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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한국 방문, 그리고 미얀마 (버마) 여행

| 조회수 : 7,572 | 추천수 : 3
작성일 : 2023-07-05 22:19:54

원치않던 휴직으로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우울하게 늘어져 있던  5 월말 어느날 급작스레 뭐에 홀린듯이 친정 오빠가 한국어 강의차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에 있는 양곤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 일사천리로 한국에 있는 언니와 세째 오빠를 같이 가자고 끌어들이고 비행기표를 끊고 비자를 신청하고 했습니다 . 토론토에서 미얀마로 가는 직항이 없는관계로 한국에 잠시 들러서 오빠 , 언니랑 합류를 해서 양곤으로 떠났습니다 . 물론 혼자서 고딩  아이들을 케어하겠다고 웬수 남편이 나서준 덕분에 성사될수 있었던 여행이었지요 .

한국에 온김에 충청도 시골마을에 있는 고향집을 잠시 방문해서 솔이엄마님이 가끔 올려주시는것 처럼 동그란 밥상에 밥도 차려먹어보고 텃밭에서 고추도 따다가 쌈장에 찍어도 먹어보고 , 탐스럽게 열린 앵두도 따다가 한대접 먹어주고 , 집근처 뽕나무에 열린 오디도  따서 먹는등 시골 코스푸레는 대충하고 왔습니다 .

양곤에 도착하니 60 넘은 , 그러나 10 대의 체력을 소유한 친정오빠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 예약해놓은 호텔로 택시를 타고가서 이젠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늙어 버린 사남매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습니다 .

다음날부터 택시를 대절해서 본격적인 양곤 관광에 나섰습니다 .

그 유명한 Shwedagon Pagoda 도 보고 열대과일이 가득한 과일 시장도 가보고 우리나라의 70 년대 스타일 기차도 타보고 ,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도 받아보고 , 가성비 짱인 현지 음식도 이것 저것 먹어보고 열정 가득한 가이드인 오빠덕분에 관광을 아주 제대로 했습니다 .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우기가 시작되어 날마다 엄청난양의 소나기같은 비가 왔지만 우산과 택시에 의지에서 늙은 4 남매가 원없이 돌아 다녔습니다 . 각각의 배우자 없이 이렇게 4 남매가 여행을 할수 있느 시간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거라는것을 알기에 더욱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심지어 저는 양곤 공과대학에가서 한국어 회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떡볶이 만드는법을 전수하기도 했네요 . 양곤에서 한국어와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가 상당하더라구요 .

꿈같은 17 일간의 양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다시 들러서 인천 어느 호텔에서 5 일을 머물다 토론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인천에 머무는동안 그동안 못만난 친구들을 하루에 한명씩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어 어찌나 아쉽던지 아침에 만나서 저녁 10 시 헤어지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 인천에서의 짧은 일정에도 멀리서 달려와주신 000님 을  만나뵙게 되서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귀한 인연을 이어준  82 쿡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

오랫만에 간 한국이 어찌나 좋던 지 한국 먹거리들로 가득찬 마트만 가도 좋고 , 혼자서 인천의 평범한 거리를 걷는데도 너무 행복하고 어느 허름한 분식집에 들어가 순대 한접시 시켜놓고 앉아 있는데도 감격해서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 과장이 아니라 25 년 전에 한국을 떠나서 한국 출입을 몇번 해보지 못한 저는 정말 한국에서의 한순간 한순간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 한국을 떠나는 발걸음이 어찌나 아쉽던지 내년 여름방학에 아이들데리고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하면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

참고로 미얀마는 여행 권장 국가가 아닙니다 . 위혐지역으로 분류가되니 행여 저의 여행기를 보고 사전조사없이 가시는 분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 전 현지에 사는 오빠의 도움으로 운좋게 무리없이 다녀왔는데 아무 연고없이 들어가기에는 위험할수 있습니다.

양곤 여행과 저의 한국 시골집 방문을 영상으로 짧게 정리해놨으니 보실분들 보세요 .

시골집 방문 영상: https://youtu.be/zLUiFdfGSf0

양곤 여행 영상: https://youtu.be/WivnnZOaS3k

Alison (alison)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요리와 캠핑카 여행을 즐기는 50대 초반 직장 여성입니다. 사추기로 몹시 까칠해진 캐나다인 남편과, 십대 아이들 둘과 살아가고..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프렌치그레이
    '23.7.5 11:22 PM

    와.. 저 1등이네요! 귀한 여행기와 정겨운 한국음식 사진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도 외국에 사는지라 Alison님 느끼신 감정 조금은 알것 같아요. 4남매 우애가 깊으신것 같아 보기 참 좋네요.

