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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이 새벽이 좋아서

| 조회수 : 9,693 | 추천수 : 7
작성일 : 2019-07-16 02:51:07




롯지 무쇠후라이팬(? 저거 이름이 따로 있는데 ㅎ)을 차 트렁크에 몇 달을

덜컹거리며 싣고 다녔습니다. 까먹고 있다가 심한 커브와 돌출 때 아차~ 하다

주차할 때는 당연 까먹고~


이러다 영양실조 걸려 가시겠다싶어 트렁크 속에서 꺼냈습니다.

뜨거운 물에 녹 씻어내고

다시 달구고 대파로 뽂아내고 뭐 밤 12시를 넘기면서

제 모양이 나옵니다.


아새끼들 고기는 삶아 먹여야하니 한 귀탱이 날라가고

제 먹을 거 레어로 할 거라고 용을 썼으나

하도 오랫 만에 구우니 감도 떨어지고

아새끼들 고기 냄새에 난리통

겨우 접시에 담아 먹으려니 컹컹~ 난리

이미 식어 푸석한 스테이크로

뭐 소주 안주라 생각하고 먹는 수밖에 달리~~^^



요며칠 전에 저지른 아주 미련한 짓 중 하나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도서관에서 빌린 겁니다.

베게를 삼아도 될 정도의 두께에다 무슨 용맹심으로

그날 빌린 책 중 제일 먼저 들고 앉았습니다.


직전에 보던 책에서 푸코가 나왔으니 자동으로 빌렸고

성의 역사에서 포기한 푸코를 왜 지금?

모르겠습니다.

일단 광기의 역사 책 서문부터 너무 섹시했습니다.

푸코는 동성애자입니다.

가끔 게이 남자친구가 있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인생 엮일 필요가 없어서^^)


4시간만 바짝 보면 이 책를 끝낼 수 있습니다.

내일이면 그 두꺼운 책을 도서관으로 다시 던질 수 있지요. 크하하하

칸트 순수이성비판이래 가장 곤욕을 치른 책 중 하나입니다.

중간에는 활자만 본 부분도 있고,

후반부 근대에 들어서는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 책을 보다보면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 그 영화가 생각납니다.

소외가 광기, 그 광기가 어떻게 정신병원으로까지

역사적으로 변화되어 과정을 집요하게 파헤칩니다.


# 저는 사주팔자, 명리를 인간을 이해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용서보다는 깊이가 있지만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책들과

이 업계 사람들의 명리 우상화는 영~ 제게 안 맞습니다.


우리 삶에서 우주, 자연은 사라지고

환경이 대신한지 오랩니다.

90년대 태어난 어이들은 태어날 때 병원 실내온도로 환경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아파트의 실내온도로 이어지고

부모의 땅 집 돈이 또 환경입니다.

저는 사주를 볼 때마다 이걸 어떻게 현재를 읽어낼 것인가

고민이 많습니다.

뭐 아는 게 적어서 더 그렇습니다.


상담의 구조를 조금 들여다보면 자기 문제를 일종의 아웃소싱하는 겁니다.

이렇게 외주를 주다보면 계속 의존하는 모양새로 갑니다.

오늘 만난 처자는 저더러 자기의 주치의라고까지~헐

기함하면서 서점가라고 떠밀었습니다.

서점 가든지 집 대청소를 하든지

사소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일터는 하루종일 사랑합니다 고갱님 소음으로 있다보니

이런 침묵의 시간이 너무 좋아 잠자기가 아깝습니다.


노래 하나 올리고 물러납니다.^^

슈퍼밴드 끝나고 무슨 낙으로 사나싶더만

배우 한석규가 이어줍니다.

아~ 텔레비를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ㅎ


dire straits의  telegraph road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1Wp2ASqyxI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대중
    '19.7.16 3:08 AM

    광기의 역사를 대학 1학년때 첫 독서모임에서 읽었었는데 너무 읽기 힘들었던 기억만 있었거든요. 고고님 글을 보니 20년이 넘어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 잠시 생각했는데... 못할 것 같아요. 쇠고기를 보니 방금 끓인 삼계탕을 어쩌지 라는 잡생각이 들었네요 ㅎㅎ

  • 고고
    '19.7.17 12:19 AM

    드디어 끝까지 봤습니다.
    but 한번 더 봐야 감을 느끼겠습니다. 근데 지금은 도저히 못 보겠고^^
    레미제라블 앞부분에 지하, 나병환자가 나오는 장면이 이해가 됩니다.
    그 시절 종교가 나병환자를 어떻게 이미지화했는지
    그 후 정신병자도
    구제한다는 명분 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갈수록 저는 더 야무진 무신론자가 되어 갑니다.
    오늘은 친구랑 삼겹살 먹었습니다. ^^

  • 2. 철든마마
    '19.7.16 4:49 AM

    새벽에 비 소리에 잠이 깼는데 운좋게 고고님 글을
    보네요^^

    몇년전에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 읽었었는데 ...
    읽다.. 말다.. 다 완독했나? 가물하네요?

