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TV를 틀어도 출연자들이 반말을 섞어서 얘기하고
집 근처 시장에서도 상인들이 손님한테 거의 다 반말해요.
심지어 제가 10년 넘게 다닌 꽤 큰 마트에서도 그래요.
제가 아예 거길 가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갈 정도예요.
이리 와봐, 이거 살 거야? 이거 얼마야.
제가 젊을 때에는 그래, 저 사람이 나보다 나이 많으니까, 이러면서 넘겼는데
이제 저도 나이도 많고
도저히 들어 주기가 거북해요. 그래도 제가 손님인데...
손님 아니어도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반말을 섞어야 친근하게 들린다는 이상한 생각들을 하는 거 같아요.
오늘 제가 지갑 분실 건으로 마트에서 CCTV를 확인할 일이 있었어요.
거긴 큰 곳이라 접수대가 따로 있어요.
근데 접수대 여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을 하는 거예요.
지갑? 들어온 거 없어. 봐봐, 여기 없어.
CCTV 확인하고도 저한테
가방에 넣어갔대.
ㅡㅡ;
제가 이걸로만 끝났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 거예요. 맨날 반말하는 곳이라서...
중간에 할머니가 와서 계산을 해 달라는 거예요.
직원이 안 된다고 하니까 할머니가 지금 다 노는데...이래요.
저희가 얘기하는 게 할머니 눈에는 노는 걸로 보였나봐요.
그랬더니 직원이
놀기는...씨...
이러는 거예요.
제가 너무 짜증이 나서 집에 와서 컴플레인 전화를 걸었는데
웃긴 게 전화는 또 얼마나 공손하게 받는지...
그 사람하고 얘기 안 하고 위에 상급자하고 저 사연을 얘기했어요.
결국 그 상급자가 죄송하다고 얘기는 했지만
진짜 해도 너무하더라구요.
더 어이없는 게 오늘 은행에도 갔는데
은행에서도 할아버지 손님한테 반말하고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못알아듣고 지각 없이 얘기할 때가 있긴 하지만
진짜 해도 너무한 거 같아요.
요새 사회 트렌드가 반말을 하는 게 쿨하다고 받아들이는 건지
제가 생각이 고루한 건지,
너무 반말이 심하니까 제가 오히려 더 예민해지는 거 같아요.
모르는 사람하고 말할 때마다 긴장하게 돼요.
저 사람이 또 반말할까봐...
솔직히 손님이거나 연장자여도 상대방한테 그러면 안 되는데
서비스 해야 할 사람들이 더 저러니까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닫혀요. 이걸 일일이 따지고 들기도 뭐하구요.
지갑 잃어버린 것보다
반말이 더 기막혀서 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