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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 강원도 ①- 한우로 시작하다

| 조회수 : 13,784 | 추천수 : 140
작성일 : 2008-08-25 09:39:11



지난 목요일(8월21일),
kimys가 약속이 있어서 외출하자, 저도 컴퓨터를 끄고 짐을 주섬주섬 쌌습니다.
옷가지며 세면도구를 챙기면서,
'우리 부부가 왜 이렇게 여행을 자주 안다닐까?' 생각해보니까,
어쩌면 짐 챙기는 게 귀찮아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챙겨 짐싸는 것도 여행하는 재미일텐데, 저는 그게 왜 귀찮은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이상하게도 제가 짐을 싸면 남보다 짐이 큽니다.
예전에 회사다닐 때 출장가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짐은 큰데도, 막상 가져온 건 별게 없어서, '참 이상타' 하곤 했어요.

암튼, 짐 챙겨놓고,kimys가 들어오자마자,
"여보, 지금 떠납시다!" 했어요.
그 이유는 일기예보를 보니 금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데,
보나마나 비가 오면 그냥 집에 눌러앉고 말 게 뻔하거든요.
또 비가 오는데 출발한다고 해도,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워서, 차라리 늦어도 비 안올때 가는게 낫겠다 싶었어요.

이렇게 출발한 시간이 오후 4시15분!!
"어디로 가는거야? 행선지는 정했어?"
"일단 오대산!"
"왜 오대산??"
"그냥, 숲이 좋다니까!"

숙소도 정하지 않고, 행선지도 확실치 않은 가운데, 일단 중부고속도로에 올라타,
휴게소에서 차에 기름 넣으면서, 관광지도를 챙겼습니다.
관광지도를 살펴보고 결정한 첫번째 목적지는...평창의 대화마을 한우촌이었습니다...^^
일단 먹고 보자는 것이죠!

평창 한우집은 대화점과 오대산점이 있는데,
kimys가 전화로 위치를 물어봤는데, 질문이 좀 잘못되어서 대화로 들어갔어요.
"우리 월정사 가는 길인데,어디로 가는게 좋으냐?"하고 물어야 하는데,
"지금 서울에서 가는 길인데 어떻게 가야하냐?"하고 물었거든요.
그래도...그 덕분에 장평IC로 내려 섰고, 그 다음날 봉평에 갔으니까,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었죠.




대화에 갔더니, 정육프라자가 있고, 거기에서 먹고 싶은 고기를 사서, 붙어있는 식당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월정사 입구에...평창한우마을 오대산점이 있어요.)

우리는 제일 좋은 고기를 골랐습니다. 같은 등심이라고 싼 건 아주 싼 것도 있는데, 한점을 먹어도 맛있는 걸 먹자고..^^




식당에서는 한 사람당 2천5백원씩 받고, 불과 팬, 채소, 김치를 줍니다.
팬은...왕십리 대도식당에서 쓰는 그 두꺼운 팬!




김치며 취나물, 다 맛이 좋았습니다.




요렇게 육즙이 올라올 때 한번 뒤집어 구운 1+ 한우등심!
처음 씹을 때는 다소 질긴 듯 한데..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한 것이...정말 저절로 엄지손가락이 치켜세워졌습니다.

지난 가을의 횡성 한우, 그리고 잠시후 소개할 영월 한우, 그리고 이 평창 한우 중에서...
평창 한우가 으뜸이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한번을 먹어도...역시 우리 한우 입니다...(앗, 제가 홍보대사 같네요..아닌데..)




고기를 먹고나서 공기밥 하나와 된장찌개를 주문했어요.
공기밥은 1천원, 된장찌개는 3천원.
된장찌개를 주문하니까, 파채를 가지고 나와서 고기 굽던 팬을 잘 닦아낸 후,
된장찌개 재료를 붓고, 끓여주는데...진짜 맛있었습니다.
조미료는 별로 쓰지 않는 듯 했어요.
맛도 그렇고, 제가 조미료가 많이 들은 식당의 된장찌개를 먹으면 꼭 배가 아픈데...그렇지 않았거든요.
남은 찌개가 아까워서..서울이었다면 싸오고 싶은 심정!

정말 평창 한우는 강추입니다.

대화에서 고기를 먹고, 깜깜한 산길을 넘어서, 오대산 월정사 부근으로 향했습니다.
kimys는 "진부 쯤에서 자는 것이 어떠냐?" 했는데, 제 생각은 달랐어요.
밤에 갈수 있는 만큼 가야 내일 아침부터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청정
    '08.8.25 9:51 AM

    추카 추카합니다. 부디 왕창 재미있고 즐겁고 산뜻하고 상쾌한 여행이 이어지시길~~~~~~~제몫까지 부탁드립니다. 평안한 여행되시길......

  • 2. Highope
    '08.8.25 10:01 AM

    아! 내가 일등 하며 로긴하는 중에 벌썰 청정님께 밀렸네!!

    쇠고기 덮밥의 샤브샤브 고기 챙기러 왔다 일찍부터
    선생님의 글을 접하며 참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선생님 좋은 추억거리 많이 가지고 조심하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래보네요. 맛난이야기와 강원도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기대할께요.

  • 3. 진이맘
    '08.8.25 10:10 AM

    올가을 꼭 가봐야지하고 메모 했어요~ 샘~2탄 기대되요홍홍홍

  • 4.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08.8.25 10:36 AM

    저도 요즘 쇠고기가 너므너므 먹고 싶어서 미칠것 같애요 근데 동네에선 사먹기가 좀 불안해서 못먹고 있는데요 드신 고깃집 번호도 올려주세요~ 저도 10월에 강원도 가는데요 한번 가보고 싶어요 ^^

  • 5. 발코니
    '08.8.25 10:56 AM

    고기 잘 안먹는데, 평창 한우는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된장찌게도 구수해 보이고.. ^^

    다음 여행기도 기대됩니다.

