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혼을 결심한 옛 친구

효우 조회수 : 1,475
작성일 : 2005-02-25 11:05:04
중학교1학년때의 친구이다.

마흔이 다되어 4년만에 만나게 된 그 친구는 역시나 눈가에 주름이

몇겹이었다.

그러나 그 친구의 얼굴은 나의 거울이니....



결혼해서 서울사는 그 친구를 만나

어딘가 식사할 곳을 찾다보니,

우리가 다니던 중학교 옆의 레스토랑에 가게 되었다.



이야~~~

여기 정말 오랜만이다 그치?                

너무 변했네~ 우리 맨날 이 근처를 같이 걸으면서 하교했었는데...

얼마만이지?

20년도 더 되었네?



서로가 허허로이 웃었다.

25년만이다.

그렇게 우리가 늙었던가?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는 말한다.

넌 신랑이랑 사이 괜챦냐?

그 질문에 왠지 불안했다.



역시나

친구가 털어놓는 이야기는 내 가슴을 아리게 하였다.

친구 남편을 봤을 때 느꼈던 느낌 그대로였다.

이기적이고, 인정머리없고, 자기중심적인 성격...



아내가 마트를 가면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

아내가 아무리 무거운 물건을 낑낑 들어도 들어주지 않는다.

아내가 쓰레기 좀 비워달라하면 몇 번 하다가 화내고 해주지 않는다.

밤마다 남편은 방문을 잠그고 컴퓨터를 한다.

어쩌다 들여다본 그 방에서 남편은 희한하고 음란한 사이트만 탐닉한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남편은 밖에서 열쇠로도 열 수 없도록 중간고리까지 걸어둔다.

아내가 남편을 뒤에서 살며시 안으면 여자가 밝히기는? 이라면서 조소한다.

남편은 여자를 몇 달에 한번, 혹은 6개월에 한번 안아준다.

항상 처가흉을 보고, 아내와 처가식구를 모욕한다.

남편의 어머니가 기차역에서 전화해 차를 좀 태워달라고 해도 귀챦다고 말하고 거절한다.

남의 흉과 비판은 가차없이 하면서, 자신의 단점은 나 원래 그래 건들지마라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친구는 남편에게 이혼선고를 하고 내려왔다.

결심이 확고하다.



난 친구를 설득했다.

남편이 바람피우거나, 폭력을 행사하거나, 노름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혼해도 재산분할에서 불리하다.

그리고 알콜중독과 같은 치명적 하자는 아니니,

다시한번 남편과 이야기를 해봐라.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너의 진심을 이야기하고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 찾아봐라.

그리고 나서 다시 결정해라.

실은 이혼후 친구의 살 길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 그렇게 말했다.

밤마다 온갖 포르노를 뒤지면서 혼자서 휴지를 써대는 그 남편,

그 후에 어김없이 내려가는 화장실 변기의 물소리...

그러면서 자신의 아내에게는 "여자가 밝히기는?" 이라고 말하다니...

퇴근하면 바로 컴퓨터방으로 들어가 밥먹기 외에는 나오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는 눈길하나 안 마주치고, 시끄럽다고 소리만 지른다면서...



가족과 아내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도 하지 않고, 사랑도 베풀지 않는 남자.

그래도 그 남자가 혹시 변할지도 모르니, 한번 더 노력해보라고 말하는 나...

항상 삶의 갈림길에서 돈은 인간을 비굴하게 만든다.
IP : 210.96.xxx.6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2.25 2:02 PM (211.255.xxx.70)

    그 남편이 변할까?
    기대하지 않는게 나을 듯.......
    친구분 정말 힘들겠군요.
    그 남편분 회사는 다니시는 모양이군요....... 에고.... 참 뭐라 할 말이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8962 처세술 2 처세 2005/02/24 900
288961 제 동생들이... 5 맏딸 2005/02/24 1,502
288960 ***중국 청도 사시는 분 계세요? 4 유정엄마 2005/02/24 902
288959 제게도 잠시 딴 맘을 품을뻔했던 일이 있었어요 3 내가 왜그랬.. 2005/02/24 1,563
288958 너무 속상해서요 7 엄마맘 2005/02/24 1,254
288957 죄송) 시사영어동아리나 스토리랜드 교재있으신분! 2 하늘 2005/02/24 902
288956 병문안 책 3 사자머리 2005/02/24 881
288955 이번주에 부산에 가는데요...도와주세요 3 이수 짱 2005/02/24 874
288954 교사이셨던 시어머니 (전 어머님의 학생이 아니에요) 35 속상맘 2005/02/24 2,750
288953 초등학생 예쁜 안경 파는 곳 여쭤봅니다. 안경 2005/02/24 899
288952 초등생 연필깍기는 어떤 제품이 좋은가요?? 8 저기요 2005/02/24 892
288951 제주도분 손들어보세요~ 8 피노키오 2005/02/24 883
288950 핸펀싸게사기... 5 misso 2005/02/24 930
288949 저 임산부인데요 먹는거중에 뭘조심해야하나요? 8 임산부 2005/02/24 901
288948 저..캐나다쪽회원님들 누구누구계시나요? 7 회원사랑. 2005/02/24 874
288947 회사에 매달리기냐..창업이냐... 11 달구네 2005/02/24 917
288946 재미난 친구이야기.. 6 소금별 2005/02/24 1,240
288945 한달에 한번씩 하는 그거요 몇일씩 하세요? 4 걱정이네.... 2005/02/24 1,303
288944 인사동에 있는 사찰 음식점 알려 주세요. 8 칸초 2005/02/24 887
288943 한솔교육의 에듀토커 리딩 사용해보신분들... 2 rushee.. 2005/02/24 889
288942 Jansport 가방 수선??? 가방녀 2005/02/24 933
288941 가사도우미 어떻게 구하나요? 2 산모 2005/02/24 886
288940 여자의 사회생활 18 궁금 2005/02/24 1,837
288939 임신 준비하려구요 5 미래맘 2005/02/24 919
288938 저 어딘가 좀 이상한가봐여~~~~ㅠ.ㅠ 9 왜이럴까나 2005/02/24 1,809
288937 잘 아시는 분? 1 싱가포르에 .. 2005/02/24 900
288936 [질문]divx 라는 거 사면 7 디빅스 2005/02/24 873
288935 이은주가 정말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 17 정말일까? 2005/02/24 6,279
288934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 마당 2005/02/24 1,663
288933 인터넷에 올릴 물건 사진 전문적으로 찍는 분 아시는 분 보세요 허수영 2005/02/24 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