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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최선다했는데..

에효... 조회수 : 1,672
작성일 : 2008-09-30 21:08:22
고3  딸아이..
덩치가 커서인지 아주 느리고,  얼굴도 솔직히 예쁘지 않고, 머리도 그저 평범하지만,
성실하고, 생각 건전하고..시사문제에 관심많고...비교적 그런대로 괜찮은 아이입니다.

여기 부모님들도 물론 모두 그러하시겠지만
저 역시, 당연히.. 지금까지 최선다해 뒷바라지 해왔어요..
모든 것을 아이 위주로,  
아침마다 따뜻하게, 또 시원하게 미리 시동걸어놓고 실어나르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낌없이...
뭐 좀 먹을래, 어디 불편한데는 없니...하며
허다못해 실내화,교복을 빨면서도 이 아이가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빨았습니다.
모의고사 보는 날은 떨지말라고 3일전 부터 특별(?) 주문,조제한 비싼 한약 먹여가며..
제딴에는 정말 부족함없이 해왔는데..아빠는 더 지극 정성이구요..

근데 너무 보람이 없네요...
지방으로 갈 정도는 아니지만, 서울에 중위권 여대  보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나만 최선다하는 거 아니다. 부모는 다 그런거다..
  그럼 최선 다한 부모의 자식은 모두 명문대 가냐...
  성실하니까 대학가면 빛을 발할 것이다..
  상처주지 말자..또 상처받지도 말자...체면같은 거 버리자..
  너는 뭐가 그리도 잘났냐..받아들여라...인정해라..."
하루에도 몇번씩 되뇌이지만..혼자만 있으면 눈물이 쏟아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고, 나의 헌신과 희생(?)의 결과가 겨우....
에이..등록금은 내줘야하나...아까워라..
주변사람들이 어디갔냐고 물으면 대답을 해야하나,말아야하나..
뭉개져버리는 내 자존심(?)은 어찌감당해야하나..
그동안 들인 학원비며 과외비로 적금이나 부을 것을...족히 1억은 안될래나...
등등의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네요..
나는 이 아이를 키우면서 진심으로 기뻤던 적이 있었나...기억이 없습니다.
항상 애타기만 했었던 것 같아요.
자질이 부족한 엄마입니다. 저만 그런가요...아닌거죠?

님들은 자식키우시면서 모두모두 항상 기쁘고 보람되신가요...
너무 맘이 아파요..
지혜롭고 좋은 말씀으로 제 맘 좀 달래고 위로해 주세요...힘이 될 것 같아요...
IP : 210.220.xxx.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30 9:15 PM (119.203.xxx.202)

    아무리 자식이라도 너무 최선을 다하면 그에대한 댓가를 바라게 됩니다.
    조금 부족한듯 하든게 서로 도움이 될때도 있어요.
    많이 아쉽겠지만....따님 그대로를 인정하세요.
    제가 아는 이웃도 K대 관광경영학과를 입학했는데(아이로서는 최선을 다한거죠)
    아빠가 고생했다는 말한마디 없었다는것 두고두고 이야기 한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좋은 부모는 자식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기뻐하는거랍니다.
    나중에 따님에게 꼬옥 격려의 말 해주세요.

    저는 아이가 만성 질병이 있어
    건강한 자녀 두신 분들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2. 양파
    '08.9.30 9:23 PM (125.176.xxx.51)

    기운내세요
    저도 고딩엄마라 마음비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아이는 부담이래네요
    저두 다시한번 더
    건강하고 성격좋은걸루
    감사해야겠어요

  • 3. 맞아요
    '08.9.30 9:32 PM (58.120.xxx.245)

    그래도 먼데 안보내고 서울로 대학보내는게 어디에요 ??
    죽어라 뒷바라지하고 그것만되도 소원이다 할사람 정말 사방에 널렸어요
    아마 따님 친구들도 부모들 다 그럴걸요
    너무 속상해마세요
    그리고 이제 시작이에요
    대학으로 안생결정되는게 아니잖아요

  • 4. 웃음조각^^
    '08.9.30 9:32 PM (210.97.xxx.7)

    아마 따님도 많이 속상할거예요.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정도까지 못한 것 같아서..

