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르면 아메리카노를 마셨구요.
시험봐 발표를 앞두고 각성하고 집중하고 뭔가
한번에 그것을 끝내고싶으면 커피를 마셨구요.
배가 고프면 커피믹스를 진하게 두개 타서 마시고
고속도로 운전이 졸리면 차 안에서 top를 몇 캔을 마셨습니다.
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끼가 있으면 믹스커피를 뜨끈하게 해서
마셨구요. 두통이 있으면 역시 커피믹스를 한번 타서 마셨습니다.
배가 고픈데 먹을 게 없으면 나의 아저씨 이지안처럼 커피믹스를
두둑히 마셨고. 뭘 먹든 식후에 항상 커피를 마셨는데
메니에르 걸리고 나서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셨거든요.
그런데 메니에르의 어지러움이 주는 현기증과 어지러움과
마지막에 여러번의 구토와 내가 내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큰 상실감이 다가오니까 커피는 물론이고 하지 말라는 건
다 안 하게 되네요. 어제는 짬뽕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일단
양푼에 물을 붓고 면발이랑 건더기를 씻어서 먹었네요.
이렇게라도 먹을 수 있으니 다행지만 나중에 생활이 좀 나아지고
형편이 좋아지면 전국 짬뽕 순례를 돌아보겠다는 계획도 있었는데
이제 그런 건 목숨을 걸어야 할 수 있는 것이 돼버렸네요.
아무튼 커피를 안 먹고도 살아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