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선미도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딸도 20대 초반인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정확한 병명을 말씀하신 적은 없지만, 제가 보기엔 경계성 인격장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능을 봤지만 아무 대학에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방이라도 미달된 곳이 많으니 아무 대학이나 가면 좋겠다”고 했는데, 딸은 “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엔 다니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습니다. 재수를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빡센 재수학원을 다닐 자신이 없다며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유학을 가겠다고 하면서 유학 준비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영어 실력도 아직 부족하고, 설령 합격하더라도 과연 유학 생활을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유학 가지 말라”고 하면 나중에 또 “엄마 때문에 유학 못 갔다”고 원망할까봐 그냥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깐 알바를 한 적도 있는데, 성형수술비를 모으겠다고 하더군요. (성형에 집착하는 것도 경계성 인격장애의 특징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터에서는 나름 성실하게 일했고, 문제를 일으키거나 민폐를 끼치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고졸 학력으로 앞으로 혼자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요즘 말로 “엄마한테 빨대 꽂고 평생 살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딸이 자립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끊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제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돌보고 도와주는 게 맞을까요.
나중에 제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어떻게 살아갈지도 걱정이 되지만,
경제적인 면으로만 보면 유산은 어느 정도 넉넉히 남겨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내가 책임지고 먹여살리면 되지”라고 생각해왔는데,
이게 오히려 딸의 독립을 막고 성장의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닌지 요즘 혼란스럽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족이나 본인이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어보신 분이라면,
저 같은 상황에서 어떤 태도로 딸을 대하는 게 맞는지
경험이나 조언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