    예~~전에 저 입시때 생각나요.

    친정어머니 직장다니시면서도 저 입시때 직접 운전해주시면서 격려해주셨는데.. 친정어머니께서 원하던 수준의 대학에서 시험보지 않았거든요.

    친정어머니 서운해하시면서.."아주 예전에 ○○대학은 대학으로도 안 쳐줬는데.. 네가 거기 시험을 보게되다니.."하시면서 지나가는 말씀을 하셨는데..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러울 정도였어요.

    솔직히 말하면.. 엄마의 기대와 정성에 못미치는 제가 모자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금 다시 그 생각이 나네요.

    그때 우리 친정어머니도 원글님처럼 많이 속상하셨겠다는 생각하니.. 다시금 마음이 아파요.

    하긴.. 저도 아마 우리 아이 입시때 마찬가지로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할 지 모르겠지만요^^;;

  • 5.
    '08.9.30 9:37 PM (125.186.xxx.143)

    님 그시절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렇게해서 명문대 가고나면 그게 끝일까요? 결과만을 놓고 비교하자면, 끝이 허무한경우가 참 너무 많더라구요.

  • 6. ㅎㅎ
    '08.9.30 9:39 PM (117.53.xxx.60)

    저는 부모님이 두분다 고대나오셨어요. 여동생이랑 남동생도 고대나왔어요 -_-;
    저만 서울근접한 지방대 나왔지요. 한가족에 5명이 고대나오면 행사때 상준다고하던데,,
    저땜시롱 ^^;;

    저 삼십대 중반인데요. 취직도 잘하고 직장도 잘다니고, 부모님곁에서 딱달라붙어서
    용돈드리고 놀아드리고(?) 그러다가 결혼까지 잘해서 -돈많고 시댁 맘좋으신-
    울집 효도는 제가 80% 하거든요.
    인생은 길게봐야해요. 명문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물론 저희집도 저 대학갈당시는 저나 부모님이나 많이 힘들어하긴했어요 ^^;;;;;;;;;;

  • 7. ...
    '08.9.30 9:41 PM (121.138.xxx.15)

    아기였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젖 먹을 때, 잠잘 때, 섰을 때, 걸었을 때, 처음 엄마 소리를 했을 때...
    기쁘고 보람있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평생할 효도를 세살까지 다 한다는 말에 공감했었잖아요.

    동시대인들의 통념이란게 있으니까 저도 아이도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힘들어지지만
    대학교 합격하는것은 그냥 중간평가잖아요.
    마음 잡으시고 편한 마음으로 인정해 주세요.
    앞으로 잘될 놈'' 하고요

  • 8.
    '08.9.30 9:42 PM (59.19.xxx.80)

    맘을 비우세요 불교방송 들으니 살거 같아요

  • 9. ^^
    '08.9.30 9:45 PM (124.49.xxx.141)

    저는..중위권 여대만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나름 애썼는데 애도 안따라주고..참 답답하네요
    대학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나마 대학 갈 수 있고 별 큰 걱정 없으신거잖아요
    제 주위엔 돈 없어서 못가는 애들도 있고
    부모가 관심 없어서 혼자 알바하는 애들도 많고
    대학은 애저녁 손 놓은 애들도 있고
    부모는 다 도와줄 수 있어도 애가 문제가 있어서 대학을 접은 집도 있답니다.

    여기 하소연 하시지 어디다 하시겠어요,,하지만
    활짝 한번 웃으시고 대견하고 예쁜 딸 수고했다고 꼭 안아주세요

  • 10. 같은마음
    '08.9.30 10:19 PM (210.98.xxx.132)

    그 마음 이해하고 말고요.
    아마 그게 부모 마음일겁니다.
    아마도 부모 욕심에 차는 자식 잘 없을겁니다.
    이만큼 하면 조금만 더 잘하지 싶고요.

