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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카메라에 담긴 금요일

| 조회수 : 1,970 | 추천수 : 183
작성일 : 2010-05-15 09:47:33
  
금요일 ,강남의 역사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나가면서 보따리를 주렁 주렁 챙기게 되는 데요

제가 나눌 수 있는 것을 ( 그 이상의 것을 왜 나는 못 하나, 이런 자학적인 생각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만

즐겁게 하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요즘 ) 챙겨들고 카메라도 챙겼습니다.

버스 타러 나가는 길, 관리실 아저씨의 등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들로

인해 우리가 사는 삶이 훨씬 빛난다는 생각이 든 아침이었지요.




요즘 길거리에 나서면 우선 빛이 어떤가를 보는 묘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네모 모임 첫 날 안나돌리님에게서

빛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나서는 그렇게 살피다가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룬 곳을 보면 저절로

카메라를 빼들게 된다는..

늘 활기 넘치는 역사 수업, 그리고 어제는 아템포님의 따님 취직 기념으로 맛 있는 점심을 얻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헤어져 저는 선릉에 가게 되었지요. 약속을 강남역 근처로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오랫만에

선릉에서 맑은 기운아래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정한 약속 장소인데 참 오랫만에

들러보는 곳,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서 놀랐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물론 세월의 흔적이나 세월의 힘이 강하지만 과연 세월만으로 사람을 잘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혼자서 선릉을 찍으려고 돌아다니면서

건진 몇 점의 사진입니다.






사람들은 서울이 삭막한 곳이라고 말하지만 제게 서울은 볼 거리도 만날 사람도 그리고 곳곳에 자리한

좋은 공간이 많은 곳이랍니다. 그래서 삭막한가 아닌가는 단순히 지리적인 것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다양한 형태로 모여서 이야기하거나 혼자서 앉아 있거나 졸고 있는 사람들,아예 벤취에 누워 있는 사람

기체조 처럼 몸을 움직여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회사에서 잠시 빠져나와 담배 한 대 꼬나물고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은퇴한 노부부처럼 보이는 사람들,어딘가 수상한 기미를 풍기면서 야릇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 사람들, 그 안이 바로 한 사회를 축소해놓은 공간이란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더군요.






이 곳은 사람들만이 오는 곳이 아니야,사실은 우리가 이 곳의 주인이야 이렇게 뽐내듯이 다양한 포즈의

이 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던 날이기도 하지요.







아직도 카메라를 제대로 숙지하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 그린님에게 배운 지식이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우리가 어떤 대상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드러나는

새로움이 참 신기하구나  그런 느낌을 받은 날이기도 했네요.



선릉에 더 오래 있고 싶어도 약속이 있어서 광화문에 가야 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을 넘어서 뒷 공원길로

가다가 나를 보러 오라고 선전하는 음악회 이야기들에 눈길이 가서요.




약속한 선배랑 만나서 교보문고가 없으니 불편하다고 느끼면서 영풍문고까지 걸어가 보았지만 이상하게

그 곳은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라 무슨 책이 나왔는지 요즘은 무엇을 읽고 있는지 서로 이야기나누다가

몇 권 메모만 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책의 하단에 있는 각주를 글씨가 너무 자잘해서 못 읽게 되는 것

그것이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징표처럼 보여 가끔 서글프다는 이야기를 하니 좋은 확대경이 있다고

일본 사전의 후리가나를 볼 때 그 확대경을 이용하니 좋더라고 소개를 받기도 했네요. 그렇다면?



겨울 나그네를 들은 날, 오랫만에 만난 선배랑 그동안 밀린 수다를 마음껏 늘어놓고 헤어지고 나서

집에 오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야경모드가 생각나서 카메라를 돌려놓고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그린님,감사,감사) 마음속의 장벽을 한꺼번에 다 들어낼 수는 없지만 하나씩 하나씩 부수다 보면

언젠가 훤해진 공간이 된 마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공연한 자신감이 생긴 하루였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10.5.15 10:56 AM

    역시 알차게 보내신 금요일이군요.

    즐거운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말이네요.

    여러가지 나눔이 있겠지요..
    나는 어떤 나눔을 실천하며 살까?
    나로인해 타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나눔을 하고 싶어집니다.
    말 한마디에도, 소리없이 건네는 웃음 하나에도 그런 마음을 담아서.....

    선정릉의 풍경 잘 담으셨네요^^
    가까이 있는곳이지만
    그리 자주 가보지는 못했던 곳이에요.
    애들 어릴적에
    돗자리 들고가 나무 그늘 아래서 쉬다 온 기억이 납니다.
    하하호호~~정겨운 그 웃음소리도 기억 나구요.

    지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노래를 들으며
    제게 나눔을 주신 분을 생각하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 2. 하늘재
    '10.5.15 11:13 AM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느낄때가 있지요...
    "아는것이 힘..." 이 아닌,
    "하는것이 힘!!.." 이라는...

    낯설고 새로운 일 앞에서 망설이고 두려울땐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해 보기나 했어??" 라구요..

    신기 하게도 이 물음 앞에서면 마음뿐 아니라 몸 까지 움직이게 되는
    묘한 힘이 되곤 하더군요..

