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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슬프고도 웃겼던 기억

무제 조회수 : 1,581
작성일 : 2025-07-22 18:01:45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가   생전에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었어요.  호스피스 가시기전에  제가 같이 있으면서 돌봐드렸는데 우리집 개도 같이 살았어요.

 

몇달도 안남은 엄마와 우리집  개의 동거가 시작된거지요.

개가  절 닮아서인지 정말 먹는걸 좋아했어요.

평생을 저랑 너한입 나한입 하면서 사이좋게 나눠 먹는게 낙이였어요.  둘다 통실통실 참 볼만했어요. 희한한게 동물병원가면 주인하고 개들하고 몸매가 비슷한 경우가 많았어요.

 

물만 먹어도 번개같이 와서 감시를 해서리. 가끔 누군가 개를  산책 시키면 그 시간은  남은 가족들이 평온한 마음으로 뭔가를 먹었어요. 

 

엄마는 암의 통증으로 (총알이 뚫는듯한 아픔이라고 표현하셨어요) 아주  독한 진통제를 하루에도 한뭉큼씩 몇번씩 드셨지요. 하도  독해서 간이 상한다고 하지만 말기암 환자에게는 고통을 줄이는게 목표였지요.  그런데 이 개가 그렇게 그 약을 탐하는 겁니다. 엄마가 약만 먹으면 난리가 나는 거에요. 자기도 달라고 아주 ㅂㄱ을 했어요. 

 

아픔에 웃지도 못하던 엄마는 하도 어이가 없으니 그럴때마다 진심으로 빵 터져서 웃으셨어요.  개는 난리를 치고 엄마는 불꽃이 꺼져가는 와중에도 웃으시고 정말 웃프다는 말밖에로 표현이 안되는 순간이었어요.

 

하루는 엄마가 개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면서

이런약은 평생 안먹는게 좋은거야 하셨죠. 

개는 아 몰라요 멍멍멍!!!!! 

 

엄마도 가고  3년후에  우리 개도 죽었어요. 하도 아파서 숨을 못쉬어서 ...  새벽에 달려간 병원에서 두시간을 울다가 안락사를 해줬어요. 평온하게 갔어요. 엄마처럼 스르르.

 

오늘 걸어오는데 하늘의 구름이 우리 개랑 똑같은 거에요.

그 녀석을 화장하고 오는 날 구름에서도 저 혼자만의  상상으로 하늘에 떠있는 모습을 봤었는데.

 

구름옆에 엄마 모습도 있나 멈춰서서  정말 열심히 봤는데 엄마모습은 안보였어요. 그래도 강아지구름에게 속으로 말해줬어요.

 

할머니랑 잘놀고 있어! 우리는 언젠가는 만날거니까.

여긴 더운데 거기는  시원하지?  와줘서 반가웠다. 안녕...

 

둘다 넘 보고 싶네요.

 

 

 

IP : 118.235.xxx.24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0
    '25.7.22 6:16 PM (39.7.xxx.85)

    저도 아팠어요...아니 아파요ing..
    울 강쥐도 제옆에서 킁킁 먹는거에만 쫑긋거려요.
    작년에 저희 엄마도 떠나셨어요.
    울강아지도 10살이 넘었고 저는 아프니까...
    저두 언젠가 엄마랑 셋이서 만날날이 있겠지요?

    어머니 편히 좋은곳 가셨겠죠?
    강아지와 함께?

    늘 행복하세요!

  • 2. 퇴근길
    '25.7.22 6:22 PM (211.36.xxx.47)

    그 그리움을 어떻게 참나요..
    아직 겪어보지 못해서 앞으로 겪을일이라
    두렵고 슬퍼요.. 눈물납니다

  • 3. 나이가 많아지니
    '25.7.22 6:29 PM (112.157.xxx.212)

    지나간 시간들이
    정말 일장춘몽 같아요
    이제야 깨닫게 돼요
    그냥 잠깐 소풍와서 살았다는거
    또 다른곳으로 소풍을 갈테고
    그곳에서 그리운 분들이 마중나와 주실거고
    그렇게 그렇게 먼저 온사람들이 먼저 떠나는건
    축 복이라는것도요

  • 4. 쮸비
    '25.7.22 6:33 PM (210.182.xxx.7)

    아 마지막에 너무 슬퍼요
    저도 17년동안 동고동락하고 작년 가을에 떠난 우리 시쮸 생각에 눈물이 나네요

    노견됨 확실히 식탐이 생기는데 우리쮸빈 욕심껏 먹고남 꼭 장탈이 나길래 닭고기 좋아했는데 맘껏 먹지도 못하고 너무 힘들게 아프다 갔어요

    아픈 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너무 그통스럽게 간게 맘이 많이 아팠지요 저도 안락사를 해줄걸 생전 짖지도않는 강쥐가 비명지를정도로 아팠었는데

  • 5. ㅇㅇ
    '25.7.22 6:40 PM (219.250.xxx.211)

    웃다가 울다가 그랬네요 따뜻하면서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 6. 저도
    '25.7.22 7:01 PM (221.149.xxx.157)

    시츄 할머니..
    보낸지가 20년인데 그때는 개를 키우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얻을수 있는 정보도 많지 않아서라고 변명하자면
    시츄가 아픈걸 숨기는 견종인줄도 몰랐어요.
    동네 뒷산까지 40분 정도의 거리를 오전엔 제가
    저녁엔 남편이 날마다 산책했는데
    오전 산책할때 이녀석이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멈추고 하는겁니다.
    어쭈 웬 꾀병이야? 하고 끌고 다녀와서
    종일 자길레 좀 힘들었나? 했는데 그렇게 자는듯 떠났네요.
    아픈줄도 모르고 혹사시키고
    죽은줄도 모르고 방치해둔게 내내 미안하고 괴로웠어요

  • 7. ㅇㅇ
    '25.7.22 7:03 PM (219.250.xxx.211)

    ㄴ윗님 시츄가 아픈 걸 숨기나요?
    아픈 걸 숨기는 견종이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어째서 그럴까요
    꾹 참으면서 산책을 따라다녔다니 그 녀석 참 속도 깊네요

  • 8. ..
    '25.7.22 8:53 PM (118.235.xxx.3)

    아 정말 웃프고도 가슴 따뜻한 기억이네요.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전에 서면에서 엄마랑 결정사 등록하셨던 분 글인가요? 결이 참 비슷해서요.

  • 9. 쓸개코
    '25.7.22 9:13 PM (175.194.xxx.121)

    따뜻하고 재밌는 추억.. 슬프기만 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어머님이랑 강아지 만나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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