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는 이십년 넘게 완전 리스에요.
비슷한 직종에 급여도 비슷하고 지금까지 맞벌이니 돈 문제는 아니고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이혼 못하고 살아요.
다른 장점이 있냐면 전혀 없고요. 외도 비슷한 것도 여러번했고(외도 맞을텐데 제가 끝까지 파헤치지 않고 덮었어요) 시집 치닥거리도 지겹도록 했고 폭언도 일상적이었고요.
아이 어릴 때 아이와는 정말 잘 지내는 아빠였는데 애 사춘기부터 삐그덕거리다가 입시 무렵 몸싸움 직전까지 간 걸 제가 온몸으로 막은 적이 있어요. 재수할 때 애가 울면서 속내 얘기 하는데 남편이 못하게 끊어버린 이후 애랑 데면데면하게 지내다가 대학 가고 자취하면서 집에 잘 안오니 완전 남처럼 살았어요. 저랑은 통화도 하고 집에 오면 말도 하고 그랬지만 남편과는 서로 투명인간처럼 지냈죠. 그래도 남편이 중요시하는 집안 행사 같은 건 애가 참석했고요.
지난달에 애가 입대하고 주말마다 전화하는데 두번은 남편이 집에 없을 때 전화 왔어요. 근데 오늘 전화는 남편 옆에 있을 때 와서 바꿔줄까 하니 오만상을 쓰며 안받는다 하더라고요. 끊고 나서 왜그러냐 하니 잘 있다고 나한테 들었는데 굳이 바꿀 필요 있냐고 해요. 저도 애한테 속상하고 속 끓인 게 많아도 막상 군대 가니 그립고 목소리 듣고 싶고 그런데 남편이 저러니 없던 정도 완전히 떨어지네요.
평소에 남편이 전화 통화 싫어하긴 해요. 끔찍한 효자였지만 시어머니와 제가 통화하다 바꿔준다 하면 손짓으로 거부한 적도 있고 친정 부모님께는 용건 없이는 전화 드린 적 없어요. 자기 친구들에게 전화 오는 건 받아서 반갑게 통화하지만 자기가 하는 경우는 없고요. 그래도 꼴 보기 싫네요. 맺힌 게 있어도 애가 더 많지 남편은 그럴 자격도 없다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