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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계신 서울대병원 다녀왔어요...

혼자서 잘살면 뭐해.. 조회수 : 1,142
작성일 : 2008-09-13 01:24:45
좀있음 (새벽2시쯤..) 추석지내러 시골내려갑니다.... 아이도 자고 아이아빠도 자고...  근데 잠이 오질않네요...
맘이 참.... 뭐라 표현하기 힘이 들지만 정말 복잡해요....

국민이 아무리 외쳐도 귀막고 들어주지 않는 정부... 이제 포기하고.. 그래.. 나는 내 살길살자.. 스트레스 받지말고.. 그냥 이렇게 살아야지 어째... 이렇게 남은 임기 후딱 지나가기만 바라고.. 그 이후에는 투표잘해야지... 그때도 또 똑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정말 이 나라 아무미련없이 떠나버리자... 뭐 이런 생각을 하며(사실 따로 한 일은 없고..그냥 집에서 발 동동 구르며 불매운동, 서명운동에만 참여했지만요... 이것도 지치더라구요..) 예전과 다름없이 아이데리고 놀러다니며 룰루랄라 살다가....

인터넷 뉴스통해 젠틀맨님 소식 접하고 안타까워만 하고 있었어요... 82쿡 자게에 올라오는 근황도 간간히 읽어보구요... 저녁무렵 막 낮잠에서 깨어난 딸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갑자기 젠틀맨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딸아이손을 끌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딸아이 무엇이 그리 신이 나는지 종알종알 열심히 앵두입을 놀립니다.. ^^ 이쁜 내새끼를 보면서 젠틀맨어머님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납니다... 좀 주책인거 같아 일부러 버스안에서 아이를 꼭 안아주니 아이가 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네요... 집이랑 그다지 멀지않아 금방도착해서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응급실 주변에 한 열댓명 계시는데 누가 누구신지... 알수가없어서 벤치옆에 앉아 이야기를 엿들어봅니다.. 촛불... 촛불... 이야기 중간중간 촛불이라는 단어가 나오네요.. 아.... 이분들이구나.... 옆에 앉아있는 이쁜아가씨에게 슬며시 말을 걸어봅니다.... 그분도 82쿡 회원(눈팅회원^^)이시라고 하네요..  이분들 다들 각자 다른 까페나 개인으로 오신분들이였어요... 정말 이분들이 어떻게 주동자인지... 좌파 빨갱이인지...참... 한심합니다.. 한심하고 부끄러운 정부입니다... 그와중 푸아님께서 오셨어요.. 자게에서 뵙기만 한분인데 오늘뵈니 정말 인자함과 고상함을  얼굴에 담고 계신 분이시네요...처음보는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손이 부끄럽게 딸랑 호두파이 사가지고 갔는데... 마침 젠틀맨님 어머니께서 계속 못드시고 계시다고 강남촛불에서오신 다정다감하신 남자분이 절 보호자실에 데려다주시더라구요..  아무생각없이 왔는데.... 어머니 모습뵈니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두 어린 자식이나마 자식이 있는지라... 부모맘이라는 것 어떤것일지... 조금은 조금은 알거 같습니다.. 하지만 내  눈물이 부끄럽게  젠틀맨 어머님 너무너무 의연하십니다.. 오히려 저를 다독여주시고 걱정말라고 위로해 주시네요... 아들님 꼭 쾌차할거라는  믿음을 오히려 어머니께서 저에게 주셨어요... 정말 다들 너무 너무 착하고 따뜻한 분들이세요... 이런분들이 촛불입니다... 이런분들이 쓰레기들이 말하는 과격촛불들입니다.. 왜냐구요... 이분들이 바로 촛불에 앞장서시는 분들이니까요... 참..그곳을 떠나기 직전 우리마음님도 뵈었네요...  모두들 너무 너무 감사해요.. 오히려 한번다녀오니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리고 가슴에서 분노라는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에휴.. 하지만 어쩌겠어요... 폭발하면 저만 손해입니다... 저요... 결심했어요... 가늘고 길게 길게 그넘이 5년동안 있겠다면 5년내내 기꺼이 촛불 들겠어요...
돌아오는 길에 퇴근하는 아이아빠와 만나 함께 집으로 향했어요... 어디다녀왔냐는 말에 조계사이야기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니... 아이아빠 "하여튼 너는 참 이상하고 엉뚱해... 가끔 생뚱맞은 행동도 하고 말야... "라고만 하네요... 그래도 왜 다녀왔냐??? 뭐 이딴말 안하는것만으로 만족할랍니다...

