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돼지고기 장조림

이모 조회수 : 584
작성일 : 2025-07-18 17:18:30

제가 어릴 때 편식이 심했거든요. 
바싹 구운 삼겹살을 5학년 정도 되어서야 먹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생선, 고기 특유의 냄새에 민감 했던 거 같아요. 
방학 때마다 이모네 집에 며칠씩 있다 오곤 했는데, 
6학년 여름방학이었던 것 같아요. 
이모네는 저보다 두살 네살 어린 사촌동생들이 있었고, 이모네 아이들과 동갑 터울인 이모의 시조카 애들도 둘이 와 있었어요.
그 때 이모는 갓 서른을 넘긴 나이였어요. 욕심도 많고 바지런하고 거칠지만 조카들 품어줄 줄도 알았지요.
저는 엄마 음식보다 이모 음식이 좋았어요. 굵은 고추가루가 듬성 묻은 알타리무가 어찌나 아삭하고 달큰하던지요. 

어린 저는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같이 있는 시간엔 이모랑 자주 부딪혔어요. 
가내 공장일을 하면서 다섯명의 애들 밥까지 차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였을텐데 이모는 후딱후딱 몇가지 반찬을 내어서 기다란 상이 허전하지 않게 차려주었던 것 같아요.
돼지고기 장조림이 상에 올라왔는데, 물에 빠진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상상도 해본 적이 없던 제가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한 점 입에 넣었어요. 단짠하면서도 고소한 참기름의 뒷맛이 너무 환상적인거에요.

순식간에 장조림이 비워지자 이모는 장조림이 담겨진 맥심병을 들고와서 한 번 더 덜어주고는 병에 얼마나 장조림이 남았는지 확인하고는 가져갔어요. 그 남은 장조림, 아직 먹지 않은 남은 장조림이 너무 적게 느껴졌어요. 


엊그제 돼지고기 장조림을 만들었거든요. 여전히 물에 빠진 고기를 좋아하진 않기에 자주 만들지는 않지만,
돼지고기 장조림을 만들때마다 젊었던 이모 생각이 나요. 맥심병에 들어있던 그 장조림도요. 

그나저나 장조림 고소하게 만드는 비법 있으시면 풀어주세요!!

IP : 61.77.xxx.11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7.18 7:49 PM (1.252.xxx.149)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여기 히트레시피에 돼지고기 장조림 레시피 있어요. 예전에 맛있게 해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 한번 해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5880 사양벌꿀로 얼굴 마사지 하면 안되나요? 5 피부 10:56:36 616
1745879 집주인이 대출회사에서 사람을 데려왔는데요 4 ㅇㅇ 10:55:34 1,097
1745878 거늬는 구속수사되도 사진한장 안찍히는게 조건인가요. 8 ma 10:54:48 1,135
1745877 어떤이들 말대로 여자들이 눈이 높은 이유. 1 어이없음 10:53:58 712
1745876 이재명 대통령 욕하는 글 공통점 25 ... 10:53:24 851
1745875 조민의 친구가 조민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충격적인 이유 15 10:52:07 3,127
1745874 일본인 며느리에 대한 전문가 추천합니다 5 마리아사랑 10:50:39 738
1745873 백골단 조직한 반공청년단장, 불송치 처분 2 아직도내란중.. 10:49:35 435
1745872 이재명 내일 취임식? 임명식 진행하나요? 41 .. 10:45:12 1,462
1745871 장윤정도 홍쇼핑 11 ㅇㅇ 10:45:00 2,461
1745870 네이버가 이춘석 때문에 못오르는 거예요? 5 ... 10:43:17 782
1745869 곰팡이 쌀 2키로 먹은듯하네요 8 10:42:56 945
1745868 국가장학금 등급이 6 .. 10:40:15 631
1745867 집담보대출금리4.8 6 푸른바다 10:38:45 1,052
1745866 ㅁㅊㄴ 소리가 절로 나왔던 역대급 대통령실 사진 17 ㅇㅇ 10:38:07 3,766
1745865 국채 발행한다는데 김건희 사진 찾는 얼간이들 14 .. 10:37:09 946
1745864 얼마전댓글에 알려주신 의류 사이트 못찾겠어요 도움부탁드립니다.. 이선윤주네 10:32:54 234
1745863 지금 목걸이가 문제가 아닐텐데... 11 ... 10:32:13 1,585
1745862 학종러는 컨설팅업체 어느정도 신뢰해야 할까요? 4 10:31:18 331
1745861 뉴욕에서는 대마초 누구나 살수있나요? 2 ㅇㅇ 10:30:26 289
1745860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하네요 6 ㄴㅇㄹㅎ 10:29:48 1,478
1745859 오늘의 댓글 장원.jpg 5 10:27:04 2,151
1745858 로봇개 개발업체도 아니었구만요 8 10:24:28 1,204
1745857 오늘 명신이 사진은 안나오나요? 12 보고싶다 10:21:49 1,479
1745856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이 책 1 시간아까움 10:20:28 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