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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산지재료와 솔이엄마의 부지런함이 만났을때

| 조회수 : 13,795 | 추천수 : 6
작성일 : 2019-11-18 00:30:50

사랑하는 82식구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네요.

곧 겨울이 오겠고, 곧 12월이 오겠고

그러면 저도 또 한살 더 먹겠고...어흑...

저는 원래 복잡하게 생각을 안 하는 편이라...

사실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밥해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요.

솔이네집 소소하게 밥해먹고 산 얘기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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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일에 바쁘고, 정오를 전후해서 출근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학원에 가야 하는데 그걸 못 챙겨줘요.

그래서 미리미리 반찬이랑 간식을 만들어 두고

아이들에게 챙겨 먹으라고 할 때가 많답니다.


어묵을 10센티 길이로 얇게 잘라서,

고춧가루, 다진청양고추, 물엿, 간장, 식용유를 넣고 조물조물 한 뒤에

후라이팬에 약한불로 볶아서, 참기름과 소금 약간 넣은 밥을

4등분한 김에 말아주면 매콤하고 고소한 꼬마김밥이 됩니다.



카레는 아이들과 친정엄마가 좋아하셔서 자주 하는데요.

저는  카라멜라이징을 한 양파와 기름기 없는 소고기를 듬뿍 넣고 카레를 만들어요.

카레를 한 날은 친정엄마를 꼭 오시라고 해서 밥상을 차려드린답니다.



아이들 반찬으로 쏘세지 야채볶음을 만들었던 날인가봐요.

비엔나소세지는 칼집을 내서 뜨거운 물에 데치고,

토마토케찹, 고춧가루 약간, 물엿, 다진마늘, 간장으로 양념장을 만들어서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먼저 소세지를 넣고 볶다가 양념장을 붓고

마지막으로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서 후루룩 볶아냈어요.




감자도 몇 알이 남아있길래 청양고추 넣고 매콤하게 졸였구요.




밥도 새로 지어놓고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 놓아도,

밥 차려먹기 귀찮은 자슥들은 라면 끓여먹고 학원에 갈 때가 있답니다.

처음에는 그럴 때마다 서운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




날이 추워지면서 제 주위에는 농사를 갈무리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고추랑, 무랑 배추와 양파, 고구마, 상추까지 막 가져다 주셔요.

그러면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깍두기도 만들고 양파장아찌도 만들고

국도 끓이고 찌개도 끓이고 지지고 볶고 삶고 찌며 부지런을 떨지요.




15층에 사는 동생이 시댁에서 배추와 사과, 고구마를 가져왔다고 나눠주길래,

소고기를 듬뿍 넣고 배추된장국을 끓여서 한 냄비 나눠주었고요.




고구마는 압력솥에 쪄서 우리 둘째 간식으로 먹으라고

급하게 쓴 메모를 남겨두고 출근했어요.




11층 할아버지께서는 다발무 한 푸대와 시금치를 뽑아다주셨어요.

냉장고에 무가 가득하니 어찌나 든든한지. 코다리찜도 해먹고 무생채도 해먹었습니다.




시금치는 뿌리채로 뽑아서 이렇게 깨끗하게 다듬어 주셨어요. 

시금치잎이 야들야들하고 뿌리도 가늘어서 뿌리채로 삶아 무쳤답니다.




오이하나 무치고 사골국에 국수도 듬뿍 넣었는데

이 날 밥상의 주인공은 시금치 무침이었어요.




이 날은 어느 주말이었나봐요.

친정엄마, 남편, 큰아이, 작은아이, 저까지 다 모여서

사골국에 국수도 한덩이씩 넣고 맛있게 점심을 먹었네요.




사골에 사태도 한근 넣어서 같이 끓였더니 고기 듬뿍 사골국이 되었습니다.




어제 엄마가, 11층 할머니가 시금치를 또 주셨다며 삶아서 가져오셨어요.

저는 왜 시금치만 보면 김밥을 말고 싶은 걸까요.

달걀도 없고 햄도 없고 어묵도 없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만 김밥을 쌌답니다.

우엉조림은 식구들이 잘 먹지 않아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는데

김밥에 듬뿍듬뿍 넣어주었더니 식구들이 잘 먹더라구요.

주말맞이 냉장고 잔반처리 성공!




김밥 만드는 김에 진한 멸치육수를 내서 잔치국수도 끓였어요.

