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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할일을 자꾸 미루고 싶을 때

| 조회수 : 2,225 | 추천수 : 153
작성일 : 2010-03-05 12:03:38


  오래전 학교에서 과제가 있을 때 데드라인의 전 날 밤에야 발동이 걸려서 잠도 못자고 과제를 하던

아주 나쁜 버릇을 고치기 어려웠습니다.물론 그 때 집중이 더 잘 된다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그런 버릇을

오래 끌었는데요,생각해보면 하루 이틀만 먼저 시작해도 여유있게 글을 쓸 수 있을 것이고,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그 일이 어려웠나 반성이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이 버릇을 고쳐야지 독하게 마음먹고 스스로 마음에 주문을 걸었습니다.마치 그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생각하고 일단 시작을 하자고요.

말처럼 쉽게 고쳐진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다양한 스터디에서 읽는 여러 권의 책을 그렇게 조금씩 미리 읽거나

번역을 미리 하거나 이런 일들이 많이 쉬워진 느낌입니다.

3월1일이 휴일이어서 하루 쉬게 된 일본어번역,이 주간의 분량을 해보자고 이야기가 되어 평소보다 두 배인

번역을 쉬는 금요일 오전 반절 마무리해서 올려놓고는 스스로가 대견한 마음에 쉬고 있는 중인데요

만약 오늘 반을 해결하지 않고 음악회에 간다면,역시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아침에 마음이 훨씬 부산하겠지요?



songs of viola 이 음반을 조금 크게 틀어놓고 번역하는 내내 들었습니다.

오늘 밤 용재 오닐의 비올라 소리를 만나러 가게 되어서일까요? 손길이 자연히 비올라연주에 가 닿는 것을 보면

그런 선택이 참 신기하네요.

activate,activation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이 말을 자주 인용합니다.이렇게 하고 싶은데 저렇게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아이들에게 일단 하고 싶은 것을 마음에만 품지 말고 activate하라고.

물론 그것은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행동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행동하지 않고 마음속에만

넣어둔 소망은 그저 소망에 불과하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겨서 해보는 일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조금은 앞으로

나가는 것이 되지 않을까요?

버릇을 고치려고 시도하던 처음에는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해서 자주 실패를 했습니다.실패를 잘 들여다보니

과욕이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지금은 그래서 한번에 다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일단 시작하고 보면

그 다음에 이어서 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물론 어떤 분야에서는 아예 시도도 못하고 있는 것들이 아주 많지만 그래도 조금씩 힘이 생겨서

하려고 마음먹고,실제로 하게 되는 일들이 늘어나서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 기분이 될 때도 가끔있게 되었습니다.

오전중에 하려던 부분까지 번역이 끝나고 나니 마음도 가볍고,제겐 휴일인 금요일 오후도 마음먹은대로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무슨 그림을 볼까 생각하다가 고른 것이 호앙 미로인데요,아무래도 딸아이가 바르셀로나에서 이 미술관에서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 자극을 받았을꼬 하는 생각에 저절로 손이 가는 모양입니다.







나도 마지막이 되어서야 일을 하느라고 힘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렇게 할 일을 미리 시작하지만

한 번에 다 끝내야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가볍게 여러 번에 걸쳐서 일을 마무리하는 것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어느새 버릇이 달라지고,일이 자신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자신이 일을 조정하면서 즐기는 그런 단계가 어느새

왔다는 것을 느끼는 날의 즐거움을 상상하면서요.물론 나는 미리 미리 다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런

말이 필요가 없겠지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캐롤
    '10.3.5 3:17 PM

    햇빛이 따뜻하게 비치는 카페에 앉아서 intotheself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글입니다.
    철학이 생활인 듯, 생활이 철학인 듯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꽉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항상 책과 그림과 음악을 가까이 하고 사시는 마음 넉넉한 intotheself님을 존경합니다. 꾸벅^^

  • 2. intotheself
    '10.3.5 4:33 PM

    철학이 생활인듯 ,생활이 철학인듯 이렇게 근사한 말로 칭찬해주는 글을 쓰는 캐롤님이

    어떤 사람인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오후에 비올라 음반을 틀어놓고 책을 읽다가

    지난 겨울 여행길에서 만난 그 길이 바로 이런 역사를 담고 있나 궁금해서 열무김치님에게

    질문하려고 들어왔다가 캐롤님의 글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져서 인사하고 싶어졌답니다.감사

  • 3. 카루소
    '10.3.6 1:00 AM

    Richard Yongjae O`Neill, Viola
    Oliver Fartach-Naini / Song-Ou Lee, Guitar
    Guitar arr. Lutger Vollmer

  • 4. 캐드펠
    '10.3.6 2:48 AM

    인투님의 글을 읽다 보니 공감이 가는 글이 제 마음에 들어 오네요.
    저두 수업 준비를 할때 그 데드라인을 스스로 만드는 경향이 많이 있거든요.
    올해부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어서 자신이 일을 조정하면서 즐기는 그런 단계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지금 하고 있답니다.

  • 5. 열무김치
    '10.3.8 5:18 AM

    저도 3월 22일 까지 준비해야할 과제가 있는데요,
    준비는 하지도 않고 악몽을 꾸는 등 겁만 내고 있답니다.

    다른 해야 할 일거리를 찾아낸다거나, 과제와 다른 엉뚱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거나,
    별 마음에 두지도 않았던 영화를 보러 간다던가, 갑자기 보쌈 김치를 만든다던가 등등등
    온갖 이유를 만들어 내는 제 자신이 참 딱합니다.

    이제 intotheself님께서 말씀하신 "가볍게 여러 번에 걸쳐서 일을 마무리" 저도 동참해 볼까합니다.
    몸과 마음이 잘 따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카루소님께서 덧붙여주신 음악, 처음 접하는 음악인데 감성을 흔들어 놓네요.

  • 6. 가루녹차
    '10.3.9 5:16 PM

    음악과 함께 좋은 글... 감사해요.
    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 ^^
    책 좀 보고 언능 청소기 돌리러 가야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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