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버님께 아직 하고 싶은 말씀도 못 드렸는데 떠나시려나봐요

못난며느리 조회수 : 1,245
작성일 : 2010-08-15 21:33:37
온종일 멍하고 무슨 생각으로 있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버님이 올해 칠순이신데, 저번주부터 감기 걸리셨는데 주말이고  그래서 병원에 늦게 가셨거든요.
폐렴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원래 폐쪽이 안 좋으셔서 그냥 그러려니 했고, 입원하시고 좀 쉬시면 괜찮으실 줄 알았어요.
어제 아이들과 문병갔는데 작은 애가 너무 난리를 치고 그래서 제대로 뵙지도 못하고 왔죠.
근데 밤새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셔서 지금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하고 계세요.
남편은 지금 병원에 가있고, 전 애들과 집에서 소식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눈물만 나고 후회만 계속 됩니다.
전 경상도에 시집온 서울 며느리인데, 여기 사람들은 서울사람들이 다들 사근사근하고 그런줄 알더군요,
전 정말 곰같은 며느리에요, 다정하고 그런거랑 거리가 멀죠,.
아버님은 좀 귀엽고 깜찍하고 애교많은 사람 좋아하는데, 전 한 번도 그런적 없어요.
근데 어제 사촌동서가 면회를 왔는데, 아버님 손을 덥썩 잡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더군요.
그게 어찌나 부럽던지,,,,저도 그러고 싶은데 안 하던 행동이 선뜻 나오지 않더군요,
그냥 "아버님, 애들 걱정말고 푹 쉬세요, 다음주에 또 올게요" 이딴 소리나.
저 사실 하고 싶은 얘기 많았거든요.

"아버님, 빨리 나으시면 우리 여행가요, 멀리 여행간 적 한번도 없잖아요, 그리고 아버님 좋아하시는 김영임 콘서트도 보러가구요, 진작에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맨날 핑계만 대다가 이렇게 됐네요.
아버님, 정말 이렇게 돌아가시지 마세요.
큰 애 대학가는 것 보고 돌아가실거라고 늘 말씀하셨잖아요."
비행기 한 번도 못타보신 아버님 모시고 꼭 여행 한 번 가고 싶었는데
그게 그냥 바람으로만 끝날까봐 겁나네요.

IP : 222.119.xxx.1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스함
    '10.8.15 9:38 PM (119.67.xxx.202)

    원글님 글을 읽노라니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나려해요
    참 착한 며느리 인데 속으로만 ..겉으로는 표현을 못하셨군요
    아버님이 원글님 맘 잘아실꺼예요
    어르신들은 건강하신것 같아도 아프시면 갑자기 나빠지고 하더군요
    원글님 맘을 아버님이 아셔서 건강하게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2. 칠순
    '10.8.15 9:39 PM (121.155.xxx.59)

    에궁~~~저희도 올해 시어머니 칠순이시라 한번은 꼭 쾌차하셔서 이런 며느님 효도 받으셨으면 얼마나 좋을실까요

  • 3. 에고
    '10.8.15 9:42 PM (211.47.xxx.10)

    저도 시아버님 보낼때가 생각나서 가슴이 짠합니다.

    의사선생님의 마지막 통보받고 준비하느라
    집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엉엉 울면서 왔던 기억이 나네요.

    건강히 일어나실거에요.
    기운내세요.

  • 4. 뚝뚝하다
    '10.8.15 9:58 PM (59.23.xxx.246)

    하시지만 아니에요.
    이런 며느리들 이곳에도 많으시겠죠?
    일어나셔서 여행 함께 하시기 저도 빌겠어요.
    행하려하나 부모가 계시지 않는다는 옛말도 있어요.
    부모님은 그런 존재시죠.

  • 5. 힘내시길
    '10.8.15 9:59 PM (116.40.xxx.111)

    우선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꼭 털고 일어나시길 바래요...
    그리고 지금이라도 해드리고 싶은 얘기 있으면 꼭 해드리세요.

  • 6. 순이엄마
    '10.8.15 10:38 PM (116.123.xxx.56)

    아버님 소식 듣고 주저 앉았어요. 지금도 지나다가 아버님 닮은분 보면 ... 돌아가시기전에 이야기 해주세요. 청각이 제일 늦게까지 살아있다던데...

