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프신분들 기도 글이 유난히 눈에 띄네요.
딱 5년전 이맘때 이렇게 늦은 시각에 저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게에 기도 부탁글을 올렸었어요.
말기암인 엄마가 갑자기 통증이 심해지고 고열에 섬망으로 헛소리를 해서 늦은 밤에 응급실로 갔어요.
그때는 코로나 시절이어서 바로 응급실도 못들어가고 한참을 추운 병원 앞마당에서 기다려야했어요.
추워하는 엄마에게 제가 입고 갔던 가디건을 벗어 덮어드리고 저는 몸도 마응도 추워서 덜덜 떨었어요.
드디어 엄마는 응급실로 들어가셨는데 (역시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는 밖에서 기다려야했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저를 부르지 않는거에요.
그밤에 혼자 응급실 문 앞에 쭈구리고 앉아 울면서
제가 처음으로 자게에 기도 부탁글을 올렸더랬어요.
사실은 너무 두렵고 춥고 슬픈데 혼자 감당이 안되어서 자게에 글을 썼지요.
놀랍게도 너무나 많은 언니 동생들께서 그 늦은 시각에 격려와 기도의 댓글을 주셨어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 천년같이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저는 자게 여러분들의 댓글을 읽고 또 읽으며 버틸수 있었답니다.
저는 그 밖에서 밤을 꼴딱 새고 다음날 새벽에야 병실을 배정받아 들어갈수 있었어요.
병실에서 만난 엄마는 동공이 풀려있었습니다.
패혈증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기적처럼 그 위기를 이겨내셨어요.
지금도 저는 회원님들의 기도 덕분에 엄마가 살아날수 있었다고 믿어요.
엄마는 그후 일년을 더 버티다 결국은 돌아가셨지만...
그 응급실 앞어서 혼자 떨던밤
제가 자게에서 받았던 따뜻한 위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늘 자게에서 기도글을 읽자 그 밤이 떠올랐어요.
그때도 지금도 따뜻한 에너지로 자게를 지켜주시는 회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밤, 어떤 이유로든 아프고 힘들고 두려워 잠 못 드시는 분이 계시면..
오늘만이라도 편히 주무시기를 제가 기도드려요.
두려움이 아닌 치유의 밤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