  • Alison
    '23.7.6 8:40 PM

    프렌치 그레이님 4남매가 다가 아닌 반전이 있습니다ㅎㅎ 저희 사실 7남맨데 3명이 빠진 여행이었어요. 예전 시골에서 자랄때 얘기도 실컷하고 재밌었어요.

  • 2. 이삐엄마
    '23.7.6 9:32 AM

    좌불안석..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우와!!!! 덕분에 미얀마구경을 다!!! ㅎㅎ 다음에 인천오실땐.. 송도로도 놀러오세요~~~~

  • Alison
    '23.7.6 8:46 PM

    아빠 엄마님 송도 사시는가 봐요. 제 친한 친구가 송도 살아서 이번에 송도에 잠깐 들렀었는데 아빠 엄마님을 길에서 마추쳤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공원도 잘 조성되어있고 건물들도 멋지고 맛있어보이는 식당들도 많고 너무 멋진 곳이었어요.

  • 3. 챌시
    '23.7.6 11:11 AM

    저,,눈물 났어요. 공감 너무 되는 글이..특히 늙은 4남매 라는 그 두 단어가 가슴에 깊이 남아요.
    마음은 늘,,어린이 그때 그대로인데, 저도 모이면 년년생 셋, 늙은 3남매 입니다. 53.54.55 ..세쌍둥이 같이
    자랐지만, 일찍 철이 들어버린..아니 어린아기 대우 자체가 힘들었던 누나 였기에 엄청 깍듯한 대우를
    받아요. 너무너무 즐겁게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셨을것 같아요. 한국을 떠나 이방인으로
    타국에서 사셨으니...그 감동과 기쁨은 짐작도 안되구요.
    소중한 여행기 감사드립니다.
    이제 더 자세히 읽고 함께 느끼고 갈께요. 빠르게 읽고, 반가워서, 댓글부터 달았어요.

  • Alison
    '23.7.6 8:50 PM

    챌시님 정말 세월이 야속하더라구요. 새파랗게 젊었던 우리가 초로의 노인이 된 모습으로 미얀마에서 재회를 하고보니 기쁘기도하고 안타깝끼도하고 슬프기도하고...만감이 교차했어요. 같이하지 못한 나머지 3남매들 생각도 났구요. 그동안 엄마 노릇하느라 혹은 아빠노릇하느라 형제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었는데 배우자나 아이들없이 동심으로 돌아가 17일을 보내지 너무 좋았어요.

  • 4. 해바라기 아내
    '23.7.7 11:40 AM

    참 이상하죠. 외국에 오래 나갔다 한국에 오면 그전에는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참 반갑고 좋잖아요 ^^
    좋은 집에 살아도 어렸을 적 지지고 볶던 나고 자란 집이 그리운 것과 비슷한가봐요.

    현지인 오빠 덕분에 정말 귀한 미얀마 여행을 다 하셨네요. 중국 옆이라 그런지 음식들도 중국풍으로 보여요.
    귀한 남매 여행, 귀한 미얀마 여행... 정말 귀한 여행을 하셔서 스트레스가 다 풀리셨죠 ^^

  • Alison
    '23.7.7 6:50 PM

    해바라기님, 그러게 말이예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착륙할때 태극기가 보이는데 애국자도 아닌데 그냥 울컥 했어요 ㅎㅎ

  • 5. 뭉이맘14
    '23.7.7 4:10 PM

    배우자 없이 하는 4남매 여행.
    정말 부럽네요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형재들과 나누는 어럈을때의 추억은 모든게 몇번을 꺼내서 얘기해도 즐겁고 좋은거 같아요.
    한국 음식 보구 감격하시는 모습도 저도 왠지 뭉클하네요.
    내년에 아이들과 또 같이 오셔서, 좋은 데도 많이 가시고, 맛있는 것도 마니 드시고 하시길~~^^

  • Alison
    '23.7.7 6:52 PM

    뭉이맘님, 4남매 여행은 너무 좋았는데 다녀오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어찌나 몸이 힘든지 아직도 회복을 못했어요 ㅠㅠ
    시차 적응도 이제 너무 오래걸리고 여행도 젊어서 해야한다는말이 맞는것 같아요. 어제도 낮에는 하루종일 자다 깨다 헤롱헤롱했네요.