    그런 에너지를 느낍니다..
    오늘 아침 인투님 글에서요...ㅎ

  • 3. wrtour
    '10.5.15 3:07 PM

    저기 하얗게 핀 귀룽나무가 보이네요.
    연두빛 나뭇잎 위로 뭉게구름처럼 구름이 인다해서 구름나무라고도 하는데.
    근데 저 귀롱나무가 선정릉에 있는 이유가 있겟죠.
    예전 창덕궁에서도 보았는데.
    불가에서 관불회(灌佛會)라는 의식이 있어요.
    직욕하면 부처에 물을 적신다는 거로,
    석가가 태어날 때 아홉마리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석가를 향수로 몸을 앃었고,
    발밑에선 연곷이 올라 발을 받쳐주었다는데서 유래한.
    그래서 우리나라에 황룡사 구층석탑,구룡폭포(금강산)니,구룡강이니 구룡연이니하는게 많겠죠.
    귀룽나무가 바로 구룡목(九龍木)에서 유래하는데 부르게 쉽게 하다보니 귀롱나무로요.
    그래서 왕릉,궁궐에 구룡목이 자라겠죠.

  • 4. wrtour
    '10.5.15 3:14 PM

    왕릉 뒤엔 소나무를,능 양옆으론 화재에 강한 갈참나무를 심어요.
    능 양 어깨쪽은 배수로를 조성하여 홍살문 아래쪽으로 흐르게 하는데 이 아랫쪽엔 오리나무를요.
    오리나무가 습기에 잘 자라서겠죠.

    선정릉이 성종,중종능인데 원래는 지금의 봉원사 자리에 있었다가 임란 이후에 이장했을 걸요(?)
    조선 40여개 능 중 유일하게 도굴된게 바로 두능이구요.임란 때 왜군들에 의해서.
    이후 지금의 지금의 장소로.
    특이한건 다른 왕릉은 도굴이 없었어요.
    이유는 석관을 철재등으로 자물쇠를 이중으로 달고 석관 위로 석회로 꽁꽁 발라놓아서요.
    또한 앙릉 부장품은 의괘에 적어남기는데 보통 모조품을 넣기에.
    대원군은 아버지 남연군을 천하의 명당이라며 가야산 자락의 사찰을 불태우고 거기에 이장 후 수만근의 주철을 녹여 석관을 덮었죠.
    당연 독일 움베르토(ㅋㅋ?) 일당이 파해치려다 실패했고.

  • 5. 살림열공
    '10.5.15 7:03 PM

    ^^
    바쁜 하루 셨군요.
    저도 어젠 종일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어제 연주...정말 좋았지요? ^^
    겨울나그네의 해석과 원본을 보아가며 연주를 들으니 확실히 좋더군요.
    뮐러의 시에 슈베르트가 아주 정확하게 작곡을 하였다는 평가를 재삼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공연 중에 연주자가 객석에 무슨 불만을 잠깐 표현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아시나요?
    저는 맨 뒤 단어를 듣고서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챘거든요.

  • 6. intotheself
    '10.5.15 11:35 PM

    살림열공님

    그렇지 않아도 오늘 시간 날때마다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로 겨울 나그네를 들었습니다.

    이제는 노래로는 아직이지만 연주로는 상당히 가락이 많이 들어오네요.

    그리고 앞 줄에 앉은 사람들이 문자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그래서 방해가 된 성악가가

    조용히 해달라는 주문이 아니었을까요? 당황스러운 상황이더군요.

    그런데 다음에 만날 때 번역을 볼 수 있을까요? 겨울나그네의 ...

  • 7. intotheself
    '10.5.15 11:36 PM

    해보기나 했어? 그렇지요?

    말의 힘보다는 실천하는 것의 힘이 세다는 것을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고 어떤 분이 이야기하네요. 사진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그것을 격려하는 말이라고 알아듣고 매일 조금씩 찍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8. 열무김치
    '10.5.16 1:22 AM

    오랫만에 광화문 거리를 보니 가슴이 찡하네요. (예전 회사가 세종문화회관 뒤쪽이었어요)
    나날이 사진이 늘어가시는게 보여요. 저도 차근차근 처음부터 다시 해 볼까봐요.
    차근 차근 사진 공부 정말 해 보지도 않은 거 있죠 ? ^^;

  • 9. 카루소
    '10.5.17 1:29 AM

    슈베르트 / 가곡집 "겨울나그네" 비올라와 클래식기타의 듀엣 연주

    01. Gute Nacht 굿나잇
    02. Die Wetterfahne 풍향기(風向旗)
    03. Gefrorne Tranen 얼어붙은 눈물
    04. Erstarrung 언 가슴
    05. Der Lindenbaum 보리수
    06. Wasserflut 넘쳐흐르는 눈물
    07. Auf dem Flusse 냇가에서
    08. Ruckblick 回想
    09. Irrlicht 도깨비불
    10. Rast 休息
    11. Fruhlingstraum 봄날의 꿈
    12. Einsamkeit 고독(孤獨)
    13. Die Post 우편마차
    14. Der greise Kopf 흰 머리(白髮)
    15. Die Krahe 까마귀
    16. Letzte Hoffnung 마지막 희망
    17. Im Dorfe 마을에서
    18. Der sturmische Morgen 폭풍의 아침
    19. Tauschung 환영(幻影)
    20. Der Wegweiser 이정표(里程表)
    21. Das Wirtshaus 여인숙(旅人宿)
    22. Mut! 용기(勇氣)
    23. Die Nebensonnen 幻影의 태양
    24. Der Leiermann 거리의 樂士



    Richard Yongjae O`Neill, ViolaOliver Fartach-Naini / Song-Ou Lee, GuitarGuitar arr. Lutger Voll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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