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슬픈 샘이 하나 있다

| 조회수 : 1,16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9-09-20 01:14:38

   슬픈 샘이 하나 있다              

                                                   문태준


맹꽁이가 운다

비를 두 손으로 받아 모으는 늦여름 밤

맹꽁이는 울음주머니에서 물을 퍼내는 불룩한 바가지를 가졌다


나는 내가 가진 황홀한 폐허를 생각한다

젖었다 마른 벽처럼 마르는

흉측한 웅덩이


가슴 속에 저런 슬픈 샘이 하나 있다

                            

                                           - 문태준,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예전에 다니던 직장이 종로 한 복판에 있었고,

툭하면, 내 사수는 종로 팔아 내게 외쳤다지.

돈 벌기 쉬운줄 아냐고.


종로바닥에 떠억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 면면을 보라고

어느 넘 하나 만만해 보이냐고


그 바닥에 이리저리 치이며

내가 본 것은

어느 넘 하나

저런 슬픔의 골짜기 옹달샘

맴 속에 안 품고 다니는 사람 없다는 거


습도가 

구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니 

만들어지더라는 거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사진 밑의 사설은 쑥과마눌




우리 집 맹꽁이들은
내가 그 넘의 슬픈 샘미에 몰입하지 않도록 큰 역할을 하고 계심
그들이 자라서 훨훨 날아가면
큰 개를 키울 생각임
검은 색으로, 인기 별루 없는 종으로 말임
그 큰 개가 날 조련하면, 또 고단하여 슬픔을 잊을거임
그렇게 한 세상 때우고 갈 거임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19.9.20 10:19 AM

    인간맹꽁이들~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우린 열심히 키우고 독립시킨 후 열심히 놀다가 가자구요~
    가을이 슬픕니다.

  • 쑥과마눌
    '19.9.20 11:27 AM

    감사합니다.
    테디베어님도 해피 가을~입니다.

  • 2. 행복나눔미소
    '19.9.20 11:37 PM

    동지애가 파파박 ㅎㅎ

    몇달 뒤면
    우리집 막둥이도
    제 세상 찾아 날아가겠지

    아들들을 키우며
    감사하고 행복했구

    또 알아서 날아가주니 더욱 고맙구 ㅎㅎ

    그 날이 오래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금방 오더이다

  • 쑥과마눌
    '19.9.21 12:42 AM

    나눌수록 기쁜 것이 동지애 ㅋ

    우리집 막둥이도 이젠 저랑 안자고, 형아랑 잔다지요.
    그간에 절단낸 내 허리는 어찌하고..ㅠㅠ
    그래도 조금씩 힌트를 줘가며 커가니, 마음준비가 저절로 되어가네요

  • 3. 날개
    '19.9.21 1:27 AM

    쑥과마눌님의 철학적 인문학적소양이 참으로 부럽습니다.게다가 유머도 있으시구요.내공이 보통이 아닌 분^^

  • 쑥과마눌
    '19.9.21 11:03 AM

    이 무신 과찬의 말쌈을..
    삶의 체험현장을 살아낸 찐한 팔이쿡언니들이
    다 가지고 계시고, 저는 썰을 좀 푼다할까요 ㅋ
    아뭏튼 감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02 내장산~백암산 백양사의 가을 wrtour 2025.11.10 54 0
23201 우리냥이 2탄. 우리집 샴 자매님들 2 루루루 2025.11.10 177 1
23200 입양간 페르시안 사진 공개해요. 남은거 탈탈 5 챌시 2025.11.10 235 1
23199 비오는 날의 가을 도도/道導 2025.11.09 183 0
23198 코스트코 트러플 초콜릿 상태 봐주세요 꽃놀이만땅 2025.11.09 752 0
23197 내게 보이기 위해 도도/道導 2025.11.08 205 0
23196 어서 데려가세요. 집사님들, 페르시안 고양이 맞죠? 3 챌시 2025.11.07 1,055 0
23195 어중간하게 통통하시면 롱스커트 입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06 1,509 0
23194 히피펌 스폰지밥 2025.11.05 2,118 0
23193 수목원 가는 길 4 도도/道導 2025.11.03 682 0
23192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0.31 614 1
23191 고양이 하트의 집사가 돼주실분 찾아요 3 은재맘 2025.10.30 1,408 0
23190 ,,,, 1 옐로우블루 2025.10.30 408 0
23189 내 행복지수는 2 도도/道導 2025.10.30 431 0
23188 우리 냥이 9 루루루 2025.10.30 997 0
23187 개프리씌 안부 전해요 11 쑤야 2025.10.29 674 2
23186 견냥이들의 겨울나기 10 화무 2025.10.29 770 2
23185 봄...꽃. 그리고 삼순이. 13 띠띠 2025.10.24 1,171 3
23184 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6 wrtour 2025.10.21 795 2
23183 고양이 키우실 분~~ 1 주니야 2025.10.21 1,390 0
23182 어미고양이가 버린 새끼들 사진 3 현경 2025.10.19 1,855 1
23181 구조냥들 2 단비 2025.10.13 1,780 2
23180 숏컷 웨이브, 갖고 간 사진이요. 8 erbreeze 2025.10.09 3,965 0
23179 불 구경하는 사람들 2 도도/道導 2025.10.08 1,264 0
23178 출석용---죽변 셋트장 2 어부현종 2025.10.06 985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