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있어요
여자손님이 물건을 잘못 사갔대요
이미 너덜너덜 비에 젖기까지
다른 물건으로 바꿔간대요
밖에 차를 세워놨다고 빨리 찾아달라고 다그치고
바꿔갔어요
싸우기 싫어서 바꿔주며 말은 했어요
이거 지금 비에 다 젖었어요. 하니
나가며. 아. 비가 와서. 하고 가버렸어요
이런 일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있어요
<내가> 잘 못 샀지만 책임은 <네가> 져달라고 해요
물건을 뜯거나 개봉하거나 손상시켜 팔 수 없는 상태로
가져와서 일단 내가 잘못 샀는데 니가 좀 알아서 하래요
왜 손해를 남에게 떠넘기죠 손상된 물건을 저라고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그냥 떠안는거죠 쓸 수 있는 건
제가 쓰고 그냥 그대로 버리거나 재고가 됩니다
일을 하면서 작은 일에도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느껴요
아이들이 물건을 파손시키면 어쩌죠 하고 그냥
가버리는 부모들도 많아요 뭘 어째요 아이 단속을
잘 하던지 애가 사고를 쳤으면 부모가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책임을 질 정도의 부모들은 애시당초
아이가 물건을 못 쓰게 만들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는답니다 어쩌죠 하고 곤란하다는 듯이 저를
쳐다보고 그냥 가세요 하면 정말 그냥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