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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치매에 걸렸어요

답답한 딸 조회수 : 1,949
작성일 : 2007-05-17 16:24:59
65세로 젊으신 편인 친정엄마 얘깁니다.
10년전 뇌출혈로 수술 받은후 몸은 약간 불편하셨어도 쓰러지기 전 상태로 많이 돌아 오셨어요.
그 사이 저와 오빠 결혼하고
독재자 아버지와 둘이 생활하셨는데
아버지 사업도 망해서 경제적 압박이 계속되자
엄마는 아버지 화풀이 대상이 되었죠.
5년 전쯤 다시 뇌경색이 왔었는지
언어장애와 기억력 장애가 왔어요
가족들은 한 참 후에야 알아차려서 손을 쓸 수 없었어요

이렇게 아픈 엄마에게
가족들은 정신좀 차리라고 소리치고, 의지를 가지고 운동하라고 다그치기만 했죠.
저희 가정은 엄마에 의해 지탱되어왔기 때문에
엄마가 쓰러지니 저희 모두 힘들어진겁니다.

어쨌든 3년 전 부터 오빠가 엄마만 모셔와서
온간 짜증 내가며 세끼 밥과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했죠.
그 생색 받아주고 돈들어 갔다고 한 숨쉬면
전 결혼예물까지 팔아 갖다주고 해서
엄마 침대며 장농이며 다 제가 사준거죠
1년에 3~4달은 저희집에 모셨어요.
남편눈치, 시댁 눈치 봐가면서요

게다가 아버지 사업이 안 좋을때 저한테 가져간 돈을 못갚아서
현금서비스로 빌려드린건데 그걸 갚기 위해 불임인데도 병원도 못가고 계속
직장생활을 했답니다.
결국 가계에 하나 도움이 못되던 직장생활로 빚 갚고, 시험관 시술해서
막달까지 빚 청산하고 아이 낳고 집에 눌러 앉았습니다.

예전 부터 같이 살고 싶어하시던 시부모님
아이를 보시자 더 채근을 하셔서
주중 3일을 시댁에서 보내고 저녁 늦게서야 집에 오는 출퇴근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가 집에 오셨을 때는
하루 종일 엄마 드실것 만들어 놓고 전 시댁에서 지내는 이중생활을 했구요

오빠가 이기적이라
(어찌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더 고마운줄 모르니...저는 저희 집에서 맨 바닥 자리였어요.
모든 사람에게 양보해도 저희 엄마 저한테는 양보를 안하시더군요.그렇게 상처입고 컸습니다)
오빠 집에서 사는 걸 너무 싫어하셨지만
시댁에 치여사는 절(연락도 안하고 갑자기 오셔서 엄마를 황급히 피난 시킨 적도 있고,
모른척 대답 안하고 있던 적도 있어요) 이해하시고 할 수 없이 오빠집으로 가시곤 했죠.

그러는 와중에 친구 집에 얹혀 사시는 아버지 생활비도 제가 댔어요.

정말 미칠것 같은 생활이었죠.
나를 위해 돈 한푼 쓰기 어려운 상황인데
시댁엔 그런거 보일 수 없으니 사촌 결혼식에 몇 십만원 부주
시댁 행사에(그 많은 친척 들중 한분의 생신) 하루종일 가서 웃으며 앉아있어야 하고
울 아기 한 번도 못사준(지금도 메이커는 중고 장터에서 한 두개 사 입히고, 다 여기저기서 얻어입힙니다)
백화점 아기용품도 턱턱 사줘야 하는
그런 생활을 해왔죠.
시댁은 저한테 점점 바라는 게 많아지고
이젠 주 2회 이상 안가면 전화해서 아기 본지 너무 오래되었다 하십니다.

그러는 와중에
엄마는 점점 안좋아지시고
제가 봐도 우울할 것 같은
하루종일 tv만 보고 아무 얘기할 상대도 없는 그런 생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주간 보호소를 알아 보고 거기에 등록도 했는데
오빠가 반대해서 못 갔습니다
돈은 오빠에게 말도 하지 않았지만
혹시 엄마가 열쇠를 잃어버릴까봐 밖에 내 보낼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던 와중에
엄마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지셨어요
혼자 냉장고에서 세끼 밥은 차려 드셨었는데
이젠 냉장고 문도 못열고, 안방이 어딘지, 소파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가 된겁니다.
엄마의 경우 노인성 치매가 아니라
뇌졸증 이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갔어야 하는데
무심한 아들은 그냥 놔두고
제게 전화해 어떻하냐고, 어떻하냐고만 합니다.
제가 바로 모셔왔습니다.
병원에 갔지만 너무 늦었고
입원하는 방법이 있답니다.

상태가
24개월 우리 아이정도 입니다.
아니 그보다 못합니다.
우리 아인 안방이 어딘지, 칫솔이 어디있는지는 아니까요
오늘
저희동네 주간 보호소에 상담을 가려다 말았습니다.
거기서 거부 당하면
정말 전 갈데가 없거든요.
정말.....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계속 서성거리는 엄마
좋아하던 tv 도 싫어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엉뚱한 말도 합니다.

남편에게는 말을 꺼낼 수가 없어
그냥 미루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오빠를 받들어 키웠던 우리엄마
세상에서 제일 잘난 아들이라 생각하고 내게 많은 상처를 줬던 우리엄마
내게 또 그러네요.
넌, 못생기고, 머리도 나쁘다고....
특별히 잘난것도 ,못난것도 아닌 나를
오빠와 비교해
세상에서 제일 못난 아이를 만들어 버렸던
그래서 내 능력을 펼치지도 못하고
열등감때문에 주저앉아
경제적으로도 이렇게 고통받는 날


그리고 내게 돌아와 아기처럼 그렇게 있네요.

