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항상 제사 끝나고 나면 제사상에 올렸던
황백지단 얹은 조기찜 5마리를 비닐봉지에 쑤셔넣어
집에 가져가서 먹으라고 제게 억지로 안겨 주셨어요.
아버님이 비린것 딱 질색이시고 이게 식었던걸 다시
데우면 별 맛도 없는게 비린내만 작렬해서
저도 진짜 싫어하거든요.
어머님과 저랑 서로 먹으라고 주거니 받거니
폭탄돌리기 하듯 죽어도 안 먹으려고 떠넘겼는데
올해 추석엔 제가 져서 어제 5마리 몽땅 가져왔거든요.
냉장고에 일주일 넘게 쳐박아 뒀다 버리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매번 못 할 노릇이어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 오늘 아침에 무 큼직하게 썰어 넣고
마침 백종원 두부조림 양념 만든게 남은게 있어서
고사리 넣고 지졌어요.
명절 치루고 난 직후라 집에 불려놓은 고사리랑
온갖 짜투리 식재료가 넘쳐나네요 ㅋㅋㅋㅋ
꼴에 제주도 갔을때 처음 먹어본 고사리 고등어 조림
흉내내본건데 어머 이 신세계 무엇 ㄷㄷㄷ
꽈리고추랑 청양고추 왕창 더 썰어 넣고
마늘 다진거랑 액젓 더 넣어 빠글빠글 끓여서
오늘의 브런치라며 내놓으니
아버님 닮아 비린거 싫어하는 남편이
이 좋은 날씨에 온 집안 비린내 어쩔거냐며 짜증내며
앉아서 먹더니 급정색하며 연태고량주 꺼내오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식어서 비린 생선찜 처치 곤란하셨던 분들 한번
시도해보세요~
명절 연휴 오전에 남편 술 먹여 재우기 최고예요.
제발 연휴 끝날때까지 깨지 말고 자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