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부모마음

에구구 조회수 : 260
작성일 : 2008-07-23 09:21:45
어제 애가 갑자기 열이나서 픽 쓰러져 잔다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우선 답글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처음으로 애기 옆에서 병수발을 해 봤습니다. 지난 겨울 맹장수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끔씩 옆에서 지키긴 했습니다만..집에서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애를 지키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생전 처음으로 내가 아팠으면 하는 생각, 물수건으로 애를 닦으면서 이렇게 말랐구나..하는 생각, 더 아프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 암튼 참 많은 걸 배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성적표 비슷한 걸 그제 가지고 왔더군요.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거의 방목수준인 제 입장에서 그래도 약간은 아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는데 평균 이하란 그래프를 보고선...쌩글거리는 애 한테 "잘 했긴 했는데 아빠 조금 실망스럽다"라고 이야기 했더랬습니다.

이후 좀 시무룩 하더니 결국은 어제 픽~하니 맛이 가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심리적인 압박이 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군요.

흔히들 부모란 자식이 세상의 빛을 보게하는 통로...란 말을 종종하죠. 저 역시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통로 역활을 훌륭하게 소화했으니 세상살이에 대한 지혜는 자식놈 스스로(어느정도 기본적 조언은 필요하지만) 깨쳐란 교육관/인생관이었습니다. 수학풀이 보다는 화단 가꾸는 법을 가르쳤고, 국어 받아쓰기 보다는 독서를 가르쳤고, 학원 수업보다는 같이 등산가는 걸 가르쳤습니다.

결국 이러한 제 행동이 자식으로 하여금 독립성이 아니라 애비에 대한 의존심을 키운것 같습니다. 다른 애들과 다른 색깔로 살아 간다는게 엄청난 부담이었겠죠.

밤새...끙끙이며 뒤척이는 자식놈 모습에 덜컥 겁이나다가..불쌍하다가..자책하다가..깜박 졸다가..체온재다가..온몸닦아 주다가..새벽에 잠깐 잠들었는데 제 옆에서 초롱초롱하게 처다보고 있는 자식놈 모습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맛에 자식 키우나 봅니다.

여튼 쌩쌩하게 최강 자식놈 모드로 등교 하였습니다.

*그리고 병원 데리고 갈려고 소화과 의사에게 전화 했더니 구토 증상없이 고열이면 하룻밤 지켜 보라더군요.

그 의사 분께도 감사 드립니다. 감기로 병원가면 감기약도 안주시는 분이죠. 약먹고 일주일 안먹으면, 7일만에 낫는게 감기라면서..

*그리고 매실 엑기스 관련 답변 주신분 감사 드립니다. 이번주엔 시골가서 엑기스 좀 훔쳐 와야 겠습니다.


입맛없다고 먹을게 없다고 더위 드시지 마시고 건강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IP : 211.211.xxx.2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8461 2mb 일본 가서 일본 국민과의 대화를 했네요.. 15 친일청산 2008/07/23 694
    218460 100만국민투표행동 4 촛불의 힘 2008/07/23 319
    218459 삼양라면이 .... 5 그러게요 2008/07/23 793
    218458 딸이 음치 14 음치 딸 엄.. 2008/07/23 734
    218457 집 사야할까요? 8 ... 2008/07/23 1,318
    218456 획기적인 국민홍보 방식입니다. 3 무명 2008/07/23 296
    218455 잘보는 한의원,이빈후과추천(급) 5 축농증 2008/07/23 571
    218454 솔직히 삼양라면에 실망했습니다... 40 요리사 2008/07/23 4,346
    218453 김주하씨 휴가....? 17 MBC 좋아.. 2008/07/23 3,972
    218452 소파 천갈이 비용 좀 알려주세요... 2 소파 2008/07/23 1,870
    218451 분당 게릴라 촛불 공지 4 수학-짱 2008/07/23 298
    218450 급)이혼신청시 법원갈때 법원과 시간 정하고 가는건가요? 2 급해요 2008/07/23 481
    218449 리텐션lady카드가 뭐에요?? 1 궁그미 2008/07/23 304
    218448 안경알, 안속고 사는 비법혹시 없을까요? 6 안경렌즈 2008/07/22 1,836
    218447 점심먹다가 열받아서 급체할뻔...초등교사가 싸웠다는 이유로 체벌하네요.. 2 딸부자집 2008/07/22 708
    218446 친구엄마를 싫어해요 8 친구 2008/07/22 1,132
    218445 을지로 카피 의자 사보신분? 8 음매 2008/07/22 777
    218444 7월26일대구집중촛불~[공지글로부탁드릴게요] 4 여비맘 2008/07/22 242
    218443 PD수첩 합니다.내용없음 1 광팔아 2008/07/22 270
    218442 주무시기전에 조선구독신청 하세요..(주소 틀린 곳 수정) 21 눈뜰때..... 2008/07/22 1,397
    218441 한줄만 해석 좀 해주세요.. ^^* 1 영문장 2008/07/22 307
    218440 오늘 마트에서 냉면을 먹다가.... 18 휴... 2008/07/22 2,200
    218439 팥물 다이어트 해보신분 계세요? 7 우찌된겨~ 2008/07/22 1,148
    218438 서울대 신용하 교수님이 경고하시다!! 2008/07/22 735
    218437 아직도 햄버거 드세요? 이거 꼭 보세요 10 흔들리지 않.. 2008/07/22 1,197
    218436 간짬뽕의 심각한 문제점 15 여름나기 2008/07/22 1,938
    218435 730국민투표행동--시작하네요. 9 촛불의 힘 2008/07/22 446
    218434 우리 경제는 미국에 올인하는 시스템 10 베를린 2008/07/22 748
    218433 좀전에 동네 스타..스에서 2 coffee.. 2008/07/22 762
    218432 카스 정말 급 실망 8 흔들리지 않.. 2008/07/22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