  • 6. juju
    '23.7.7 9:00 PM

    너무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오셨네요.
    형제분들 우애가 돈독하신 것 같아 제가 다 울컥합니다.
    그리고 웬수 남편에서 웬수는 이제 빼셔야 하지 않을지 ㅎㅎ.
    긴 시간 아이들 케어 해주며 다녀오라고 하는 남편분 멋지십니다.

  • Alison
    '23.7.8 12:54 AM

    주주님 저도 이번에는 너무 고마워서 '웬수' 호칭 빼줄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여전히 중 2병 중증이더라구요. 제가 돌아온지 딱 이틀만에 사추기병 나왔어요 ㅎㅎ 그래도 아이들 도시락 싸면서 제가 없는동안 고생한거는 인정합니다. 고마움을 담아 이젠 제가 아르바이트가는 아들과 직장가는 남편 도시락 열심히 싸주고 있어요.

  • 7. 빈틈씨
    '23.7.10 12:08 PM

    반갑습니다! 진짜 구찮아서 로그인도 안하는데 오늘 부지런 떨어봤어요
    컴 켠 김에...ㅎㅎ
    한국 다녀가셨군요 저희집은 서울 동쪽 끝이라 인천은 너무 멀어서 같은 한국 땅임에도
    여태 두어번 가봤나봐요 그렇다곤 하더라도 고향땅이라 Alison님께 얼마나 특별한 방문이셨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네요. 즐거운 여행사진과 글 정말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희집은 제가 사추기라 -_- 반성도 했어요 ㅋㅋ

  • Alison
    '23.7.10 8:09 PM

    빈틈님, 인천이 제 고향은 아니고 충청도의 어느 시골 마을이 제 고향이예요. 관광지도 아니고 평범한 시골마을인데 중년의 아줌마가 되서 가보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 8. hoshidsh
    '23.7.11 7:36 AM

    한국에 왔다 가셨군요!!
    알리슨 님 덕분에 미얀마 구경도 해 봅니다.
    번쩍거리는 황금색 건물들이 이국적이네요.
    주윤발이 왕으로 나왔던 “애나 앤드 킹(왕과 나)” 생각이 나요.

    형제분들 우애 좋으신 거, 정말 부럽습니다.
    서로 안부도 자주 묻지 못하고 사는 저로서는
    형제들끼리 여행 간다는 게 꿈만 같네요.

    고향의 정겨운 풍경도, 추억도 고이 간직하시고
    2학기를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Alison
    '23.7.12 3:42 AM

    hoshidsh님 감사합니다. 9월에 새학년이 시작되니 또 열심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 9. 예쁜이슬
    '23.7.11 10:32 AM - 삭제된댓글

    아니 진정 50대가 맞으십니까??!!!!
    진짜 30대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Alison님도 남매간 우애가 깊으시군요
    저도 오빠랑 어릴때부터 사이가 참 좋은데
    우연히 오빠의 주름살이며 헌머리를 보는데
    가슴이 넘 아프더라고요ㅠ

    늘 멋진 여행기 올려주셔서
    대리만족하며 잘 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 10. 예쁜이슬
    '23.7.11 10:33 AM - 삭제된댓글

    아니 진정 50대가 맞으십니까??!!!!
    진짜 30대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Alison님도 남매간 우애가 깊으시군요
    저도 오빠랑 어릴때부터 사이가 참 좋은데
    우연히 오빠의 주름살이며 흰머리를 보는데
    가슴이 넘 아프더라고요ㅠ

    늘 멋진 여행기 올려주셔서
    대리만족하며 잘 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 11. 예쁜이슬
    '23.7.11 10:34 AM

    아니 진정 50대가 맞으십니까??!!!!
    진짜 30대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Alison님도 남매간 우애가 깊으시군요
    저도 오빠랑 어릴때부터 사이가 참 좋은데
    우연히 오빠의 주름살이며 흰머리를 보는데
    가슴이 넘 아프더라고요ㅠ

    늘 멋진 여행기 올려주셔서
    대리만족하며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Alison
    '23.7.12 3:46 AM

    예쁜이슬님 저를 젊게 보셨다니 제가 사진을 흐리고 왜곡되게 찍힌 사진을 써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 사실 저는 관리를 못해서 제 나이보다 더들어보이는 편이예요. 그리고 사진에서 키가 크게 나왔는데 사실 160도 안되는 단신에 통통한 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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