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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 살때까지 살았던 동네 옛집 가봤다가 울었어요

ㅇㅇ 조회수 : 17,217
작성일 : 2023-09-11 22:45:19

30 년 전에 이사했고 

거의 40 년전쯤에 아빠가 설계해서 지었던 주택...  전세 2 층에 내주고 1 층 단칸방에 

가족끼리 옹기종기 살았어요 방 하나는 삼촌 주고 

엄마가 그 집에서 고생도 많이 했고 

지금도 못사는 동네로 분류되고 

그때도 밤만 되면 너무 무서웠고 

근데 낮엔 아이들 웃음소리며 

1988 에 나오는 그런 쌍문동 같은 곳이었어요 

하도 동네가 후지니 재개발도 안되서 

그대로 보존되어 있네요 

엄마 아빠 모시고 갔고 제 딸도 데려갔는데 

엄마아빠도 그때 가장 가난했지만 

가장 행복했노라 인정하시고 

저도 그렇구요 

대문 색깔도 안 변했더라구요 

 

엄마 아빠가 열심히 사셔서 

아파트로 첫이사 

그 후로 평수 넓혀 이사 

그 후로 전 서울 생활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생활 하고 

남편 만나 결혼하고 지금은 삶의 질 높다는 동네 

살고 있는데 

행복지수는 그 동네랑 비교가 안되네요 

 

열심히 살아서 동네는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행복은 가장 가난할때 피크였던게 

역설적이에요

 

진짜... 먹먹한 하루였어요 

IP : 119.69.xxx.254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9.11 10:48 PM (1.241.xxx.220)

    우리 남편도 비슷한 말 했어요. 단칸방에 모여살 때 행복했다고... 그 말이 참 부러워요.
    전 맨날 싸우는 집 외동딸로 태어나서 그 단란함이 뭔지 모르고 컸는데... 지금은 그래도 제 가정 이루고 행복하게 살아요.

  • 2. ..
    '23.9.11 10:54 PM (124.5.xxx.99)

    예전 어렸을때 살던집 집가보고 싶은데 2층집이었는데
    같은 서울인데도 못가보네요
    가봐도 재개발 되어있을가 못찾을가 추억으로만
    기억해야할거같아요

  • 3. 요새는
    '23.9.11 10:59 PM (39.7.xxx.134) - 삭제된댓글

    로드뷰로도 많이 봐요.
    나중에 가보겠지만, 일단 로드뷰보며 옛기억을 소환했네요.ㅜㅜ

  • 4. 저두요
    '23.9.11 11:04 PM (122.44.xxx.119)

    어릴때 살던 그동네 ~재개발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아련해요
    님처럼 좋은동네도 아니였고 지금 생각하면 살기 불편했지만 그땐 저도 진짜 행복했어요
    님덕분에 그동네가 생각나네요

  • 5. 그러게요
    '23.9.11 11:07 PM (106.101.xxx.81)

    저희 부모님도 방 두칸에 세 들어 5식구 살던 그 시절 그 동네가 제일 그리운 시절이래요.
    저희도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유년이었구요.
    맘대로 못사주고 맘대로 못사먹이고 하던 시절이랬는데
    저희는 그때가 정말 정서적으로 풍요로왔네요.
    지금은 부모님도 저희 삼남매도 다 여유있게 사는 편인데
    그때가 정말 행복했던 기억 단편들이 많아요. 명절에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ㅎㅎㅎ

  • 6. Dd
    '23.9.11 11:09 PM (119.69.xxx.254)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맞네요

    그 어떤 여행보다 시간여행 한듯 먹먹하고
    지금의 나를 만든건 무엇이었나 생각해보게 되고
    마인드셋이 조금 바뀌어요 옛집을 보니까요

  • 7. ...
    '23.9.11 11:10 PM (219.250.xxx.120)

    저는 유년시절 그동네 42년째 살고있네요.
    신혼1년 잠깐 경기도에 살다 다시 돌아온 동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5분거리에...
    응팔 보면서 참 많이도 울었었네요

  • 8. 근데
    '23.9.11 11:17 PM (125.128.xxx.85)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10살때까지면 가물가물 할거

  • 9. 근데
    '23.9.11 11:18 PM (125.128.xxx.85) - 삭제된댓글

    같거든요.

