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움직이기 싫은 날의 콩나물밥

| 조회수 : 16,08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2-07 22:36:46




애초 계획은 오늘 일이 좀 있어서 장거리 운전을 해야했어요.
눈이 온다는데 어쩌나 하는 걱정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눈 때문에 계획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후 내내 모처럼 한가한 휴가였습니다.
TV도 보고 낮잠도 자고...이런 날은 정말 요리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더 늘어지고 하기 싫은 거에요.

그저께 인터넷으로 장을 봤는데 바로 배송이 안되고 오늘 오후 6시 이후 예약배송 받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담당기사가 좀 일찍 와도 되겠느냐고 전화를 한거에요. 아마 눈때문에 그랬나봐요.
그러시라고, 집에 있으니 괜찮다고..

기사아저씨가 장본 거 전해주는데 너무 고마워서, 눈오는 데 배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깍듯하게 인사했네요.
인터넷 장보기로 산 콩나물, 저녁에 이것저것 반찬하고 밥상 차리기 귀찮아서,
콩나물밥을 했습니다.

전 콩나물밥에 돼지고기 넣는 거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다진 쇠고기를 넣었습니다.
이것도 그냥 다진 쇠고기가 아니라 재활용 쇠고기입니다.
지난 추석 차례에 한우 산적거리 사서 구워서 차례상에 올렸는데,
우리집 식구는 고기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어쩐 일인지 산적고기는 죽어라 안먹어요.
차례상 물린 후 밥 먹을 때 한조각 썰어서 올렸는데 식구들 먹는 둥 마는 둥.
안먹는 거 억지로 먹일 일이 아니어서 바로 커터에 갈아서 냉동해뒀더랬어요.

그 산적고기, 갈아서 냉동했던 쇠고기를 넣고 콩나물밥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물조절을 잘못해서 콩나물밥이 너무 질척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 이건 콩나물밥이 아니라 콩나물죽이네"하고 한마디 하는데 저는 아랑곳하지않았습니다.
제 입에는 맛있는 걸요.

콩나물밥을...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콩나물밥이 너무 질게 되다보니 국도 따로 필요없고, 설거지라고는 비벼먹은 대접 두개에 수저 두벌, 그리고 물컵 두개,
그리고 전기압력솥의 내솥 뿐입니다.

그런데...
추위 때문에 전력사용량이 늘어 또 수급에 비상이 걸린 모양이네요.
저라도 전기 절약을 위해서 다시 가스불에 냄비밥을 해야하는 건지...
어렵지 않은 일이니, 조금이라도 아껴야겠죠.

내일은 더 춥다고 합니다.
식구들이 모여있는 주말, 따끈한 국물요리로 추위 녹이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oogug
    '12.12.7 10:47 PM

    아~
    산적고기를 이렇게 저장해서 재활용(ㅎㅎ)가능하군요~

    이 나이되도록 산적고기를 대체 어떻체 처리해야 할지 몰라
    늘 고민했었는데...

    역시 82에서는 늘 배웁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길이 완전 빙판입니다.
    조심 조심 걸어서 집에 들어왔더니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픕니다..ㅎ

    낼은 가능하시면 조금만 참으시고 (손녀딸 보고 싶으셔도)
    집에 계세요 ㅎ

  • 김혜경
    '12.12.7 11:51 PM

    내일 조카 결혼식이에요.
    아침에 미용실에서 머리 올리고, 동정 새로 달아서 다림질까지 세탁소에서 해온 한복입고 결혼식 가야해요.
    오늘, 내일 이틀동안 쌍둥이와는 바이바이!! ^^

  • 2. 아따맘마
    '12.12.7 11:44 PM

    맞아요.
    이런 날은 아무것도 안하고 배깔고 드러누워 눈 오는 창 밖 잠깐씩 바라보며 책 읽고 싶어요.
    아니아니...그것도 말고..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82쿡 게시판 글 쫙 훑어보는 것도 좋아요.

    제가 지금 그러고 싶은데 내일 애들아빠 친구들이 식구들 데리고 온다고 하네요.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큰일이예요.
    감자탕하려고 예행연습차 2번이나 선생님 레시피랑 다른 분꺼랑 해봤는데
    설 끓여서인지 맛이 안나서 라면스프...의 유혹을 잠깐 받았지만..그냥 먹었네요.^^
    포기하려고 했더니 친정엄마께서 양념을 해주셔서 다시 한번 해보려구요.
    10근이나 사왔는데 잘 할 수 있으려나...
    걱정이 한 가득이예요..푹 끓이면 되겠죠?

