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50대지만 내년이면 앞자리가 바뀔 예정인, 그래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들입니다^^
저는 요즘 깜깜할 때 나가서 집근처 숲에서 밝아오르는 하늘과 숲의 온갖 나무들, 연못과 시냇물, 새소리 즐기는 대미에 빠져 아침에 두세시간씩 숲을 걸어요
눈만 뜨면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오늘도 5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했어요
남편이 따라서 일어나 저를 보더니 "어떻게 매일 뜨는 아침 해랑 하늘을 보고 그리 흥분하고 의욕이 넘칠 수 있냐고..이런걸 뭐라고 해야하나.." 고심하길래 "뭐같은데? 잘 찾아봐. 자꾸 연습하면 잘할 수 있어"
이과 남편인지라 뭔가를 표현하고 카드 한줄 쓰는 것도 넘 힘들어해요
한참 끙끙대다가 "당신은 에너지바 같아. 손에 쥘 정도로 작은데 (제가 키도 몸도 작은데 무지 빨빨거리고 다니는거 좋아해요) 에너지가 꽉차서 포장지가 터질 정도로 빵빵하게 부푼 에너지바!" 하길래 " 오 좋아! 잘했어. 표현 맘에 들어" 라며 칭찬해 줬더니 순간 남편은 고래가 되어 춤추기 시작 ㅎㅎ
나가려고 옷입는데 공기가 쌀쌀하길래 브라운 뽀글이와 브라운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저를 보더니 남편이 또 "뭐 같은데 뭔지 잘..." 하길래 제가 "뭐든 말해봐. 일단 표현해 버릇하면 점점 잘하게 될거야"했는데 잠시 잠잠하더니 "총맞는거 아냐? 곰인줄 알고.."
새벽의 고요함이 제 터져나온 웃음소리에 와장창 깨졌어요
남편은 요즘 말배우는 어린아이 같이 머리 속에 있는걸 표현해 보려고 애써요
그러다 한번씩 내뱉는 말에 저는 배잡고 웃고..
별거 아니지만 이 험하고 골치아픈 세상에 한번씩 빵터지는 웃음에 저는 큰 힘을 얻어요
거창하지 않은 것들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나날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82님들도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