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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나르시시스트

나야나 조회수 : 5,646
작성일 : 2023-07-15 00:17:35

어제 저녁 내가 끓인 시래기 된장국

냉장고 털이를 목적으로, 다시팩+무+연식을 알 수 없는 냉동 소고기 한 줌 +새우 몇 마리 

표고버섯 꼬다리를 끓여 된장 풀고, 고춧가루와 마늘 약간(마늘계의 에르메스 의성 육쪽 마늘) 

 

숙성된 시래기의 신맛을 우려하여 끓는 물에 살짝 샤워

국물에 넣어 폭폭 푹푹 뭉근하게 끓인다. 

 

어제도 맛있었는데 

그새 숙성된 건지 오늘은 참을 수 없게 깊고 또 깊은 맛이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스뎅 냄비를 바라보니 

시래기 된장 수증기가 뺨에 닿는다. 

필시 제 얼굴에 반한 나르시스처럼 

잠복해 있던 자신의 요리 실력에 흠칫 놀란 아주머니는 된장 내음에 흠뻑 취한다.

 

그녀는 다행히 아름다움의 절정에 도취된 나르시스처럼 냄비로 다이빙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참지 못하고 적포도주를 디캔팅하며 시래기를 리드미컬하게 씹는데... 

IP : 122.38.xxx.66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ㅈ
    '23.7.15 12:27 AM (222.234.xxx.40)

    오! 작가님 !

    부엌의 나르시시스트 1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 연재 하실거죠?

    너무 재치있고 맛깔나게 잘 쓰시네요~ 마늘계의 에르메스 의성육쪽마늘 ㅋㅋㅋ

    시래기를 리드미컬하게 씹는데.. .

    그녀의 대구치에 우지직 .. 돌이 씹히는것이었다 ..

  • 2. ...
    '23.7.15 12:31 AM (221.146.xxx.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3. 아악
    '23.7.15 12:34 AM (220.87.xxx.17)

    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
    그래서요?
    네?
    다음편이요!!!!

  • 4. 이런 된장
    '23.7.15 12:35 AM (110.70.xxx.53)

    적포도주를 디캔팅하는 데서 참지 못하고 퐝터졌습니다 뭔가 진 것 같아요

  • 5.
    '23.7.15 12:39 AM (122.40.xxx.147)

    시래기와 마리아주를 이루는 와인이 궁금합니다~!!
    ㅎㅎㅎㅎ

  • 6. ***
    '23.7.15 12:39 AM (58.232.xxx.53)

    Don't stop !!!
    계속 계속 써주세요. ㅋㅋㅋㅋ

    근데 첫 댓글님도 넘넘 재밌네요.

  • 7. 원글
    '23.7.15 12:40 AM (122.38.xxx.66) - 삭제된댓글

    제1대구치에 가닿는 억센 삶을 살아온 섬유질의 그것을 제3대구치가 받아 안으면
    키친 나르키소는 깨닫는다. 이런 발효의 에스프리와 적포도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시래기는 청각만이라도 제 짝을 찾아가는데...

    250의 오흐흑 귀귀 땃땃땃 베베
    https://youtu.be/YJEwhAWdwCk

  • 8. 원글
    '23.7.15 12:41 AM (122.38.xxx.66)

    제1대구치에 가닿는 억센 삶을 살아온 섬유질의 그것을 제3대구치가 받아 안으면
    키친 나르키소는 깨닫는다. 이런 발효의 에스프리와 적포도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시래기는 청각만이라도 제 짝을 찾아가는데...

    250의
    오흐흑 귀귀 땃땃땃 베베
    https://youtu.be/YJEwhAWdwCk

  • 9. 원글
    '23.7.15 12:43 AM (122.38.xxx.66) - 삭제된댓글

    음식과 와인의 마리앚?
    원래 결혼은 결혼이 땡길 떄 옆에 있는 그 놈과 하는 것.

    어수선한 부엌에 굴러다니는 먹다 남은 이태리 와인 Lo Sprarosso는
    시래기의 심원한 내공을 배반하는 가볍고도 acid한 맛이다.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 마리아주는 그런 것.

    오흐흑 귀기 땃땃땃 베베

  • 10. 원글
    '23.7.15 12:43 AM (122.38.xxx.66)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
    원래 결혼은 결혼이 땡길 떄 옆에 있는 그 놈과 하는 것.

    어수선한 부엌에 굴러다니는 먹다 남은 이태리 와인 Lo Sprarosso는
    시래기의 심원한 내공을 배반하는 가볍고도 acid한 맛이다.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 마리아주는 그런 것.

    오흐흑 귀기 땃땃땃 베베

  • 11. 큐브 깍두기
    '23.7.15 2:42 AM (1.238.xxx.39) - 삭제된댓글

    경쾌하고 입체적으로 다이스한 후
    K스파이스로 마리네이드해
    퍼멘티트해낸 깍두기를 곁들이시면 완벽한 마리아주

  • 12. 아놔
    '23.7.15 3:23 AM (221.162.xxx.39)

    심원한 내공을 배반한대 ㅋㅋㅋ육성으로 터졌쟈나요 미친 원글님 너무 좋아요!

  • 13. 이렇게
    '23.7.15 6:18 AM (175.192.xxx.55)

    글을 재미있게 잘쓰시는 분들의 머릿 속이 궁금해요. 전 늘 단순 무식이라... 정말 재미있고 다음회가 기다려집니다..

  • 14. ..
    '23.7.15 6:38 AM (39.7.xxx.104)

    음악이 너무 좋잖아요.
    이런 리듬을 타며 시래기를 씹는 원글님이라니.
    추앙합니다.

  • 15. 무지개장미
    '23.7.15 6:58 AM (92.238.xxx.227)

    연재해 주세요! 부엌말고 다른 장소에서도 만나고 싶어요.

  • 16. 작가님
    '23.7.15 7:57 AM (158.140.xxx.227)

    진짜 이런 글 보면 글쓰는 것은 타고 나야 한다니까요.
    원글님의 요리 재능과 글짓기 재능 둘다 부럽고요.

  • 17.
    '23.7.15 8:12 AM (221.143.xxx.13)

    다시팩
    무 표고 새우 거기에 소고기까지
    육수가 안 맛있을 수가 없네요
    거기에 뭉근하게 끓이면 나르시시스트 되고조 남음이~

  • 18. 마리아주
    '23.7.15 8:47 AM (210.178.xxx.242)

    심연을 훝는 고찰이 너모 아름답소

  • 19. 하하하하
    '23.7.15 9:22 AM (111.118.xxx.161)

    너무좋아요~~~~~~ 담 글 올라올까봐 매일 미친드시 검색할거니 제목 좀 같게 굽굽! 나는야........나야나 작가님 급성팬

  • 20. 오~~
    '23.7.15 9:55 AM (58.234.xxx.244)

    글 쓰는 능력이 탁월하시네요@@

  • 21. 나무
    '23.7.15 9:56 AM (59.12.xxx.18)

    미치긋다~~~~ 이런 분 때문에 82를 떠날 수가 없어요

  • 22.
    '23.7.15 9:58 AM (122.36.xxx.85)

    ㅋㅋ 노래 저거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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