  • 김혜경
    '12.12.7 11:52 PM

    파는 감자탕처럼 짝짝 붙지는 않아도,
    충분히 끓이고, 마늘이랑 고춧가루도 적당히 넣고 하면 맛 날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3. 난 달림이
    '12.12.7 11:53 PM

    저도 콩나물밥 사랑해요^^
    남편이나 아이들이 안좋아해서 일년에 한두번 하는데
    요즘 굴밥도 먹고싶고 콩나물밥도 먹고 싶네요~

    요즘 배달하시는 분들 대단하시죠...
    고마운 분들이 참 많아요

    저도 지방이지만 전철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요즘처럼 눈이 오면 전철로 출퇴근 할수있어서
    참 감사해요

    눈길 엄청 미끄럽던데 조심조심 다니세요
    저는 운동화에 아이젠 끼고 다녔는데
    폼은 안나지만 안미끄럽더라구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 김혜경
    '12.12.9 8:03 PM

    오늘은 너무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

  • 4. 제주안나돌리
    '12.12.8 10:45 AM

    서귀포 해변가에는 바람이 세차지 않은 곳에 아직 꽃도 피어 있구요
    제주도의 추위는 바람소리와 비례하는 것 같아요~
    육지의 기온내려가는 뉴스가 있는 날은 영락없이 바람이 많이 붑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한라산에 눈이 많이 내려 너무 멋지네요~!
    추운 날씨에 집안 행사 잘 치루시고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김혜경
    '12.12.9 8:03 PM

    아직 꽃이 피어있다니...역시 제주도입니다.
    눈덮인 한라산,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요. ^^

  • 5. 예쁜솔
    '12.12.9 8:43 PM

    쇠고기까지 들어간 럭셔리 콩나물밥이네요.
    저도 며칠전에 콩나물밥 해먹었는데
    김장하고 남은 무로 만든 무생채를 같이 비벼 먹었네요.
    김장하고 나니
    무, 쪽파, 대파도 남아있고
    굴과 생새우도 조금씩 남아있어서
    따로 장을 안봐도 몇일은 살겠어요.

  • 김혜경
    '12.12.11 8:56 AM

    제 딸이, 콩나물밥에 쇠고기를 넣고 해주는데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해보았지요. ^^

  • 6. 비니맘
    '12.12.10 5:12 PM

    날이 추우니 움직이기 싫은날.~~
    저녁 뭐 해야하나 하는데....
    콩나물밥 보니 콩나물밥이 먹고싶네요....^^

  • 김혜경
    '12.12.11 8:56 AM

    움직이기 싫은 날 콩나물밥, 곤드레밥, 이런 한그릇밥이 좋은 것 같아요.

  • 7. 빛나는
    '12.12.12 6:29 PM

    맛있어보여요!
    전날 콩나물국한날은
    꼭 다음날 점심때 콩나물국밥을 해먹는답니다~
    계란이랑 김가루 올리고 보글보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097 막걸리 식초, 시~~작~~ 20 2013/01/03 16,633
3096 짬뽕 사먹었어요~~ 21 2013/01/02 14,990
3095 2013 새해 첫밥상 19 2013/01/01 14,854
3094 2012년 마지막 밥상 20 2012/12/31 15,480
3093 냉동실 청소놀이 1-빈대떡 14 2012/12/30 14,628
3092 아침부터 반찬 만들기 13 2012/12/29 18,196
3091 때아닌 떡국, [굴 떡국] 22 2012/12/28 13,034
3090 지금 이거 하고 있어요 20 2012/12/27 16,684
3089 즐거운 점심상~ ♪♬ 6 25 2012/12/26 21,668
3088 지금 제 식탁 위~~ 19 2012/12/25 17,356
3087 아주 조용한 크리스마스 이브 11 2012/12/24 18,181
3086 어제 저녁 밥상 12 2012/12/23 19,418
3085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16 2012/12/22 18,288
3084 이한치한(以寒治寒) 8 2012/12/18 17,888
3083 그날이 그날인 밥상 20 2012/12/17 14,168
3082 오늘은 무 2개로~~ 18 2012/12/15 18,282
3081 삼색나물로 차린 저녁밥상 19 2012/12/14 12,569
3080 완벽하진 않지만 스텐팬으로 한 달걀 프라이 14 2012/12/13 14,032
3079 역시 스스로 깨달아야~~ 26 2012/12/12 17,355
3078 소박한 반찬으로 우아한(?) 밥상을~ 29 2012/12/10 22,085
3077 대충 때우기~ 50 2012/12/09 17,113
3076 움직이기 싫은 날의 콩나물밥 13 2012/12/07 16,080
3075 메밀묵으로 만든 따뜻한 묵사발! 14 2012/12/06 10,571
3074 집에서 쑨 메밀묵 11 2012/12/05 10,901
3073 팔순 노모의 만두 41 2012/12/04 19,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