  • 10. 아이스크림
    '23.9.11 11:50 PM (14.42.xxx.224)

    너무 뭉클한 글이에요
    그리고 많이 공감가구요

  • 11. 햇살
    '23.9.11 11:54 PM (175.120.xxx.151)

    제 고향? 어린시절 살던곳. 학창시절을 보낸집. 결혼하고 처음 살던곳. 다 재개발되고 뉴타운 들어서고.....
    에. ㅠㅠ 지금 내돈주고 산 우리집만 재개발 인괴고 다 볌했어요.

  • 12. lol
    '23.9.12 12:11 AM (180.66.xxx.132)

    사회 나와서 우연히 알게 된 옆팀 차장님이 어릴 적 같은 동네 살았던 동네 주민이었어요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나!! 그 동네에서 나고 자라 10살때까지 살았고 그 이후에 재개발로 동네가 없어졌거든요 그게 30년 전 이야기인데 흐릿한 기억 속에 동네 유명했던 짜장면집을 이야기하며 서로 웃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ㅜㅜ 서울에서 낙후된 곳으로 참 유명한 곳이었고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 엄마아빠남동생이랑 단칸방에서 살았던 그때 무척 그리웠어요 아빠가 함께 해서 그랬을까 .. 재개발로 동네가 사라지던 그해 아버지도 암진단 받고 6개월 만에 돌아가셔서 그럴까요 아빠와 함께 거닐 던 동네 골목이 그립습니다

  • 13. 로드뷰
    '23.9.12 1:33 AM (119.64.xxx.75)

    단칸방에서 5식구 살다가 처음으로 이사갔던 방 3개 연립주택은 아직도 있더라구요 1980년쯤에 새집이어서 이사갔는데 방 3개에 부엌 거실도 있었지만 연탄보일러 때는 집이었고 그집에서도 방 2개는 월세주고 안방에서 5식구 살았었네요.화장실도 하나였는데 우리식구 5명 옆방에 언니2명 또 끝방에 2명...9명이 살았었어요...작은 화단도 있었고 그집이 나중에 알고보니 24평 정도였더군요

  • 14. ...
    '23.9.12 1:37 AM (180.69.xxx.236) - 삭제된댓글

    저도 로드뷰로 찾아봤어요.
    큰 창으로 햇살이 너무 예쁜 집이었는데 아버지 사업 망해서 쫒겨나듯 이사 나왔어요.
    제 유년시절의 추억이 모두 담긴 집이라 그리웠는데로드뷰로 보니 낡았지만 예전 모습그대로 있더군요.

  • 15. ..
    '23.9.12 2:06 PM (117.111.xxx.22)

    갑자기 마음이 따스해져요. 아름다운 기억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 16. 그러니까요
    '23.9.12 2:48 PM (183.97.xxx.35) - 삭제된댓글

    행복은 재산순이 아닌데도

    불나비처럼 돈만 쫓다가 타버리는 인생들 ..

  • 17. ㅇㅇ
    '23.9.12 2:49 PM (180.229.xxx.151)

    저는 남편이랑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쭉 사귀었던 건 아니고 대학 졸업하고 만나서 결혼했는데
    남편은 그 동네에서 태어났고 저는 3살 때부터 살았어요.
    지금은 일부 재개발로 사라졌지만 남편과 옛날 동네 얘기해요.
    거기 뭐가 있었지, 맞아, 그 옆에 뭐가 있었어. 거기서 뭐 하고 놀았어. 이런 얘기 가끔 해요.
    길게 말하지 않아도 약국 이름, 문방구 이름만 말하면 알죠.
    이 남자랑 결혼하니 이런 재미가 있구나 생각해요.
    살갑지도 않고 가끔 속 터지게 하는 남편이지만
    옛날 유년기 추억에 접점이 있다는 게 좋은 점이더라고요.