국수위에 얹는 꾸미는 호박볶음, 유부, 파, 달걀지단을 올렸습니다.




주말이라고 늦잠자는 큰아이한테는 따로 밥상을 차려주고요.




부녀회장님께서 주신 무 두 포대로 무김치를 담았어요.

친정엄마랑 합동작전으로 빨리 끝냈지요.




저는 일산에서 15년 이상을 살았고,

친정엄마는 제 곁으로 오신지 이제 2년도 안됐는데

동네 아주머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저의 사랑 부녀회장님까지

싹다 저보다 엄마를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ㅎㅎㅎ

이웃분들이 주신 배추와 무, 갓이랑 대파로,

며칠 전에 엄마랑  김장을 담아서 냉장고에 저장해두었습니다.

친정엄마도 받은 것 만큼, 어쩌면 그 이상 베푸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창밖으로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립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인간은 감정 복사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는다지요.


11월에는 많이 많이 웃으시고,

잘 웃는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시길.


사랑하는 이들이여

굿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광년이
    '19.11.18 12:52 AM

    1등이요!

  • 솔이엄마
    '19.11.18 12:53 AM

    어맛! 광년이님~ 쪼옥!

  • 2. 광년이
    '19.11.18 12:55 AM

    일단 달고...ㅎㅎㅎ

    아우...배가 스물스물 고파오는데 김밥 냄새가 막 모니터를 뚫고 나와요. 시금치를 입에 넣은 듯 달착한 맛이 막 느껴지고...쏘야에 맥주 먹으면 정말 맛있겠다 싶은 순간 침이 콸콸 나옵니다. 못 참고 야식 먹으면 어쩝니까...ㅠㅠ

    솔이엄마님도 빗소리 들으며 따뜻한 이불 속에서 좋은 꿈 꾸세요~

  • 솔이엄마
    '19.11.18 12:58 AM

    ㅎㅎㅎ 실시간 댓글이네요.
    배가 스물스물 고파올 때는 얼른 잠자리에 드는 것이 답이죵.^^
    저도 이제 얼른 침대안으로 들어가야 할까봐요.
    따뜻한 댓글 늘 고마워요~^^

  • 3. 소년공원
    '19.11.18 2:05 AM

    진정으로 부지런하신 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국수 사리가 어쩌면 저리 예쁘게 동그랗게 말렸을까요?

    솔이엄마님 일산 생활 15년이라구요?
    저는 명왕성 생활 15년차 입니다.
    제가 없는 일산을 지켜오고 계셨군요 :-)

  • 4. Step
    '19.11.18 3:46 AM

    가족에게 음식에 정성을 다하는 분. 정말 좋은분이실것 같아요.
    집밥, 엄마밥을 연상하게 해주는 따뜻한 글, 사진에 제 마음도 따듯해지네요 (음식들이 그림에 떡일지라도 ^^)

    저는 서유럽에서 15년째 살고 있습니다 ;-)

  • 5. 봄처럼
    '19.11.18 8:43 AM

    아침에 솔이맘님 글을 열어보는게 아뉜데,,,
    설겅설겅 집밥해먹는 아짐 자극제요,
    다시금 부지런 떨게 만드는 무셔운 분인데 아껴둿다가
    많이 피곤한 밤에 열어봣어야해요
    우리집 꼬맹이 저녁으로 꼬마김밥 따라 할것같은
    느낌적인느낌 알쥬^^

  • 6. 테디베어
    '19.11.18 9:45 AM

    베푸시는 엄마와 솔이엄마님으로 풍성한 재료가 가득하네요~
    그 재료를 바로바로 척척 요리로 변신 시키는 솔이엄마님 정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꼬마김밥도 시금치 넣은 김밥도 사골국도 카레도 정말 정성으로 가득한게 너무 맛있겠습니다.
    남은 11월 12월도 행복하게 잘 지내십시요^^
    감사합니다.

  • 7. 빛그림
    '19.11.18 10:02 AM

    솔이맘님 밥상보면 넘 행복해져요.
    제 눈앞에 그대로 차려져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 돌려막기 메뉴 고갈될때
    늘 솔이맘님 글 찾아 보는데
    이번엔 매콤한 어묵 김밥 좀 해줘야 겠어요.

