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heqoo.net/review/2386705428
다른거 검색하다가 걸렸는데 글보고 웁니다
저는 imf직격탄 맞은 뉴스에 나온 몰락 중산층인데요
정말 서울 아파트 34평에서 하루아침에 비새고 무너져가는 집(?집이라고 하긴힘든) 전세에 살게 됐네요
갑자기 과외늘려서 비싼 사립대학 학비 벌어야 했고
친구들은 imf와 상관없이 여전히 다 부자였고 공부도 열심히 할 시간도 많았고요
다행히 학벌은 좋은편이라
어찌어찌 졸업하고 좋은 대기업에 갔긴 했지만
격차는 더 심했어요
좋은 회사는 학교친구들 보다 더 부자가 많더군요
뭐 저는 다행히 살아가는데 돈이 많이 필요한 사람은 아니라서 ㅡ원래 쇼핑안좋아함
남들 다 가는 유학도 연수도 못갔지만
월급받은거 모아모아 가고프던 해외페스티벌도 가고 다하긴 했어요. 싸게가면 몸이 고생이지만 어리니까요 .
다행히 안꾸며도 피해볼 외모는 아니라서 기본으로만 하고 다녀도 예쁘단 소린 가끔은 듣고 살았던것 같고요 .
근데 제일 힘들었던건
내가 모든걸 책임져야 한다는거였어요.
나는 비빌곳도 없는데
내동생은 부모님은 어쩌나 싶은 생각부터 들었고
그래서 하고싶어도 위험이 있는 선택은 못하게 되더군요
여유 있는 친구들은 망하고 와도 비빌곳이 있으니
패를 던질수 있었지만요..
그때 회사그만두고 의전원 간 친구들은 다 의사해요ㅋㅋ
의사 말고도 회사 몇년 다녀보니 이건 아니란 생각이 다들 들어서 대부분 전문직으로 갔습니다.
속 모르는 친구들은 저보고도 같이 준비하자도 했었어요.
여튼 그때 저는 회사 그만두고 몇년 월급없이 공부할수있는 형편자체가 불가했어요.
이게 큰 차이더라고요. 선택의 제한.
원래가 제 성격이 유쾌하고 재미난걸 잘 찾아다니는 사람이라 즐겁게 살았지만 저 과정들이 저에겐 정말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이직할때도 그랬고 모든 선택의 순간에 제가 하고픈대로 할수가 없는 괴로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연장선에 있습니다.
부모님 노후 생각하면 갑갑하죠.
여전히 돈은 없으시고 많이 편찮으시고 그래요..
뭐 겉으로보면 멀쩡한 직장 잘다니는거 같아보이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전 겉으로는 EEEE 지만
실은 내면의 상처들을 채우기위해서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필요가 많은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제일싼 가격으로 많은 생각을 할수있는 영화관 미술관 으로 자주 갔고 의도치않게 예술적 경험과 감수성이 풍부한 인간이 되었습니다ㅋㅋ
여튼
누가 나중에 뭐로 태어날거냐고 묻길래
다시 태어나기 싫고 꼭 태어나야한다면 돌맹이 라고 했네요.
집에 딱지가 붙고 매일 사람이 오고 우편이날아들고
할때
하루를 버텨 이틀을 버텨 밤이 돌아오면
겨우 얻어먹는 한끼로 또 하루치 생을 연장하는
길냥이들을 보면서
살아낸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며
삶의 지독함 그리고 생명력 과 힘 같은걸 느끼고
저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냈던것 같습니다.
그후로는 모든 생명력을 아끼게 되었고
이름없는 식물도 잘 돌봅니다.
여튼 오늘도 퇴근해서 씻고 이제 좀 쉬어보려고요.
다들 맛난거 드시고 쉬세요
그 세월동안 써내려간 글은 거의 없지만
여기서 위로 많이 받았답니다.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