  • 18. **
    '23.9.12 3:10 PM (112.216.xxx.66)

    엄마가 투병중이신데.. 작년에 병원 들렸다가 엄마랑 30년간 살았던 동네 들러 산책했었거든요. 거긴 문화재지정마을이라.. 집들이 허물어졌어도 그대로더라구요. 살기 참 힘들었었는데, 건강이 유일한 재산이었던 시절이었어요. 원글님 덕분이 생각나내요.

  • 19. 파괴전문가
    '23.9.12 3:17 PM (211.196.xxx.207)

    시절이 그리운거지 처지가 그리운건 아닐거라..
    지금이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믿어요~

  • 20. ..
    '23.9.12 3:45 PM (125.186.xxx.181)

    저희 엄마도 그 시절에 함께 사시던 분들 아직 만나세요. 가장 마음이 편하고 재미있으시다고 해요. 소풍날 집안 일이 있어 부모님이 갑자기 집을 비우시면 세 사시던 새댁 아주머니가 김밥을 싸 주시려고 밥을 펴 시던 그 세심한 손이 기억나요. 서로 서로 모든 집안의 풍파를 자기 일처럼 머리 싸매며 함께 헤쳐나갔던 이웃들이었어요. 어디라도 아프면 여기저기서 건강 죽을 쑤어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자신의 일처럼 자랑스러워해 주시던 마음 따뜻한 분들이 참 많았어요. 그 때는 어려운 이웃들이었지만 지금은 정말 꽤 거부들이 되셨어요. ㅎㅎㅎㅎ

  • 21. ...
    '23.9.12 5:32 PM (112.147.xxx.62)

    착각하는거예요

    가난해서 행복했던게 아니라
    되돌아볼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게 느껴지는거예요

  • 22. 그리움
    '23.9.12 8:21 PM (108.28.xxx.52)

    단칸방이었구 재래식 화장실 너무 무서워서
    저는 그때부터 오랫동안 변비로 살았어요.
    근데 50년전의 그때가 너무너무 그리워요.
    맞아요 그때의 시간, 그때의 사람들이 그리운 거지만 암튼 사무치게 그리워요.
    저는 그 옛날 우리집 주변을 지금도 머릿속에 사진처럼 떠 올려요.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동네를 한바퀴 돌아요.
    한국에 가면 꼭 들러 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바뀌어 그때 모습이 없어서 낯설죠.
    가난하고 고생스러웠던 옛날을 행복으로 추억할 수 있다는 거는
    지금이 많이 편안하다는 얘기일수도...

  • 23. ..
    '23.9.12 8:49 PM (182.220.xxx.5)

    저도 방 두칸짜리 조그만집 아직 누군가 살고있는데
    저는 지금이 좋아요.

  • 24. 믿어
    '23.9.12 9:23 PM (121.167.xxx.186)

    저도 공중전화에서 동전 두잎 넣고 다이얼 돌릴때
    집전화 울릴때 누굴까 궁금해하며 전화받던때가 그리워요~~
    늙었나바요

  • 25. ...
    '23.9.12 9:37 PM (211.36.xxx.73)

    감동파괴자로 한마디 하자면 지금 잘살게 되니 그리운거지 여전히 그동네 살고 있다면 그리울리 없겠죠.

  • 26.
    '23.9.12 9:55 PM (116.122.xxx.232)

    지나간 바람은 차갑지 않단 말이 있어요.
    과거는 미화 된단 뜻이죠.
    그리고 젊은 날은 가난했어도 행복했을거에요.

  • 27. ...
    '23.9.12 10:50 PM (114.202.xxx.53)

    되돌아볼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게 느껴지는거예요
    222

    원글님은 정말 그 시절이 더 행복했다 할지 모르지만
    저도 과거는 늘 미화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전 현재가 행복한 사람이라 그런지
    어려웠던 시절이 더 좋고 그런게 없더라고요.
    더 잘사는 지금이 더 행복해요 여러모로.

  • 28. 감동파괴자
    '23.9.17 3:46 PM (106.101.xxx.64)

    님들의 댓글에 슬며시 웃음 짓고 갑니다.
    맞는 말씀이네요
    추억할 수 있어서 그리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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