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돌아가신 엄마가 생전에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었어요. 호스피스 가시기전에 제가 같이 있으면서 돌봐드렸는데 우리집 개도 같이 살았어요.
몇달도 안남은 엄마와 우리집 개의 동거가 시작된거지요.
개가 절 닮아서인지 정말 먹는걸 좋아했어요.
평생을 저랑 너한입 나한입 하면서 사이좋게 나눠 먹는게 낙이였어요. 둘다 통실통실 참 볼만했어요. 희한한게 동물병원가면 주인하고 개들하고 몸매가 비슷한 경우가 많았어요.
물만 먹어도 번개같이 와서 감시를 해서리. 가끔 누군가 개를 산책 시키면 그 시간은 남은 가족들이 평온한 마음으로 뭔가를 먹었어요.
엄마는 암의 통증으로 (총알이 뚫는듯한 아픔이라고 표현하셨어요) 아주 독한 진통제를 하루에도 한뭉큼씩 몇번씩 드셨지요. 하도 독해서 간이 상한다고 하지만 말기암 환자에게는 고통을 줄이는게 목표였지요. 그런데 이 개가 그렇게 그 약을 탐하는 겁니다. 엄마가 약만 먹으면 난리가 나는 거에요. 자기도 달라고 아주 ㅂㄱ을 했어요.
아픔에 웃지도 못하던 엄마는 하도 어이가 없으니 그럴때마다 진심으로 빵 터져서 웃으셨어요. 개는 난리를 치고 엄마는 불꽃이 꺼져가는 와중에도 웃으시고 정말 웃프다는 말밖에로 표현이 안되는 순간이었어요.
하루는 엄마가 개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면서
이런약은 평생 안먹는게 좋은거야 하셨죠.
개는 아 몰라요 멍멍멍!!!!!
엄마도 가고 3년후에 우리 개도 죽었어요. 하도 아파서 숨을 못쉬어서 ... 새벽에 달려간 병원에서 두시간을 울다가 안락사를 해줬어요. 평온하게 갔어요. 엄마처럼 스르르.
오늘 걸어오는데 하늘의 구름이 우리 개랑 똑같은 거에요.
그 녀석을 화장하고 오는 날 구름에서도 저 혼자만의 상상으로 하늘에 떠있는 모습을 봤었는데.
구름옆에 엄마 모습도 있나 멈춰서서 정말 열심히 봤는데 엄마모습은 안보였어요. 그래도 강아지구름에게 속으로 말해줬어요.
할머니랑 잘놀고 있어! 우리는 언젠가는 만날거니까.
여긴 더운데 거기는 시원하지? 와줘서 반가웠다. 안녕...
둘다 넘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