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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학생을 대학가게 만들어 주는 학교가 있긴 하더라구요.
제가 몇년 전에 같은 중학교의 3학년 아이들 그룹과외를 한 적이 있어요.
그 그룹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고 하니.. 곧 죽어도 인문계 고등학교를 보내야겠다고
각 반 꼴통들(어.. 미안타 애들아.. 하지만 니네 진짜 그랬다;;;) 엄마들이
물어물어 긴급 과외해줄 선생님을 찾다가 어찌어찌 제게 연락이 닿아 반년 정도 수업을 했어요.
애들 상태요...................... 아주.........아주................ 심란했지요..................
학원 좀 다녀본 웬만한 초등 5학년 애들보다 더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이었어요.
중3 애들 데리고 주중엔 be 동사 일반동사 구분시켜주고 -_-
그래도 내신 점수는 바닥은 면해야 하니 주말엔 1주일간 학교에서 진도 나간거 기계적으로 달달 암기시키고..
어떻게 어떻게 겨우 인문계 고등학교 갈 꼴찌 성적이라도 만들어주고 고등학교 입학할 무렵 헤어졌지요.
그런데 그 중학교 있던 동네에 저희 도시에서 아주 이름난 명문고등학교가 있거든요.
과외했던 아이들 중에 한명만 빼고 다 그 고등학교를 갔어요.
배치발표 나던 날 엄마들이 이제 됐다, 이제 됐다, 대학교 이름이라도 붙은덴 가겠다 하셔서..
속으로는 "설마요...................... 쟤들이 4년제 대학 들어가면..... 제 손에 장을..............."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 학교 소문대로 애들 공부 시키는게 장난 아니더라구요.
임시소집일인가요? 1학년 입학 전에 먼저 애들 학교에 모이잖아요?
백과사전 두께만한 문제집이며 숙제거리를 들고 애들이 축축 쳐져서 돌아오는데
참 용하기도 하지요. 그걸 애들이 다 해내긴 하더라구요. 소문과 분위기에 압도되서 그랬는지..
입학하고 처음엔 애들이랑 문자도 좀 주고받고 그러다 차차 잊고 살다가
올 봄에 얘네들이 잘 갔으면 대학 신입생일텐데.. 뭐하고 지내나 연락해보니
헐.. 헐.. 헐!! 세명이었는데, 한놈은 지방이지만 국립대 사범대 수학교육과 들어가고,
또 한놈은 교대 들어가고, 다른 놈은......... 얼~ 미술을 좀 하더니 꿈에도 못 그린 "인 서울" 하였답니다.
(혼자 다른 고교로 배정받았던 아이는 연락이 안된다고 하구요)
어허허허허허허......... 그 고등학교가 괜히 명문이 아니었구나.. 했지요.
한 해 스카이 합격생 몇십명 씩 배출시키는 것도 명문이겠지만
대학이라곤 상상도 못 했던 우리 꼴통들을 떡하니 대학생 형아들을 만들어 놨으니..
여기가 광주인데요, 이 지역 선생님들이 한맺힌 듯 애들 죽어라 공부시키는 경향이 있기도 해요.
사립고 같은 경우는 그 연륜과 경험이 대대로 내려오다 보니 대학 입시철에 수시입학부터 전략짜는게 장난아니지요.
마치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누구도 상상 못 했던 자리를 발견하여 애들을 집어 넣는다고나 할까요.. ;;
물론 애들이 대학생이 됐으니 이제 인생 폈냐 물으신다면 그건 두고봅시다 할 일이지만
"am are is는 be동사" 를 그렇게 못외워 욕먹고 매맞던 그 시절 중3 애들이 고등학교 잘 들어가
대학생이 되고 오랜만에 연락된 제게 "쌤~ 술 한잔 사 주세요~" 소리까지 할 만큼 잘 컸다니
거 참.. 제가 다 그 고등학교 선생님들께 감사하더라구요.
어.................저 할일도 많은데 왜 이렇게 수다나 떨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요.
암튼 저도 학군이 중요하다는 말엔 찬성합니다요.
1. **
'10.6.23 10:42 PM (114.203.xxx.197)아유, 그 학생들 웬지 귀여울 것 같아요.
요즘 광주지역의 진학율이 높더니
그런 열정과 전략이 있었군요.2. 이야
'10.6.23 10:47 PM (116.34.xxx.13)이야 거기 선생님들 진짜 대단하시네요.
3. ㅇ
'10.6.23 10:51 PM (125.186.xxx.168)광주일거라 생각하고 읽었네요. 거긴 학군보단 전반적으로 성적 좋지 않나요?
요즘보단 90년대 전후?엔 훨씬 좋았을거예요.평준화고교들인데도 입시성적이 비평준만큼이나 좋았었던듯..4. ...
'10.6.23 11:02 PM (59.10.xxx.25)저 아는 사람도 광주에서 고등학교 나왔는데 일반 고등학교인데도 담임선생님이 하루에 영어단어 10개씩 외우는거 한명씩 체크했대요. 그 덕에 영어공부 도움 많이 되었다고 그러더군요
5. ...
'10.6.23 11:06 PM (180.69.xxx.185)광주 쌤들은 입시철이면 다 모여서 같이 진학지도를 고민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원서영역이 탁월하신거라고...
6. 제가 썼어요
'10.6.24 12:58 AM (116.125.xxx.197)제가 아침에 베스트 학군글을 썼답니다 전학하기 전에는 축 늘어져서 학교 가던 아이가 학교에서 먹는 밥도 맛있다 선생님 공부도 재미있다 쉬는 시간도 좋다 하니까 아 전학 하기 정말 잘했구나 싶어서 게다가 저번에 참관수업 했더니 어느 중학교에서 전학왔냐 물으시길래 ** 중학교다 했더니 참 잘하셨다고 -_-;; 선생님 몇분도 그러시니...
그리고 저도 광주랍니다 그리고 아들 키우는 엄마라면 (특목고 진학자 빼고) 저 사는 곳에서는 다들 그 학교를 보내고 싶어하더군요 ^^* 원글님도 아마 그 학교가 아닐까 싶은데....7. ㅇ
'10.6.24 8:52 AM (125.186.xxx.168)광주에서 SKY를 하나도 못보내는 고등학교가 있다고요? 어딘지 궁금하네요
카이스트나 포공, 혹은 의대로 몰리는게 아니구요?8. 진짜로
'10.6.24 1:44 PM (211.54.xxx.179)광주쪽이 진학률이 좋긴하더라구요,,,
스카이는 못보낼수도 있다고 봐요,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는건 겪어보시면 알거에요,
근데 원글님 말대로라면 참 대단하네요,
전 대치동 특목고 실적에 코웃음 치는게요,,,원래 잘하던 애들 데려다가 실적내는거 누가 못하나요,,,걔네들은 독학으로라도 할 애들이에요,
문제는 이렇게 안되던 애들을 되게 만드는거지요,,,
정말 좋은 분들이시네요,,,원글님도,,,그쪽 선생님들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