참.. 오늘 푸아님께  인터넷뱅킹을 할수없으니... 지금 후원금드리면 안되냐고 하니... 절대 안된다고 하시네요.. 깨끗하고 투명하게 은행계좌로 들어온 돈만 받으신다구요... 그러면서 환하게 웃으시며 오늘 벌써 백얼마가 모였다고 자랑하셨어요... 제가 에궁.. 겨우... 이러니..  많이 모인거라고 말씀하시며 굉장히 행복해 하셨어요... 82쿡 회원님!!! 그중 촛불지지해주시는 회원님 우리 조금이라도 젠틀맨님께 보태드렸음 좋겠어요... 아무것도 아닌 저지만 부탁드려요... 저도 내일 꼭 입금 해드릴께요... *^^*

다들 안녕히 주무시고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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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에 반드시 가겠다던 남푠~아직도 기절중이네요... 깨워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동안 집안일좀 마무리했어요.. 아.. 이제 잠이오는데 어찌해야할지...ㅠ.ㅠ.... 그래도 깨워서 이제 떠나야겠죠???

참.. 아까 저 있는동안 82쿡 우리마음님이 맛있는떡을 가져오셨어요... 염치없게 저랑 딸래미 하나씩 입에 물고..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떡이 큼직한것이 많지 않을거 같다라는 걱정을 하면서..-..-;;;;;;   정말 너무맛있는 떡이였어요... 감사하게 잘먹었습니다.....  당신들.... 정말 자랑스러워요...

리플보고 힘얻어갑니다... 한것도 없는데 그래도 칭찬해 주시니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혼자서 한번 어깨에 힘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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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16.37.xxx.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효...
    '08.9.13 1:28 AM (116.122.xxx.10)

    게을렀던 제가 참 민망해지는 글이네요.
    다음주에는 마음 추스르고 저도 가봐야겠어요.
    원글님, 동기부여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추석 잘 보내시구요^^

  • 2.
    '08.9.13 1:32 AM (121.151.xxx.149)

    감사합니다지방이라는 핑계로이렇게잇네요
    저희부부는 제가 마지막 운동권인데 우리 남편하는말이
    너가아니였으면 이런진실을 몰랐을거라하더군요 그러니 기운내세요

  • 3. 고맙습니다.
    '08.9.13 1:34 AM (68.218.xxx.229)

    외국에 살아서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소액 보냈는데.. 정말
    대한민국이 미쳐갔는데 그나마 촛불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4. ..
    '08.9.13 1:38 AM (89.224.xxx.17)

    눈물이 나네요. 저는 가보지도 못하는데.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대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었던 신문 구독이나 해야겠어요.

  • 5. 정말
    '08.9.13 1:46 AM (211.195.xxx.221)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계시니 젠틀맨님 같은 아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 누구보다 힘들고 마음이 찢어지실텐데...
    답답하고 억울합니다.
    그래도 82가 있어, 원글님이 말씀하신 따뜻한 촛불이 있어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삽니다.

  • 6. ...
    '08.9.13 1:47 AM (203.229.xxx.213)

    이 밤에 결국 울고 맙니다.
    목이 메여서리 원.
    원글님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푸아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7. ***
    '08.9.13 1:52 AM (125.180.xxx.13)

    잘 다녀오셨어요...
    다른분들도 다녀오셔봐야 얼마나 우리가 외롭게 촛불을 드는지 아실겁니다
    그리고 아주 평범한 일반시민들이 촛불에 매달려있는지도 아시게 될겁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자봉해주신 푸아님 그리고 우리마음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젠틀맨님 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시기를 오늘도 기도드립니다

  • 8. 꼭 나으셔서
    '08.9.13 2:17 AM (118.37.xxx.93)

    좋은 날 보셔야 합니다. 꼭이요~~

  • 9. .
    '08.9.13 2:48 AM (121.134.xxx.222)

    뱅킹이 안대서 못보내고 있는 1인 추가요.
    부끄럽습니다. 추석끝나고 꼭 보낼께요.

  • 10. phua
    '08.9.13 5:48 AM (218.52.xxx.102)

    에고~~ 시골에 내려 가신다고 해서 헤어진 후 곧장 가신 줄 알았어요,
    원글님 같은 분을 뜻밖의 장소에서 만났을때의 즐거움이란,,,,
    이렇게 감동적인 후기까지,,,,
    정말 고맙습니다,
    또 고맙습니다,

  • 11. 임부장와이프
    '08.9.13 10:25 AM (125.186.xxx.61)

    전 조계사 현장에서 모금함에 넣었어요.폰뱅킹 조작을 잘못해서 거래중지가 되어버려 발을 구르다가 현장에 간 김에 넣었어요.추석 끝나고 은행가서 일처리 마치면 푸아님 계좌로 얼마간 더 넣겠습니다.
    원글님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명절 잘 보내시고 나중에 오프모임에서 만나요.

  • 12.
    '08.9.13 10:28 AM (211.172.xxx.40)

    아름다운 분들이네요.
    부끄럽습니다...

  • 13. ㅠㅠ
    '08.9.13 10:53 AM (119.149.xxx.104)

    정말 다들 고생 많으십니다.
    바라보고만 있는 회원인 것 같아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저도 추석지나면 한번 찾아뵈어야겠어요.
    다들 추석 잘 보내세요..

  • 14. 노을빵
    '08.9.13 11:26 AM (211.173.xxx.198)

    고생많으셨어요 님 글이 아고라베스트에 올라있습니다. 저는 정말 82쿡이 자랑스러워요
    촛불화이팅! 82쿡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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