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세포가 폭폭 터지는
시골에서
어제는 친정엄마의 지휘아래
고춧모를 심고 지지대를 박고
오래돼어 찢어진 하우스의 비닐을
벗기고
사이사이 짬을내어
집 뒷산에 올라
참취를 뚝뚝 뜯었습니다
취를 뜯을 때마다
진하게 풍겨오는 취냄새.
마당 텃밭의 싱싱한 상추를뜯고
뜯어온 참취를 겹쳐들고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한점 올려 먹으니
오월 푸른 산과 들을
한입 싸먹는 맛입니다
더운 햇살에 땀이 나려다가
살랑 불어오는 산바람이 시원하고
저멀리 높게 산맥을 이루고 뻗은 산은
연두빛이 진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연두빛 청록빛 녹색빛이
바라만봐도 감탄이 나오게
아름다워
수돗가에서 바라보고
방안에서 창문을 열고 바라보고
마당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바라보고
감동을 하곤 합니다
오월은
어쩜 이리도 싱그럽고 아름다울까요.
오늘 아침.
부엌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집 뒤란의 산철쭉 나무에
애기별같은 진분홍 꽃이 핀 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이 화사하고 예뻐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산에서 캐다 심었다는 작은 산철쭉 나무는
제법 큰 나무로 자랐지만
근래에는
죽은 듯 보여 싹 베어 버릴까 하셨다는데
그소리를 듣기라도 하였을까
굵은 중심 줄기부터
꼭 물고기의 비늘처럼
실같은 가지가 자라나 그 위로 꽃이
도미노처럼 피어 타고 올라오고
가지 가지마다 꽃은 더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삐죽삐죽 죽은 가지도 그대로이고
사이사이 죽은 가지가 엉켜 있어
아침엔 산철쭉나무의
머리 손질을 해주었습니다.
단정하니 예뻐 진 산철쭉
그리고 그 옆엔
청록빛 잎의 보리수가
짝꿍처럼 나란히 함께 하고 있어요
오후엔 비가 내려
온 사방의 푸른 빛이 더욱 촉촉해 졌습니다
오월 시골의
마지막 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