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댓글로 쓰려다가 댓글 방향들이 저랑 너무 달라서 따로 써요.
저는 자식 다섯 이상인 집에 태어났어요.
무학에
먹고 살 걱정하며 사는 부모님
다행히 저 초등 입학전부터 살림이 펴서
비싸진 않아도 자가 마련했고요
아버지의 피나는 절약정신과 여기저기 사 놓은 짜실짜실한 부동산 덕에
그 동네에서는 부자소리까지 들었어요.
저 중학교때는 그 동네에서 제일 먼저 멋진 2층 양옥집 지어 살았으니
꽤 드라마틱 하게 부를 이루신거에요.
그런데 재산은 늘었으나
두 분의 무식과 악다구니, 자식에게 막대함, 아니 가족 모두에게 막대함..등은
전혀 발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정말 상처를 많이 받고 자랐어요.
당연하지만 자식들끼리도 기 약한 형제자매가 당하기도 하구요.
한마디로 부는 어느정도 이뤘으나 그 안의 야만의 세계 그대로였어요.
아버지는 엄마를 때리고, 엄마는 자식들을 때리고, 자식들은 또 약한 형제 자매를 서로 때리고 등등
공부도 누군 잘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고 고졸도 있고 전문대졸도 있고
서울상위권 대학 중위권 대학 골고루 다 있어요.
그래도 공부만 잘 하면 대학은 보내고 싶어 했던 분들이긴 했어요.
그런데 세월이 흘러흘러
나이가 다들 먹고 부모님이 서서히 연로해지시 시작하니까
부모에 대한 애틋함이 다 다르더라구요
두 분 모두 상 치르고 그 와중에 재산에 눈독 들이는 자식들과 그렇지 않은 자식들끼리 싸우고
다 겪고 나서 보니
부모에 대한 측은함은 어느정도
타고난 거 였어요
똑같이 상처를 받았어도
그냥 기질적으로 좀더 애틋함을 느끼는 자식, 애틋함을 전혀 못 느끼는 자식
그렇더라구요.
성격이 타고나듯 부모에 대한 마음도 타고난거였어요.
물론 눈에 확 도드라지게 차별을 했다거나
온 몸에 멍이 들도록 두들겨 팼다거나
( 저는 제일 맏언니랑 목욕을 갔는데 그 전전날 엄마에게 맞았어요. 언니가 목욕탕 갔다와서 엄마한테 애가 온몸에 멍이 들었었다고 막 대든 기억이 나요. 그러니 나도 오죽 어릴때 맞았나 싶어요)
도박 노름 바람 등으로 가족을 버렸다거나
그런건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부모를 저주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게 아닌 대다수 야만같던 시절에 죽지 않고 겨우 목숨 붙여 살아낸 시절을 거친 분들에게
지금의 잣대를 대는건 맞지 않은것 같아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정도가 옳겠네요.
요새 오은영샘이 개인의 이런 기질적 차이를 자꾸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를 나노단위로 분해해서
부모에게 그 원인을 찾는것도 과연 옳은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야만의 시절의 부모에게 질려서 본인의 자식들에게는 정말 잘 한다는 수많은 현 부모들의 자식들은 그럼 부모에게 불만이 없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거든요.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역시 부모에게 정이 없다 또는 사는게 힘들어 심리상담 받으러 갈거고 그때 지금처럼 부모를 또 나노단위로 분석해서 ㅇ부모에게 원인을 찾을거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