    안봐도 푸코의 책이 얼마나 두껍고 깊을지 짐작이 됩니다~

    저는 사주에서 용신잡는게 아무래도 모르겠어서
    (여기저기 봐도책도 다르더군요..)그부분에서 늘 포기를ㅠ

    정말 알면알수록 어려운게 사주인듯 합니다.

    깊은밤 빗소리와 덕분에 좋은음악 잘듣고 갑니다...
    야채와 스테이크와 소주 캬~~

  • 고고
    '19.7.17 12:24 AM

    에코 영감도 매력적이지요.^^

    저는 사주를 혼자 공부하면서 윤곽을 잡아가는 중입니다.
    한 사람의 삶을 사주 기준으로 대운 세운까지 흐름을 읽어갑니다.
    오행 기준으로 용신을 잡을 수도 있지만
    저는 육친과 십신을 같이 봅니다.

    낭월 박주현 선생 용신 단행본을 봤고, 강헌 좌파명리 벙커 강의 짬짬이 봅니다.

    명리를 어렵게 접근하면 더 어렵더군요.
    저는 보다가 속 터지면 다른 책 봅니다.

    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이야기니 통하는 바^^

  • 3. 테디베어
    '19.7.16 8:22 AM

    새벽을 좋아하는 고고님~
    아직 총균쇠 반도 못 읽은 저는 언제 광기의 역사를 보려나요.
    쉬운책과 섞어 열심히 읽어 볼랍니다.
    아이들 쇠고기 먹어서 든든하겠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달려봅시다^^

  • 고고
    '19.7.17 12:25 AM

    광기의 역사는 아주 더운 여름날 더 열받칠 때 보심 됩니다. ㅎㅎ

    먹어도 먹어도 더 먹고 싶어하는 저나 아새끼들
    똑같습니다. ㅎ

    달리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4. miri~★
    '19.7.16 9:52 AM

    다 식어 푸석한 스테이크도 기분좋게 드셨으리라 믿슙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고고
    '19.7.17 12:26 AM

    푸석한 스테이크는 잘 구운 삼겹살보다 못하더이다^^

  • 5. 아뜰리에
    '19.7.17 12:10 AM

    헛헛한 마음의 오늘 고고님 글 보니
    반갑고 정겹고 위로 되고.
    그러합니다

  • 고고
    '19.7.17 12:27 AM

    저도 부엌이야기하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뻔뻔하게 이어가면서
    위로 받습니다.
    이러합니다.^^

  • 6. 소년공원
    '19.7.17 2:01 AM

    저도 독서 좀 해보려고 오늘 아침에 아이들 데리고 동네 도서관에 갔는데...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은 왜그리 죄다 두꺼운지...
    읽다가 지칠 것 같아서 못고르고 (영어로 된 책은 아무리 재미있어도 너무 두꺼우면 읽다가 먼저 지치더이다 :-) 얇은 책은 재미가 없어보이고...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글로 된 책좀 읽어봤으면...

  • 고고
    '19.7.18 2:10 AM

    저는 영어로 된 책을 좀 보고싶습니다. ㅎㅎㅎ

    지금은 번역이 너무 좋아졌어요.
    80년대만 해도 번역이 다른 책으로 둔갑했었지요.

    골 아픈 책은 두꺼워야 존재감이 나나 봅니다.
    여기나 저기나~~^^

  • 7. 해피코코
    '19.7.17 7:21 AM

    혼자만의 조용한 새벽...
    고고님 글은 언제나 위로가 되고 정말 좋아요.
    슈퍼밴드 호피폴라도 좋았지만 저는 퍼플레인 응원했었는데...
    정말 아쉽고 벌써부터 슈퍼밴드 시즌 2가 기다려지네요.
    올려주신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 고고
    '19.7.18 2:09 AM

    코코님의 요리가 있으니 제가 이리 개겨도 됩니다. ㅎ

    9개월에 걸쳐 준비했다고 하니
    내년 봄 지나야~~

    전철에서 슈퍼밴드 아이들 음악 찾아 듣는 재미도 좋습니다~~^^

    음악과 술, 글은 저의 친구들이라~~ㅎ

  • 8. 쑥과마눌
    '19.7.17 2:11 PM

    새벽에 올리는 글은 언제나 진리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

  • 고고
    '19.7.18 2:05 AM

    이장희의 간밤에 쓴 편지처럼 아침에 보면 좀 그려요~^^

    지금은 비와요.

    빗소리가 얼마나 힘차게 내리는지
    한 시간만 더 놀다가 자려구요.

    그나저나 쓕부인의 시와 글을 기다린다오

  • 9. 구운몽
    '19.7.28 5:35 AM

    사주 공부를 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효신살이죠.
    밤을 새는 부엉이..ㅎㅎ
    언제 한번 깊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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