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오늘부터 정리 들어 갑니다. 43일째

43일 조회수 : 1,987
작성일 : 2023-07-17 14:16:27

작은아이가 사용하던 방에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도 한바탕 정리한거 같은데, 그때 뭘 한건지 정리해야할 물건이 한 트럭입니다

사실은 작은아이가 대학 입학하자마자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3~4년정도 전쟁같은 날을 함께 보냈었습니다

저에게 쏟아붓는 비난과 원망을 어떻게 해야할지 저는 아는 게 전혀 없었거든요

아이가 저에게 엄마는 그냥 가만히 듣고 '미안하다, 너가 참 힘들었겠구나' 이렇게만 얘얘기해주면된다고 가르쳐주더군요

아이의 비난에 억울함이 컸지만 꾹 참고 가르쳐준대로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럴때마다 뭐가 미안한지 설명을 해보라네요? 

응? 시키는대로 대답한것 뿐인데?? 했더니 잘 생각해 보랍니다

뭐가 미안한지 잘 생각해보고 대답하래요

처음엔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정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마음을 아이가 원했던거구나..

진심으로 미안하다 다시 얘기해주고 안아주니 차츰 좋아지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고처럼 갑자기 들이닥친 급성우울은 그렇게 쉽게 좋아지진 않더라구요

아이도 음악을 하겠다, 미술을 하겠다, 별별 희한한거를 해보겠다..하고 저는 장단 맞춰주다보니 집에 박스도 풀지 않은 장비들도 하나가득이예요

우울하니 마음도 수시로 바뀌는지 평소 호기심 많던 아이는 학교는 때려치고 평범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거 같았습니다

그러다 자기도 지쳤는지 어느 날 방에 쳐박혀 꿈쩍도 안하기 시작했어요

엄마에게 퍼붓던 원망은 걷혀 진거 같았고, 하고 싶은걸 엄마가  못하게 했다고 생각하며 하고픈걸 다 해봤는데 엄마가 말린 이유가 이해가 돼버리고 학교는 그만 둬 버렸고..

거의 일년을 방안에서만 지내다 드디어 독립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워낙 주관이 뚜렷하고 단호한 아이라 말릴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해요

학교는 다행히 재입학이 가능해서 다시 다니게 됐고 지금은 완벽하게 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졸업하면 자기가 엄마 먹여 살릴거니까 그동안만 돈 많이 벌고 있으래요ㅎ

농담도 잘하고 애교도 많고 말도 예쁘게 잘해요

 

작은아이 방에 손대려니 역사를 얘기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될거 같아 얘기해봤습니다

공부하겠다고 사놓은 책 당근에 내놨더니 순식간에 가져 갔어요

우리애는 어느 하 세월에 공부할지 모르니 정리해 버렸습니다

방에 있던 자잘한 소품들도 다 정리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밖에 볼일이 있어 외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모두가 무탈하게 이 계절을 넘길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IP : 14.49.xxx.2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23.7.17 2:21 PM (114.203.xxx.133) - 삭제된댓글

    정말 훌륭하세요.
    매일 정리정돈을 이어간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요.
    정리하시면서 삶을 되돌아보시는 자세도 본받고 싶습니다

  • 2. T
    '23.7.17 2:37 PM (112.214.xxx.147) - 삭제된댓글

    원글님께서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셨네요.
    졸업하면 자기가 엄마 먹여 살릴거니까 그동안만 돈 많이 벌고 있으래요ㅎ
    아우~ 든든합니다. ^^

    전 8월부터 출근합니다.
    조건 맞추느라 시간도 오래걸리고 밀고 당기기도 힘들게 했는데 그래도 괜찮은 조건으로 합의가 됐어요.
    반년 넘게 일을 안해서 잘 적응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리와 마찬가지로 일단 시작 하는게 중요하잖아요?
    발을 딛었으니 이제 쭉~ 나가보려구요.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3. 응원해 주셔서
    '23.7.17 2:40 PM (14.49.xxx.24)

    감사합니다^^
    정리할게 이렇게 계속해서 나온다는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익명 게시판이니 감히 올려봅니다ㅎ
    아무 생각 않고 정리해야 진도가 빠를텐데 저는 이렇게 정리하다말고 종종 상념에 빠지네요
    같이 열심히 정리해 보아요^^

  • 4. 매번
    '23.7.17 3:00 PM (123.143.xxx.186)

    아끼는 수필집 한 에피소드씩 꺼내읽는 느낌입니다.
    엄마가 뭘까요?
    아이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셔서
    저렇게 털고 일어날 수 있었겠죠.
    저도 배우고 갑니다.

  • 5. ^^
    '23.7.17 3:06 PM (114.203.xxx.20) - 삭제된댓글

    저도 님 덕분에
    100일 비우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제 서재(거창하네요^^;;) 비우기 시작했어요.
    책이며 온갖 프린트 ㅜ
    끌어내니 보니 어깨가 빠질 거 같아서
    조금씩 하기로 변경
    그래도 버릴 게 두 박스가 나왔네요.
    아무튼 꾸준히 글을 올리셔서
    제게 이렇듯 작은 변화가 왔네요. 감사합니다.

  • 6. ^^
    '23.7.17 3:07 PM (114.203.xxx.20)

    저도 님 덕분에
    100일 비우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제 서재(거창하네요^^;;) 비우기 시작했어요.
    책이며 온갖 프린트 ㅜ
    끌어내다 보니 어깨가 빠질 거 같아서
    조금씩 하기로 변경했어요. ㅎ
    그래도 버릴 게 두 박스가 나왔네요.
    아무튼 꾸준히 글을 올리셔서
    제게 이렇듯 작은 변화가 왔네요. 감사합니다.

