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에 할머니가 계신데 요즘 들어 부쩍 기력이 더 안좋아지셨어요.
엄마가 직장에 다니시다보니 퇴근 하시기 전까지는 할머니 식사나 중간중간 체크 하는건 제 할일이에요.
저는 몸이 안 좋아서 사정상 친정에 와있는 상황이고요.
원래는 요양센터를 다니시는데 몸이 좋지 않는 날들이 많으시다보니 요즘은 거의 집에 계세요.
여러 번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오늘 일만 말씀 드리지자면,
할머니가 입맛도 없고 기력도 없고 그냥 누워만 계시고 싶어하세요. 분명 드신다 해서 식사 만들면 하나도 안 드시고 정말 힘이 빠지게 합니다.
저도 정말 힘들어서 요리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근데 할머니 때문에 억지로 한건데 이게 계속 반복되니 이제 화가 나요.
오늘도 아무 것도 안하시고 누워만 계시길래 링겔 맞으러 가자고 이야기 해도 싫다고 하고...
에너지가 빠져요.
일하는 엄마는 할머니가 안쓰러우니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서 집에서 저 멀리 있는 식당까지 가서 죽을 사가지고 오고 결국 약속에 늦는 상황이 됩니다.
할머니가 그 죽을 좋아하신다나.. 뭐라도 드셔야 한다고..
그리고 저한테 약속장소 까지 차로 바래다 달라고 합니다. 그럼 저는 화가 너무 나는데 또 마음이 불편하니 안 해줄 수가 없는 상황인거에요.
이게 비슷하게 늘 반복이에요. 전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뭐라고 하면 가족으로써 그거 못해주냐고 하는데 저도 정말 지치거든요 이거 뿐만이 아니라 저도 제 몸 하나 건사하기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한 얘기 또 하고.. 늘 물건 없어졌다고 저한테 묻고. 낸들 아나요.. 어디다가 황당한 곳에 본인이 넣어놔요. 장농 저 깊숙한 옷 주머니 안.. 뭐 이런 곳이요. 엄마는 매번 할머니 방 다 뒤져서 물건 찾아줘야 하고...
아니면 새벽 내내 잠 안자고 찾으시니....
할머니가 연세 때문에 기력이 없으신건 너무 이해가 되는데 주변 사람들도 너무 힘드니 괜히 할머니가 미워집니다.
저만 나쁜 사람이 되는 거 같고 그냥 하소연 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