    조금만 마음을 비우고
    조금만 밑에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안이 됩니다.
    건강하게 무탈 한것에 촛점을 두면 편안해져요.^^

  • 11. 흑흑
    '08.9.30 10:57 PM (61.98.xxx.210)

    몇년 후의 제 모습인듯한 불길한 예감이...
    그럼 지금부터 정성을 덜 하면 아이에 대한 배신감이나 애타는 마음도 없어질까요?
    저는 벌써부터 속이 타요.

  • 12.
    '08.9.30 11:17 PM (211.33.xxx.247)

    어느정도 정해졌다면 얼른 마음비우세요
    집안 분위기나 그런것이 필요이상으로 길어지면
    따님께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됩니다. 그럼 인생 실패로 여겨져요.
    저 두번째 수능치고 나올때 집으로 안가고 죽고싶었어요.
    부모님보기 죄송하고 일단 내 자신이 너무 보잘것 없고.
    근데 생각보다 점수 잘나왔더라구요, 목표한 대학에 진학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만족하며 진학했습니다.

    그 때 더 잘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보다 더한일이 수천수만가지 아니던가요.

    그리고 생각해보니 따님 아직 수능도 보지 않았을텐데;
    혹시 벌써 따님있는데 한숨쉬고 하시는 건 아니시죠?
    아닌것처럼 보여도 본인이 가장 힘들어요.

    수능에 기대치 낮추시고 제2외국어나 독서를 키워보세요.
    요즘 상위권 대학생이라면서 고전 안읽어본 친구 너무 많구요,
    일단 외국어가 가장 경쟁력있어요.

  • 13. 대학2년맘
    '08.10.1 1:52 AM (121.140.xxx.181)

    우리 딸 중학생때는 이화여대 바라봤지요.
    고등학교때는 그저 인서울만이라도...
    결과는 서울약대(서울에서 약간 먼 대학)인지
    서울외대(서울외곽에 있는...)라 할 수 있는 대학을 갔지요.
    나름 고등학교에서는 공부 열심히 했는데...
    좀 실망은 되었지만 그게 현실인걸요.

    그런데
    용의 꼬리보다 뱀의 대가리가 낫던데요.
    수석은 아니라도 장학생이라 등록금의 반 쯤은 나오고
    그 어려운 도서관 알바도 해서 한 학기 120만원 버네요.
    공부 잘하니 의욕도 좀 생긴 것 같고, 리더쉽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겨서 나름대로 잘 다니고 있어요.

    제 사촌...엄청 공부 잘해서 도내에서 일등하고
    카이스트 고등학교, 대학교 나왔는데
    고딩때 열등감에 시달려 우울증도 오고...힘들게 학교 다닌 것 본지라
    크게 욕심 안부리고 잘했다 생각합니다.
    맘을 비우니 나도 편하고 아이도 편합니다.

  • 14. 참 맘대로 안되죠
    '08.10.1 9:47 AM (211.115.xxx.133)

    40대 넘어
    친구들 만나니
    "이제 맘대로 되는 거 신랑하나 밖에 없네"하며
    자조적으로 웃었어요

    자식 대학 보내고 나서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ㅠ
    부모가 간절히 원한다고, 기도한다고 이루어 질 꿈 같으면
    모든 사람들 절,성당,교회 가서 열심히 기도만 하게요...

    가슴을 칼로 싹 도려내는 아픔
    아무곳이나 누르면 눈물이 품어져 나올것 같은 서러움

    치료 방법은
    그냥 묵묵히 일상을 살면서
    견디는 것 밖에 없었어요
    누가 어디에 입학했네 어쩌네 하는 소리가
    님을 계속 애닯게 할거예요
    따님에게 상처주지 않게
    마음관리 표정관리 잘하시고요

    아플만큼 아파야 안정되실거예요
    자식문제라서 더 안타깝죠..

    손빨래하면서
    기도한 마음 ,
    제가 잘 압니다
    자식이 그렇게 해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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