    아래 동그랑땡 남자분 못지 않게 멋지신 솔이맘님♡

  • 8. 치로
    '19.11.18 11:41 AM

    어쩜. ㅜㅜ 너무 부지런하세요. 그런데 이상하게 늘 글보고 사진보면 행복해지고 그래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여러번 읽게 됩니다.
    진짜 존경스러워요.

  • lana
    '19.11.18 12:57 PM

    치로님
    실례지만 혹시 예전에 스케이트 타시던, 남자 애기 두명이 김밥에 고기만 넣어주면 감격하던 그 치로님 맞으신가요?
    어찌 지내시나 궁금했는데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글 기다리고 있어요.

  • 9. 지혜를모아
    '19.11.18 11:43 AM

    앗 일산~ 저는 옆동네 ㅋ
    밥상이 너무 예뻐요 그림 같아요^^
    특히나 저 위에 꼬마김밥 바로 따라 해먹어볼께요~~
    귀한 사진 글 항상 감사합니다

  • 10. lana
    '19.11.18 12:58 PM

    단 거 먹지 말고 먹어, 응?
    단이가 어머님 말씀 음성지원 되어서 저날은 고구마랑 단감 먹고 국에 밥도 말아 먹고 학원 갔을 갓 같아요.
    사랑을 실천하시는 솔이어머님과 솔이 할머님 존경합니다.

  • 11. 넓은돗자리
    '19.11.18 4:27 PM

    으아악!!! 다 먹고 싶어요.
    사진이 잘 찍힌거라고 우겨봅니다.
    주변에 텃밭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재료 자체로도 너무 맛나보여요.

  • 12. 우탄이
    '19.11.18 4:46 PM

    다 먹고싶네요ㅠㅜ
    솔이맘님 넘 멋지세요!!!!!!!

  • 13. 행복언덕
    '19.11.18 5:33 PM

    우와! 정갈한 밥상 멋집니다.
    나이먹을수록 하기 귀찮아서 그냥 대충 때우는데.. 그능력이 부럽습니다.

  • 14. 고고
    '19.11.18 11:07 PM

    글자와 요리가 한 몸입니다.
    어찌그리 예쁘신지
    솔이엄마님의 부지런함에 저는 더 게으르게 살자고 다짐합니다. ㅎㅎㅎ

  • 15. 쑥과마눌
    '19.11.19 1:58 AM

    아..뤼스펙~
    새해에는 나도...아니야..아니야..넘을 수 없을꺼야.
    새해에도 뤼스펙하기로..!

  • 16. lulu
    '19.11.19 9:49 AM

    어머나~!! 따님 이름이 단아예요^^? 울 첫째 아이 이름도 단아..
    같은 이름 반가워서 댓글 남겼어요 ㅎ

  • 17. 민뚱맘
    '19.11.19 8:05 PM

    백만년만에 아이디가 풀려 글을 쓰게 되는 민뚱맘입니다.
    솔이엄마 팬~이예요 ^^
    정말 뜨끈하고 부지런한 사람 솔이엄마
    년수 나오지만 알랍뽕~입니다

  • 18. 호옹이
    '19.11.19 10:39 PM

    와 음식들이 다 어쩜 이렇게 맛깔스러워 보이나요.
    꿀꺽-

  • 19. 백만순이
    '19.11.20 10:53 AM

    혹시 그집에 집요정이 살고있는건 아닌지 의심이 되는군요!
    저렇게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을, 심지어 일도하시면서.......어떻게 차려내시는거죠?!
    일단 다른건 다 두고 분홍 뿌리가 이쁜 시금치나 한단 집어와서 얼른 무쳐야겠네요

  • 20. 요조마
    '19.11.21 10:39 AM

    평범한 재료들을 가지고도 이렇게 멋지게 변신해 주시니 식재료들이 솔이엄마님께 항상 고마워할듯 합니다...저 역시 늘 변함없이 좋은식단 올려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 21. 아니카씨
    '19.11.22 11:24 AM

    스크랩!!! 꺄울~ (전부 따라해볼랍니다)

  • 22. Harmony
    '19.12.8 12:25 AM

    사랑과 정성이 넘치는
    따뜻한 하나 하나의 음식사진들

    솔이엄마님은
    사랑 그자체십니다.~
    애들이
    가족분들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옆에 살면서 닮고싶은 분 입니다. 추천 누르러 갑니다. ^^ ===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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