  • 7. 원글님
    '23.7.17 3:14 P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이렇게 계속 하면서 글 쓴 것 모아 책 내보세요.
    글을 잘 쓰셔서 읽기도 편하고 공감도 가고
    마음도 따뜻해지네요.

  • 8. 원글보고반성돼서
    '23.7.17 3:16 PM (203.247.xxx.210)

    작정하고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한 두 칸 정리를 했는데요

    이거 어려운 게 머리를 정리해야 하는 거라서 미뤘던거구나 알겠더라구요
    기억 못할까봐 버리지 못하고,
    기억하고 싶지는 않아서 버리지 못하고

  • 9. ..
    '23.7.17 3:42 PM (211.36.xxx.216)

    원글님 글 기다리며 보게 되는데 깊은 분이셨군요. 응원합니다

  • 10. Mmm
    '23.7.17 4:26 PM (122.45.xxx.55)

    어느새 따라 걷게 되었습니다.
    오늘 글은 온고 파티세리 사장의 담담한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 11. T님♡
    '23.7.17 9:20 PM (14.49.xxx.105)

    끝까지 버티셔도 님이 원하는 조건으로 기울거 같앴어요
    8월부터 출근이라니 남은 시간이 황금 같겠네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바로 적응해서 잘 하실분 같으니 출근전까지 실컷 즐기세요
    출근해서도 즐겁게 잘 하실테지만요
    축하드려요^^

    정리하자고 맘 먹는게 중요한거 같애요
    그리고 저처럼 정리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하루 하나씩 무조건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실천해 나가시면 할수 있을거예요
    며칠 지나면 맘먹지 않아도 저절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하는거 보면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신기하리만치 모든 일에 적용되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모두에게 응원 보냅니다!!

  • 12. 동참21일째
    '23.7.18 8:23 AM (121.167.xxx.7)

    이층 농 남은 서랍2개와 윗장을 정리했습니다.
    저녁 먹고 티비를 보는 식구들 사이에서 부시럭 부시럭 꺼내보니 별별 물건이 다 나옵니다. 아이들 어릴 때 사진들 보며 웃었고요. 온갖 오래된 어댑터, 전선들..본체는 없어진지 오래인데 쓸모 없이진 부속품들이 한가득이더라고요.
    도대체 저 가구엔 뭘 수납해야 좋을지. 용도가 애매합니다. 일단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버릴 건 버리고. 다시 가지런히 넣어뒀습니다
    에어컨 리모컨을 찾았습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일이 있던 시간들이었는데 작은 모퉁이들을 돌게 되니..아이 방을 빨리 어떻게 해야겠단 생각은 듭니다. 자기 물건에 애착이 많고, 맥시멀이며, 고집도 세고, 완벽주의자라 머리만 바쁜 아이..어수선한 방이 나아지질 않고 있어요 필요하다는 가구들은 계속 사다 주었는데도 말이죠. 공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더니 진짜 그렇습니다.진로와 당장 할 일이 정해졌으니 방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출근하게 되신 댓글님, 축하합니다.
    원글님 진솔한 글 고맙습니다. 조금 더 치워보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5853 민주화의 도시인 줄 알았는데,,, ㅜㅜ 05:57:00 1
1825852 방문이 틀어져 문이 안닫기는데 어떤 업체 불러야 하나요? 질문 05:53:25 25
1825851 프랑스 왜 이러나~~~ 11 월드컵 05:22:35 1,014
1825850 이제명 구속영장 기각후 구치소 나올때 7 ... 05:00:54 669
1825849 [단독]與의원 10여명 의총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4 ..... 04:19:36 538
1825848 '日 AI 대장주' 키옥시아 40% 하락…시총 1위 뒤 도요타·.. ㅅㅅ 03:22:00 1,460
1825847 마그네슘 먹고 잠 잘 안깨는 분~ 2 .. 02:28:20 1,351
1825846 프리장에서 패닉쎌 하신분들 와봐용.ㅠ 3 02:14:38 1,991
1825845 미국 닉스 22프로 상승중 9 ........ 01:25:05 2,321
1825844 당규 변경시한이 지났습니다. 15 ㅇㅇ 01:07:20 1,207
1825843 아파트 외벽 누수 방법이 없나봐요 17 장마시러 01:00:49 1,587
1825842 다른 직원들은 인생 정말 재밌게 살아요 ㅁㅊ 00:59:54 1,085
1825841 잠이 안와요 6 ... 00:59:45 1,335
1825840 맞벌이 부부인데 주식을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아요 10 00:55:00 1,974
1825839 프랑스여행중인데요 16 고맙습니다,.. 00:54:36 2,548
1825838 이재명은 김용범 실장을 버려야 삽니다. 22 ㅇㅇ 00:41:05 1,852
1825837 작년 국정기획위에서 연임규정을 손볼려고 했었대요 15 ㅇㅇ 00:39:55 758
1825836 박선원 "정청래 또 되면..., 李대통령 지금 마음 .. 28 ㅇㅇ 00:35:01 2,306
1825835 삼양 장수면을 아시나요 6 00:33:09 1,017
1825834 80년대 신혼부부 모습이라는데 신부들이 7 후리 00:30:04 2,559
1825833 T 엄마와 아들의 대화 (수학시험편) 2 어렵다 00:23:21 923
1825832 자식걱정 종종하면 ... 안쓰러워요 5 짠짜 00:10:20 1,740
1825831 잘못된 투표의 예시가 된 대통령부부 5 ... 00:05:50 1,524
1825830 이번 월드컵 누가 우승 10 00:05:41 1,150
1825829 부정선거 강연중 쓰러진 민경욱.."의식불명 .뇌병변의심.. 9 그냥 00:04:41 3,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