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랑 둘이 대형 마트를 갔어요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하고 있는데
앞쪽에서 굉장히 키가 크고 건장한 아기 아빠가
자동차 카트를 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기가 자동차에 타지 않고 아빠 발 밑에서 자동차를 잡고 걸어가고 있는 거예요 뒤뚱뒤뚱거리면서요
너무 작아서 아빠 무릎까지도 오지 않는 키의 아기였거든요. 갓 돌 지났으려나.
그런데 아빠는 아기가 내린 걸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느긋하게 천천히 자동차를 밀면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방향을 약간 틀려고 하면서 아기가 자동차에 부딪힐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제가 어머 아기 내렸어요 라고 말해줬더니
아빠가 깜짝 놀라면서 너 어떻게 내렸어라고 하더라구요. 아기를 안아서 자동차에 다시 태우더라고요
아기는 반항도 하지 않고 순순히 아빠가 하는 대로 자동차를 타더니 자동차를 밀어서 다시 출발하자마자 문고리를 천천히 자연스럽게 열어서 또 내리려고 하더라구요. 근데 아빠는 또 모르는 거예요
너무 키가 커서 아래쪽이 안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 장면을 보고 딸이랑 저랑 둘이 얼마나 웃었는지
그 아기가 문고리를 열고 내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나 봐요
아기 또 내린다고 다시 얘기해 주니까
아빠가 화들짝 놀라면서 다시 몸을 숙여서 문고리를 잠그더라구요
너 이걸 어떻게 여는 거야 라고 하는데
저희가 웃으니까 아기 아빠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웃음을 참는데 그 상황이 너무 재밌었어요.
아빠도 아기도 얼마나 귀여운지 초보 아빠와 영리한 아기의 모습 생각하니 지금도 웃음이나네요
우리 딸도 그럴때가 있었는데...
아이 그 맘때가 제일 행복했던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