던데,
    유리병에 여러해 담아 보신 고수님들 어떠신지요?
    저도 항아리는 못구하고, 유리병으로 준비를 했거덩요..
    꼭 답변해 주실꺼죠?

  • 21. 아카시아꽃향기
    '06.6.27 2:42 PM

    속 답답할 때, 친정엄마가 주신 매실원액을 희석해 먹고 그 효과에 홀딱 반해서
    저도 얼마 전에 매실 담아봤습니다. 처음에 설탕의 부피를 우습게 보고 매실 5kg 에 8kg 용기 사서
    담았더니 택도 없이 모자라더군요. 가스 찰 여유 공간과 가끔 저어줄 공간 감안해서 12kg 용기 샀어야 했는데...... 그리고 가끔 저어주니 며칠사이에 확실히 발효액이 많아진 것 같더군요.
    5kg으로 내년까지 모자랄 것 같기도 하고, 친정엄마가 주문한 매실이 너무 실해서, 6kg 또 담고,
    매실 고추장 장아찌 4kg 담으려고 소금물에서 건진 매실 선풍기에 말리고 있습니다.
    햇볕에 바짝 말려야 한다는데 걱정입니다.

  • 22. 풍경
    '06.6.29 10:43 AM

    난 못해. 못해 .못해....해. 해. 해.
    ㅎㅎㅎ

  • 23. 준호맘
    '06.8.29 12:13 AM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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