  • 7. 에이고
    '10.8.15 11:34 PM (175.196.xxx.136)

    참 마음 고우신 분이시네요...
    여기서 하도 '시"자 욕하는 분들만 많이 봐서 님처럼 시아버님 그리는 글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려해요...
    저도 이참에 시아버님께 안부전화드릴려구요..

  • 8. 홍냥이다
    '10.8.16 6:24 PM (116.121.xxx.65)

    니 글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아침에 전화왔는데 애가 징징거리는 바람에 통화도 못하고.
    속이 말이 아니지..믿기진 않지만. 나도 그랬고. 보면 눈물만 나고 말도 못하고..암튼 그랬지.
    그래도 후회 많이 되니 하고 싶은 말 하거라. 목이 메어 다 못해도 조금이라도 해보렴...
    장례식장에서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더라구. 그 추억땜시..남은 사람이 괴롭더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8561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 보다가 엉엉 울었어요... 2 미쳤다 2010/08/15 1,916
568560 이제껏 내가 산 청소용품중... 18 청소하고시퍼.. 2010/08/15 3,041
568559 기가막혀 3 그것이 알고.. 2010/08/15 919
568558 좋은 노래들 추천 좀요~ (mp3다운 이용권 만료 전날이라..;;) 14 음악 2010/08/15 787
568557 전세대출 신랑이 꼭 받아야하나요?? 2 d 2010/08/15 298
568556 운전 연수 샘 중 윤운* 선생님 연락처 아시는 분.. 3 운전연수 2010/08/15 659
568555 82 최고의 레벨은 몇분이나 계실까요? 15 최고봉 2010/08/15 1,582
568554 아파트에 사시는분 일반화재 보험 따로 드셨나요? 3 궁금이 2010/08/15 619
568553 아버님께 아직 하고 싶은 말씀도 못 드렸는데 떠나시려나봐요 8 못난며느리 2010/08/15 1,245
568552 가족사진 찍을때요 1 칠순 2010/08/15 204
568551 책 좋아하시는 분들, 도서 무료배송인 곳 있나요? 10 2010/08/15 1,019
568550 옥탑방있는 아파트 꼭대기 층 관리비가 많이 나오나요? 4 관리비 2010/08/15 1,358
568549 첫아이 한방(?)에 성공하신분들 둘째도 한방에 성공하셨나요? 16 한방 2010/08/15 1,264
568548 생리전증후군이 너무 심한데요.. 3 괜찮을까요?.. 2010/08/15 714
568547 신장* 블라우스 가격.. 6 허걱 2010/08/15 1,358
568546 뒷목에서 땀이 많이 나요. 3 ... 2010/08/15 902
568545 코스트코 르쿠르제 질문드려요. 2 .... 2010/08/15 1,185
568544 집 샀는데요.. 괘씸한 매도자에게 소송을 걸려 합니다. 도와주세요. 3 .. 2010/08/15 2,968
568543 겨드랑이냄새가 갑자기 심하게나기시작했어요ㅠㅠ 5 중2아들 2010/08/15 1,752
568542 *좋은글*앙드레김 선생님의 한 인터뷰 3 행복하시길 .. 2010/08/15 920
568541 응급!!!!@! 과산화수소병을 코에 가까이 대서 심각해요!! 5 급급 2010/08/15 831
568540 5일정도 계곡에서 낚시도 하면서 다슬기를 너무 많이 잡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37 ㅜ ㅜ 2010/08/15 2,721
568539 자동차검사 받는걸, 지난줄도 몰랐네요.. 7 ... 2010/08/15 469
568538 월요일 오전에 고속버스터미날 포목점 여나요? 베게커버맞추.. 2010/08/15 111
568537 비누받침 5 홍한이 2010/08/15 698
568536 애들 둘 (초1 5세)델꼬 청계천 가는거 가능할까요? 3 궁금이 2010/08/15 273
568535 볼륨매직을 하려고해요.. 3 머리머리 2010/08/15 1,026
568534 송창의 vs 이상우 vs 이상윤중 누가 젤 좋으세요? 38 ^^ 2010/08/15 5,312
568533 경옥고가 비싼 이유와~그 효과에 대하여~? 14 비실이~ 2010/08/15 2,339
568532 보통 경기도권 원어민 회화 과외(성인)는 얼마나 하나요? 2 공부하자 2010/08/15 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