  • 6. naamoo
    '08.8.25 11:18 AM

    그 일 자체는 충분히 칭찬받을 가치있는 일인데...(음주운전 안하는 저같은사람도 선뜻 나서지 못하죠)

    드라마에서 맡는 배역들이 음주운전..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배역이라
    이젠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배우로서 치명적이죠. 뭐 레전드급연기로 평소뭔짓을 해도 연기가 멋진급 아니라면.

  • 7. 또하나의풍경
    '08.8.25 11:19 AM

    한우와 된장찌개에 침이 꾸울꺽!! ㅎㅎ
    저도 여행갈때 짐싸고 짐푸는게 젤 싫어요 ㅠㅠ 그리고 짐은 엄청나게 많이 싸가는데 여행지에 가 보면 꼭 중요한거 몇개는 잊어먹고 안가져왔더라구요 ㅠㅠ

    다음 여행기도 너무너무 기대되요 ^^

  • 8. 구름
    '08.8.25 11:26 AM

    평창한우는 이력추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평창축협 조합장이 나른 개념농민이십니다.
    근데 선생님이 주문하신 포장에서 이력추적번호가 붙어 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네요.
    대화점과 오대산점 두곳을 mtrace.go.kr에서 확인 해보았든데 둘다 이력추적 등록업체가
    아니군요. 평창에서 한우만을 팔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쉽게도 어느집에서 나온 소인지를
    확인할 길이 없네요. ㅠㅠ

  • 9. 구름
    '08.8.25 11:43 AM

    확인해보니 평창한우라는 브랜드는 이력추적에 가입하고 있지 않네요.
    대관령 한우라는 이름으로 평창 영월 정선의 조합이 합쳐서 한우생산을 하고 있네요.

  • 10. mulan
    '08.8.25 12:23 PM

    대리만족해봅니다. 여행가고싶은 마음... 굴뚝...

  • 11. 호리
    '08.8.25 12:35 PM

    30대인 저희부부보다도 재미있게 다니시는듯 ^^ 저희도 지난달에 강원도 다녀왔거든요.
    이어지는 여행기, 기다립니다!

  • 12. 풀향기
    '08.8.25 12:44 PM

    저희도 봄에 여기 식당 다녀왔는데
    솔직히 별로여서 좀 실망했었는데..
    고기도 말씀처럼 좀 좀 질기더라구요 된장찌개도 별로 맛있지 않았던 기억이..
    그동안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나보네요

    절대로 딴지 아니구요,,
    똑같은 곳이 나와서 몇자 적어봅니다.(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 13. lyu
    '08.8.25 12:49 PM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적멸보궁으로......
    산비탈에 호젓한 산신각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오붓한 산길에서 좋은 기운 많이 받아 오셨기를

  • 14. 세스영
    '08.8.25 1:17 PM

    8/15~17 연휴동안 저희도 방태산이랑 오대산 다녀왓는데..좋은 시간 되셔요.
    짐싸는데 저는 달인인데(하두 출장을 다녀서리)..

  • 15. 쉴만한 물가
    '08.8.25 3:46 PM

    저도 여기 갈뻔(?) 했어요..동해시에 출장갈일이 있어 맘먹고 갈려고 했는데..
    등심 안심은 가격이 더 비싸더라구요...고기가 맛나서 그런가봐요..
    불고기감 같은것은 엄청 싼데...맛난부위는 맛만큼 고급(?!)

    암튼 사진보니 먹고싶네요~~~~~~~~``

  • 16. 수짱맘
    '08.8.25 5:10 PM

    앗~ 저희도 평창 진부로 휴가 다녀왔어요~
    월정사도 다녀오고...
    저흰 진부의 한 펜션에서...
    우와~ 풍경사진 죽이네요...^^

  • 17. 열쩡
    '08.8.25 5:11 PM

    월정사 지금 공사중이라 아주 엉망인데...
    그래도 두분이 오붓하게 전나무 숲길 걸으면
    운치있겠어요

  • 18. juliet
    '08.8.25 9:22 PM

    아싸... 갈 곳이 생겼다... 감사합니다...^^

  • 19. 토마토쨈
    '08.8.25 9:27 PM

    평창축협 조합장님 개념있으신분 맞습니다.평창축협 쇠고기는 무항생제 인증서도 갖고 있습니다
    구름님 어찌 그리 잘아시는지요,,궁금하네요,,저는 그분이 천주교신자라 몇번 뵈었지요..

  • 20. 르플로스
    '08.8.25 9:35 PM

    오호!!! 올 여름에 평창으로 휴가갔다가 대화 평창 한우마을 들렸었어요~~~ 안심이 정말 입에서 사르르 녹더라는.... 정말 강추예요.

  • 21. 슈페
    '08.8.25 10:17 PM

    휴가때 마땅찮아서,, 바닷가만 삥삥~ 멀리 가보지도 못했는데,
    지금부터 강원도를 보게되는 영광 감사합니다.
    침 꼴각꼴깍 흘리면서
    강원의 맛을 느껴 볼께요..
    맛있는 여행 되세요^

  • 22. 우아미
    '08.8.27 10:43 AM

    오대산밑에서 평창한우를 먹는맛을 나도 즐기고 싶어용~ 된장찌게가 구수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 23. sylvia
    '08.8.29 7:52 PM

    우와... 한우를...
    역시 한우는 고깃빛이 다르네요...
    설마 여행기에 다 이렇게 맛난 음식들이 고문하는건 아니겠죠??
    다음 이야기로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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