넋두리하려고 쓴 글이 아닌데...

치매 노인 돌보셨던 분
조언 바랄께요.
어떻게 하면
제가 절망하지 않고
저희엄마 좀 더 덜 불쌍하게 생을 보낼 수 있을까요?
IP : 125.177.xxx.15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떤 말이 위안이
    '07.5.17 4:42 PM (218.144.xxx.136)

    치매가족에게 어떤말이 위안이 될까요....
    말 그대로 어떻게 하는방법을 잊어가는것이 치매인데...
    영화처럼 지우개로 뇌속의 기억들을 지워가는것이 치매인데...

    엄마가 덜 불쌍하게보다
    돌보는 가족들이 덜 힘들어야 엄마를 편하게 보낼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지않을까 싶습니다.
    내 부모이니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같이 지쳐가다 보면 모든것을 포기하고 싶어지는것이
    또한 치매라고 합니다.

    낮동안이라도 집이 아닌
    시설에 맡길 수 있는 방법이있다면 그것을 한번 택해보세요...
    낮엔 그쪽에 모셨다가
    저녁엔 모셔오는...

    방법없습니다....미안합니다....

    일단...더 지치기전에 시설을 찾아 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치매는 돌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할 고통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힘내시고...
    또 건강하십시요....

  • 2. 에휴
    '07.5.17 4:46 PM (121.136.xxx.36)

    읽다가 눈물 납니다.
    토닥 토닥이며 안아주고 싶네요.. 여기서 잠깐 쉬어가면 좀 편해 질꺼에요..

    치매때 가장 사이 좋고 가장 의 있던 사람한테 가장 못 박는다 하더이다
    30년을 모시고 산 며느리를 딸을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며
    원수처럼 정을 끊고 간다고 합니다..

    원래 아들 아들 하면서 딸을 무시한 집에서 딸에게 대우받으며
    임종도 지켜 보게 한다지요..
    그냥 같은 여자로서 불쌍하다, 그런 인생 살면서 자신도 못 챙겼을꺼라 생각하면서 사세요..

  • 3. 어쩌나요..
    '07.5.17 5:15 PM (121.128.xxx.1)

    정말 ... 님 힘드신거 다 느껴진답니다.
    남편분께 허심탄회하게 말씀하고 힘을 얻으세요..
    힘들게 사는 거 다 옆에서 봤을텐데... 심리적으로라도 위안을 얻으셨음해요..

    시간이 다 흘러가겠지요... 님 복 받으실 거예요.
    사실 이건 배우자(친정 아버지) 가 할 일인데 말이예요... 에휴...

    도움은 못드리고.. 그저 원글님.. 힘내세요.

  • 4. 힘내세요
    '07.5.17 7:37 PM (59.5.xxx.31)

    약 15년 전에 73세셨던, 저희 엄마가 이상한 행동을 (계산을 못하고, 막 화를 내시고)하시더니, 급기야 치매 중기로 넘어가셔서, 4명의 아들과 저희 언니인 딸도 못 알아보시고, 오직 막내인 저만 알아 보시고, 하는 바람에 저도 그 고통 너무도 잘 압니다. 경제적인 능력도 안됐던 터라 그 당시에도 인천 은혜 병원까지 알아 봤는데, 한달에 200여 만원이 들어야 했더든요. 저 정말 힘겨워 엄마와 수차례 죽어버릴까도 했답니다. 그런데, 98년에 결국 돌아 가시더라구요. 이별 준비를 정말 많이 했어요. 힘내시고요. 10여년전만 해도 치매에 대해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그저 쉬쉬하며, 숨기고 그런 분위기였던걸로 기억되요.
    지금도 전 막내며느리지만 아픈 시어머니 모시고 살아요. 제겐 노인과 특별한 연이 있나 봐요.
    원글님 힘내시고,, 치매 요양 시설도 전국적으로 많고, 저희 어머닌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약간의 수족이 불편해서 서대문구 천연동에 있는 서대문 노인 종합 복지관에 주간 보호센터 다니고, 계세요. 많이 좋아지셨답니다. 2층에는 그보다 더 중증인 분들 아마 원글님 어머니가 어떤 상태인지는 몰라도 그곳에 전화하셔서, 짧게는 1개월이상 숙식하며, 물리치료 원예치료 노래치료등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리라 봐요. 하루에 15000원 인걸로 홈페이지에 나오더라구요. 주간보호센타는 한달에 13만원 이고요
    검색창에 서대문구 천연동 서대문 노인 종합복지관 쳐 보세요.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아파요. 희망을 가지시고 여기 저기 알아 보세요. 좋은 결과 있기를

  • 5. 힘드시죠..
    '07.5.17 9:49 PM (218.152.xxx.161)

    5월부터노인장기요양보험3차 시범사업신청접수 받는다네요 전국모두 대상은 아니구요 보건복지부 들가서 확인해보세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국회본회의 통과해서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될듯하네요.... 기운내시구요 혼자서 모든일 다 떠맡아하시기는 쉽지않아요... 저 늙으면 자식부담 안주고 세금낸만큼만 권리누리렵니다 -_;; 늙고 병든부모 안모시는 자식이 효심넘치듯 생색내면서 시설 못보내네 어쩌네하는말 걍 무시하세요.... 원래 입만 착한 사람들은 정말로 입하고 말만 착해요...

  • 6. 힘드시죠..
    '07.5.17 9:56 PM (218.152.xxx.161)

    http://www.longtermcare.or.kr/ 여기 함 들가보셔요... 조금이나마 님한테 도움됫으면 싶네요.이 세상 늙어가는 사람들 모두 화팅요~

  • 7. ...
    '07.5.17 10:48 PM (219.241.xxx.211)

    힘 내세요..넘 마음 아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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