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시부모님 70대 중-후반.
저는 40대 후반.
저는 제사 지낼 생각 없고요
우리 애들이 제 제사 지내길 바라지도 않아요.
자기들끼리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며 우리 엄마 아빠는 이랬지 하고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일이나 많이 만들어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냉담 중이지만 천주교 신자니까 연미사 넣어주면 고마울 거 같아요.
시부모님은 큰집이라 수십년째 제사 차례 지내고
거의 제사 차례 성묘가 종교 수준.
저한테 음식 안 시키시고 제사 안 물려준다 하시는데
그래도 당신이 할 수 있을때까진 한다시는데
왜 그게 죽을때까지 해야할 일인지는 이해가 안 돼요.
지금까지 해온 공이 무너질까봐 그런다는데
당신 선에서 정리 안 하고 돌아가시면 결국 후손에게 총대 메란 거 아닌가요?
종교라는게 꼭 이해가 돼서 믿는 건 아니지만
교회도 다니는 분들이 미신도 믿고(길일이니 사주니 하는 거요) 제사도 지내고 다 하십니다. 한국 스타일이죠.
친정부모님은 막내신데
이번에 큰집 며느리 딸이 엄마 여행시켜준다고 티켓 사놔서 제사 못 지낸다 하니까 친정 아빠가 노발대발하셨대요.
전 속으로 서운해하실 수는 있어도 그러실 줄은 몰랐어요.
수십년 제사 모셔온 60 넘은 며느리가 이제 제사 그만 하겠다 해도 이해해줄만 하지 않나 싶은데 노발대발이라니...
그래서 저희 엄마가 음식해서 지내셨대요.
저는 간단히 과일 술 정도만 싸가서 성묘하고 오신 줄 알았는데 아주 차례까지 지냈나보더라고요.
엄마는 허리도 안 좋고 우울증도 있는데
그런 엄마를(강요한 건 아니라 해도 아빠를 진정시키려면 엄마라도 해야겠다 싶으셨겠죠) 부려서 그래야만 했을까요?
제사상 안 차리면 죽은 영혼이 또 굶어죽기라도 하나요?
우리 아빠도 별 수 없는 꽉 막힌 노인네였네요.
그동안의 큰집 며느리 공과 고생은 생각도 않고 노발대발이라...
이미 60년 100년전에 죽은 조상이 아직 살아있는 며느리보다 중한가요? 그 며느리 작년 뇌출혈 기미 있대서 장손 며느리 노릇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했나보디 싶어 안타까웠는데..
죽은 조상 때문에 산 후손 잡겠다 싶어요.
여러모로 부모님께 실망할 일이 많아지네요.
나이 많이 들면 젊은 사람 생각도 좀 듣고 따를 건 따랐으면 좋겠어요. 나 살아오던대로 너도 살아라 강요하지 말구요.
저는 맞벌이 하느라 명절 연휴에는 좀 쉬든 놀든 알아서들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꽉 막힌 양가 어르신들이 90까지 사시면...도저히 못 맞춰 드리겠네요. 몇 해 안에 명절엔 만나지 말고 좀 쉬자고 선언할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