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고 자다고 오한에 깨서 응급실 갈 힘도 없이 춥고 아파서 타이레놀 먹고 자고 다음날 좀 나아진 후 집앞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에가서 증상 말하고 소변검사 피검사 ct 찍었어요. 처음엔 요로결석이지 않을까 하더니 검사 결과 후 게실염이라고 처음 들어보는 병명으로 대장에 있는 주머니에 염증이 생긴건데 그게 터지면 큰일이라며 외괴전문의가 내려오더니 염증 수치가 안좋다고 응급실에서 바로 입원실로 옮기라고 했어요
근데 저는 미혼, 외동, 혼자사는 40대 여성이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가족이라곤 치매 5등급 받아 주간보호 다니시고 계시는 어머니 뿐인데 멀리 따로 살고 계셔 보호자가 되어줄수 없는 상황이에요
보통 응급실에서 바로 입원을 하게되면 외출이 안된다고 하는데 제가 입원준비를 따로 해올 사람이 없기때문에 외출해서 핸드폰 청전기 부터 입원에 필요한 이것저것 챙겨와야하고, 제가 개인사업자인데 갑자기 예약이 있는 모든 매장을 닫을수가 없기때문에 매일 낮에 2시간정도는 일때문에 외출을 해야한다 이게 아니면 입원을 할수 없다 했더니 원래는 안되는데 의사 선생님이랑 협의 후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서 입원을 하게 됐습니다
전혀 예상도 못하고 갑자기 입원이라니.. 집에가서 이것저것 챙겨와서 6인실 병원에 입원하는데 이 상황을 얘기할 사람도 없고 그 1평도 안되는 침대에 누워 참담하더라구요
사실 저는 꽤나 건강하게 살고 있었어요. 저는 운동도 거의 매일 꾸준히 하고있고 근 1년동안 크로스핏, 수영, 러닝, f45, 필라테스, 요가도 바꿔가며 해오며 현재는 그냥 헬스장에서 웨이트와 유산소를 하지만 진짜 꾸준히 거의 주 5회이상 합니다. 아픈 당일에도 운동하고 왔었어요
그냥 날씬한게 아니라 몸매도 이쁘구요 직각어깨 긴목 잘록한 허리 큰 골반과 힙 이런거 만들려고 웨이트하고 체지방 걷어내려 유산소 하고 폼롤러 스트래칭도 운동 전후에 30분 넘게 하며 우아한 몸매 만들려고 노력하니까요
그러니 먹는건 또 오죽 신경쓰겠어요. 공복에 늘 유산균 따뜻한물 먼저 마시고 가공음식이나 양념 쎈거 안먹고 고단백 먹고 과식도 안하고 영양제도 챙겨먹고
다들 40대 되면 몸에서 느껴진다는데 저는 체력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안들거든요 그냥 얼굴이야 노화있지만 체력은 20대30대랑 다른게 안느끼고 살았어요. 나이들면 살도 잘 안빠진다는데 노력하는 만큼 빠졌구요
연애도 5-7살 어린 친구들이랑 늘 했어요.
출산 육아 없이 몸 멘탈 관리하며 사니까 젊음유지하며 나름 스스로가 마음에 들게 살고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입원을 하면서....제 수면 밑에 있는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되더라구요. 보호자나 가족 없음. 모든 문제를 상의하거나 의지할 사람 없음. 물론 제 생활은 늘 그렇긴한데 그리고 제가 사업하니까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항상 직면하고 책임지고 해결해야하잖아요. 그래서 멘탈하느는 제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아프면서 사지가 결박당한(?) 느낌이 드니 살짝 무너지더라구요
1평남짓한 6인실 병원 침상에 불편하게 누워 수액 꼽고 물한잔도 못먹는 금식에 좀 잠들까 하면 간호사들이 와서 맥박에 온도 제고 항생제 넣는다고 깨우고 좀만 잠들만 하면 옆침대에서 아프다고 소리지르고 구토하고 대부분 대소변도 본인 마음데로 할수 없는게 입원환자들이라 다들 씻지도 못하고 아파서인지 냄새도 나고
그 커튼 쳐있는 침대 안에서 할수 있는 일이라곤 누워서 자거나 깨있거나 밖에 없는데 마음데로 잘수도 없고 자고있으면 갑자기 식사시간 됐다고 아침 7시에 깨워 식사를 두고 가고 옆에 누군가는 금식에 토에 대소변에 수술실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 아프다고 난리 치는 사람 가운데 나는 식사 해야하고
제 소변도 얼만큼 눴는지 스스로 통에 담아 체크 해야하고
등등...진짜 입원이라는거 자체가 인격이 말소되는 느낌이였어요. 물론 다 필요한 일이라는거 알고 받아 들여요
근데 진짜 끔찍했습니다
그리고 또 저는 낮에 제 일을 책임저야해서 잠시 외출해서 일 보고 다시 들어오고
온 세상의 모든짐을 제 스스로 짊어진 느낌으로 그 침상에 누워있는데 진짜 눈물이 줄줄 흐르며 다 놓고 싶다...스위스에 가서 안락사라도 하고 싶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는 동안 2박3일 후에 염증 수치가 내려가서 일단 퇴원했고 받아온 약를 먹으며 일주일 후에 다시 가서 각종 검사 외래로 하기로 했는데요
그러고 나서 병원비도 50만원 나왔어요
최근 가장 끔찍한 이틀을 그 1평 침상에서 보내고 돈을 준다고 해도 하기 싫은 경험을 그 돈을 내고 했구요
수술이라도 했으면 더 많이 나왔을테니 예상한 만큼 나오긴 했는데 차라리 호캉스를 갔으면 행복하기라도 했지
죽고싶을 만큼 우울한 경험을 그 돈 내고 혼자 다 추려서 퇴원하는데 인생이 뭔가 싶더라구요
저 병원에선 물외에 내어주는 식사 말고 먹으면 안되었는데 퇴원하니 말차라떼며 순대국이며 마음데로 먹을수 있다는것이... 내 상태는 같은데 그 경계의 아이러니가 허탈했구요
지금은 퇴원한지 사일정도 지나니 다시 밝아지긴 했는데
입원한 일이 너무 끔찍했어요
건강하게 살던 내게 왜 이런 일이 헤프닝이 생간건지도 의문이고 이 경험으로 나는 무얼 깨달아야 하는건지..
사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자고 먹고싶은거 먹을수 있다는 사실 조차 행복한거구나 알수 있었지만 뭔가 삶에 허무함도 느끼고 있네요
의욕도 좀 잃었고...
만나던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두달째 됐는데 이럴때 아프니까 얘기할 사람 돌봐줄 사람이 없는게 너무 고독해서 결혼 누군가랑 하고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고
근데 또 맞지 않는 사람이랑 해서 괴롭고 싶지도 않아서
일주일전 소개팅한 사람과 에프터 받았기에 한번 더 만나볼려 했는데 입원하면서 제 심경의 변화로 만나지 않기로 끝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아프면 집에서 죽고싶지 병원에 입원하고 싶지는 않은 심정이네요
퇴윤 후 며칠 진짜 멍하게 지냈거든요. 급한 일들만 처리하고 나머지시간엔 집에서 음식만 먹으며 멍하니 쉬고..왜 세상이 날 억까할까 싶고
근데 우연히 본 영상에서 안좋은일 곱씹지 말고 흘려보내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우울증이라면서. 그래서 그래 지나간거 뭐하러 다시 생각하나 싶어 이겨낼려구요
그냥 마지막으로 한번 토로하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