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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깜빡은 깜빡을 낳는다

| 조회수 : 1,781 | 추천수 : 3
작성일 : 2006-05-17 15:31:59

"아빠, 카페에 글 올려 놨으니까 집에 올때 그거 꼭 프린트 해서 와야돼.
내일까지 학교에 내야되는거야."
"응~ 알았어, 아빠가 이따 집에 갈때 프린트 해서갈께"

집에 있는 프린터의 잉크가 바닥이 나서 프린트 할 일이 있으면
회원이 4명뿐인 비공개 가족카페에 글을 올리고 그것을 가게에서 프린트 해 가져다 주곤 한다.

진이가 쓴 글짓기를 원고지 양식에 맞추어 프린트해서 여늬때와 같이 밤 1시경 퇴근을 했다.
집에 올때 물 한 병 담아오란 아내의 말이 생각나 부랴부랴 물을 받아 가게를 나섰다.

가까운곳에 주차장이 없다보니 멀리 골목 깊숙한 곳에 차를 세워두었기에 그곳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늦은 밤 인적없은 골목을 걸어 차에 도착해 차 문을 열려고 하니 주머니를 뒤져도 차 키가 없다.

가게 카운터 아래에 던져놨던것이 생각나 다시 터덜터덜 걸어와 키를 가지고 가서 시동을 걸고 집으로 출발했다.
(왕복 15분 지체)

한적한 도로를 달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
(10분 소요)

항상 늦은 시간에 집에 오다 보니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없다.
이리 저리 밀고 당기며 한참을 실랑이 해서 겨우 한 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간신히 우겨서 낑겨 넣었다.
파워핸들이 고장이나 팔뚝파워로 핸들을 돌려야 하니 좁은 공간에서의 주차는 늘 낑낑 소리가 절로 난다.
(주차하는데 10분 소요)

시동을 끄고 차 문을 여는데......
앗차~!! 진이 프린트를 안 가져 왔다.
물 가져 오라는 것 챙기느라 프린트 해 둔 것을 카운터 옆에 두고 그냥 출발 했나 보다.
내일까지 학교에 가져 가야 한다는데 어쩌나......

할 수 없이 다시 시동을 걸고 팔뚝파워로 핸들을 돌려 차를 빼서 가게로 다시 출발.
위잉~ 달려 가게 앞 도착.
(10분 소요)

빨리 들어가 프린트만 가지고 나올 요량으로 시동도 안 끄고 가게도 뛰어 들어가 카운터 위에서
프린터 해 둔것 낚아채듯 가지고 다시 차로 달려가니......
이게 웬일인고, 이번엔 차 문이 잠겼다.

차에서 내릴때 조수석에 놓인 가방이 신경쓰여 일단 문을 잠그고 닫았나보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낭패로고…...

불법 주차단속원들이 차 문을 너무나 간단히 여는걸 본 기억이나 나도 흉내를 내 봤다.
기다란 꼬챙이를 문 옆으로 밀어 넣고 이리 저리 아무리 쑤셔도 꿈쩍도 안한다.
(15분 소요)

한참을 실랑이 하다 결국 포기하고 서비스센터에 비상 잠금장치 해제를 요청했다.
잠시 기다리니 서비스맨이 와서 간단히 문을 열어 줬다.
(15분 소요)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10분 소요)

다행히 아까 그 자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
또다시 팔뚝파워로 얍얍~ 기압을 넣어가며 우겨서 낑겨 넣고.....
(10분 소요)

우여곡절 끝에 집에 들어서니 새벽 2시 반.

진이 프린트 한 것이 원고지 사이즈(B5)로 프린트 해야 하는데 B5 용지가 없어 A4에 했기에
자대고 칼로 잘라 용지 사이즈 맞춰서 스테플러로 묶어두고, 샤워하고 자리에  누으니 새벽 3시.

-------

아침.
진이 학교 가는 소리를 잠결에 어렴풋이 들었다.

