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는 뭐든 빨랐고 둘째는 뭐든 느렸어요.
기고 걷기, 배변 가리기, 글자 읽기, 셈하기 뭐 다 언니보다 1년 반 정도씩 느렸어요. 느리고 늦되니 친구들 놀이 규칙 이해도 잘 못해서 겉돌고... 체험학습 가면 선생님 옆에 앉아 가는 ㅜㅜ 아이요. 중등까지도 본인 말로 찐따였어요.
쎈수학을 풀려도 큰 애는 초등 B단계 정도는 90% 로 시작하고 오답해서 C단계 간다면 둘째는 B단계가45~50%에요. 쉬운 초등 개념도 집에서 다시 알려줘야 하는 애였어요.
한글 쓰기도 느려서 영어는 큰 애보다 훨씬 더 늦게 시작하고 수학 50점 맞는게 챙피한건 아니라고 알려주려고 큰애 100점 맞고 와도 따로 칭찬해줬었어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걸 중학교 때 알고 운 적도 있어요. 자긴 왜 이런 것도 모르고 사냐면서 ㅜㅜㅜ 남편과 막내를 위해 우리가 편의점을 인수해서 알바라도 하게 하며 살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지요.
그런데 이 녀석 정말 꾸준히 열심히 해요. 중3 기말 끝나고 관리형 독서실 해달래서 보냈더니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있다 오더라구요.
그러고 고등가서 반에서 1등하네요.
큰애 입시에 취업도 앞두고 있어서 겨우 고1 가지고 기뻐하는 거 말도 안되는 거 알아요. 앞으로 구비구비 갈 길 멀다는 것두 알아요.
근데 연휴 기간 한 짐 지고 공부하러 가는 모습이 동화속 거북이 같기도 하고 응원도 하고 싶고 기특도 해서 자랑겸 여기 남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