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이 걸려서 대장금은 손대지 않으리라 작정을 했는데
그만 첫 3회를 보고 말았습니다.
그 느낌을 오늘 아침 도서관의 홈페이지에 쓴 글인데요
마침 김창렬님의 물방울 그림을 올려 놓아서
그림 함께 감상하자고 글을 복사해서 올려 놓습니다.
어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선생님이 드디어 다모를 보았는데 재미있더라
그런데 너희들 중에 대장금을 본 사람있니?
물었더니 너도 나도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한 번 보라고 권하더군요.
그래서 너무 양이 많아서 망설이는 중이라고 하니
한 아이가 말을 합니다.
우선 한 개만 먼저 보고 판단하면 되지 않나요?
그렇구나
그 생각을 못했네
그런데 아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다 보게 될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그러자 아주 옛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가 핑크 플로이드의 벽이란 비디오를 볼까 말까
늘 그 앞에서 망서린다는 말을 아는 분에게 했더니
그 사람이 말하더군요.
일단 그냥 빌려서 보다가 아니면 그만 보면 되지 않나요?
그 때도 그렇구나 감탄했지만
결국 아직도 벽을 못 보고 말았습니다.
나는 왜 그럴까? 궁금하게 여기면서도 선뜻 손을 대지
못했던 심사가 무엇때문일까요?
그래도 대장금은 디브이디 한 개를 먼저 빌려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한 개에 3회분이 실려있더군요.
성종의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다모에 비해선 역사적인 사실이 훨씬 많이
들어 있어서 현실감이 더 있는 드라마라서
보면서 조선 중기 역사를 다시 읽어보는 것도
재미를 더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린 장금이 역을 하는 아이의 호기심 덩어리의
표정이 신선한 즐거움을 주더군요.
지금 노는 일이외에는 전혀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는
아들을 보는 일이 힘들어서 더
장금이를 보는 일이 신선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오는 길
햇빛이 아주 강렬합니다.
그래서 일종의 반작용으로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을
골라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마치 회귀라는 제목으로 한문 글씨위에
물방울을 담은 그림이 있어서 보는 중이지요.


거의 상형문자 수준으로 무슨 말인지 의미가 통하지
않게된 한문 글자를 보는 일이 마음이 아프군요.
거의 장식적인 의미로 전락해 버린 (제겐)
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화가도 그런 의미로 이름을 붙인 것일까요?
이 작품들의 제목이 회귀입니다.



그림을 보는 동안 카르멘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자주 듣다 보니 익숙한
아리아들,
갑자기 오페라를 보러 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토요일
낮시간이네요.
몽상 그만하고 일어나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해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