진이는 아내나 내가 늘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다시 들어온 아내가 지르는 소리에 잠이 화딱 깨었다.

"아니~ 진이 얘가…… 프린트 한 걸 안 가져 갔네!!!"

꼬당~!!

아내는 프린트 한 것을 들고 후다닥 집을 나서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니~ 얘가 도대체 누굴 닮아 이렇게 정신이 없는 겨~"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eawoman
    '06.5.17 3:37 PM

    ㅎㅎㅎㅎㅎㅎㅎ

  • 2. 딸셋맘
    '06.5.17 3:39 PM

    하하하하하!!
    무료한 오후 깜빡 졸다가 잠이 확 깼습니다.
    누구 닮긴 누굴 닮아요. 강두선님 이죠 모. 흐흐흐

  • 3. yuni
    '06.5.17 4:02 PM

    푸핫핫... 웃어서 죄송해요.

  • 4. chatenay
    '06.5.17 5:14 PM

    하하하!두선님~안 웃을 수가 없어요...

  • 5. 핑크로즈
    '06.5.17 5:44 PM

    울고 싶을것 같아요.
    세상 사는일이 만만한게 없으니...

  • 6. 한번쯤
    '06.5.17 5:47 PM

    그래두 흐뭇하시죠..인간미 있잖아요 *^^* ???

  • 7. 라이
    '06.5.17 6:44 PM

    강두선님! 여기서 인사 드려도 될려나...
    님 덕분에, 친정 엄마께 칭찬 엄청 받았답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나봐요.
    감격하셔서 울먹이기까지 하셨답니다.
    입맛도 도신 듯 하시다고.
    정말 감사 드립니다.

  • 8. 세희
    '06.5.17 10:57 PM

    우하하하하하
    라스트가 압권이네요..ㅋㅎㅎㅎㅎㅎㅎ
    좋은 아빠셔요^^
    아..잼난다

  • 9. 송현주
    '06.5.18 12:49 AM

    ㅍㅎㅎㅎㅎ~~
    저희 모자를 보는듯..

    제 7살박이 아들이 그렇게 깜박거리고 덤벙대요..
    한 예로,,
    유치원에서 곧바로 미술학원갔다가 집에오는데..
    애 친구애가 오후늦게 우리아들 가방을 가져왔더라구요..
    가방을 안가져온줄 모르고 노는 애나,,
    그걸 까막히 인식못하고 있던 저나 막상막하~

    깜박은 깜박을 낳는다~~ 절대동감입니다..ㅎㅎ

  • 10. 야난
    '06.5.18 9:18 AM

    ㅎㅎㅎ 팔뚝 파워....

  • 11. 지야
    '06.5.18 10:12 AM

    ㅎㅎㅎ 아빠가 그고생한걸..^^
    넘 잼나네요 ^^

  • 12. 지원
    '06.5.18 11:13 AM

    푸하하하하하하
    님은 고생 무지하게 하셨는데...읽는사람으로선 정말 잼납니다요^^
    저도 깜빡깜빡해서리 별명이 3초랍니다 ㅋㅋㅋ

  • 13. 재미있게 살자
    '06.5.18 1:55 PM

    푸하하하...
    제가 사장님 가게에 들렸을때 내 입을 조심해야 할텐데..
    어쩌나....
    내가 입이 간질거려서리..ㅎㅎㅎㅎ

  • 14. 카라
    '06.5.19 4:04 PM

    일전에 공구로 구입하여 도가니탕..등 넘 맛나게 먹었답니다
    신랑도 흡족해 하고 아이는 워낙 싫어하는지라 못먹였지만 덕분에 배 두드리며 자~알 먹었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누구랑 닳은것 같아서리 혼자 웃다가 힘들게 로긴하여 몇자 적고 갑니다

    요즘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데 정말 사람 냄새 풀풀 풍기며 바쁘게..또 잼나게 사십니다...ㅋㅋ 저만 재미나나요?(웃어서 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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