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딸래미가 오늘 소풍을 간다네요.
"도시락은?"
"조별로 비빔밥 만들어 먹기로 했어. 난 나먹을 맨밥이랑 고기 볶은거..
근데 엄마 냉장고에 삼겹살 남은거 있어?"
비빔밥에 웬 삼겹살? 여기서 가정교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난 비빔밥에 삼겹살 넣어서 먹인적 없는데.. ㅠㅠ
하여간 평소 안싸던 김밥 도시락 쌀 걱정을 잠시 했는데 이게 웬일이래요? ^__________________^
지난 총회때 학교에 갔더니 이번 새로 부임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관행처럼 걷던
대의원 회비도 저얼대 걷지말고 임원 됬다고 돌리던 반장턱 피자도 심지어 물 한방울도 앞으로는
교실에서 돌리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아이는 말도 안된다고 툴툴대는데 왜이리 내가 신난건지? ^^
게다가 국어 담당이신 담임 선생님은 모든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십니다.
엄마들 마음도 많이 헤아려 주시고 아이들하고도 잘 지내 보시려 노력하는게 너무 눈에 보여서..
이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보여주시나봐요.
소풍날 양푼 비빔밥이라니..
게다가 신임교장선생님은 매년 소풍마다 가던 아이들의 베스트 초이스 놀이동산은 절대 안된다해서
할수없이 교육적 장소를 물색하다 생뚱맞게 올림픽 공원을 택하였다는데..
선생님이 더 분개하며 장소가 절대 중요한게 아니라고
내가 너희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소풍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셨답니다.
특히 뒷풀이를 기대하라고... 학원 다 취소하고 오라고..
웬지 엄마인 제가 더 기대되는 하루입니다.
우리 딸만 너무 재미있으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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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풍
sugarpowder 조회수 : 2,245
작성일 : 2005-04-08 08:39:50
IP : 220.75.xxx.10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규원
'05.4.8 8:52 AM (220.127.xxx.31)sugarpowder님!!!
따님 선생님 너무 멋지시네요.2. 미네르바
'05.4.8 9:17 AM (218.146.xxx.152)^0^
점점 멋진 선생님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정말 기쁘네요.
물방울 한 방울 한방울이 뭉쳐 시내가 되고 강이 되기를 바라며.3. 키세스
'05.4.8 9:18 AM (211.177.xxx.160)^^b
4. 행복이머무는꽃집
'05.4.8 9:20 AM (61.99.xxx.212)추억의 소풍 좋습니다^^*
5. joylife
'05.4.8 9:45 AM (210.104.xxx.36)멋진 선생님 이야기에 오늘 하루가 기분좋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 지기를 희망합니다..6. 때찌때찌
'05.4.8 10:58 AM (211.216.xxx.97)뒷풀이......저도 기대되네요^^ 꼭 알려주세요.
7. 미스마플
'05.4.8 12:13 PM (67.100.xxx.111)저도 뒷풀이 이야기 읽고 싶어요..
꼭 올려 주세요.8. 메밀꽃
'05.4.8 8:58 PM (61.78.xxx.157)어떤 뒤풀이였는지 궁금하네요...꼭 올려 주시와요^^*
9. 튼튼맘
'05.4.8 9:59 PM (211.207.xxx.153)이것이 참교육이지 뭐겠습니까.
님의 딸은 좋은 추억만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길로 가는 지름길을 선생님이 열어주시네요.
이런 학교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10. sugarpowder
'05.4.9 9:12 AM (220.75.xxx.108)죄송해서 어쩌지요? 저희 딸이 참새과는 아니라.. 한 세시 지나니까 여기 저기 소풍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 보이던데 한참 지나도 올 기미가 안보여서 핸폰 해도 계속 해도 받지도 않고... 결국 7시 못되서 돌아왔습니다. 하도 걸어서 다리엔 알이 잔뜩 박여서..비빔밥도 만들어 먹고 놀다가 노래방에 가서 노래 좀 하고 왔다고 간단하게 대답합니다. 요즘 무슨 비밀이 그리 많은지... 어쩌고 놀았나 일기장이라도 몰래 훔쳐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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