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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천사가 이틀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우리천사 조회수 : 4,662
작성일 : 2022-07-14 06:29:31
3시간 전에 새벽에 일어나서 잠을 깼네요
잠도 잘 수 없고 물도 먹기 힘들어요
너무 슬프고 너무 괴롭네요
이렇게 갑자기 갈 줄 몰랐어요

2009년생이기에 그리고 5개월 전부터
심장이 안 좋다는 얘기를 듣고 약을 먹고 있었지만
그저께까지도 잠도 잘 자고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매일매일 산책도 나가고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산책을 했어요

식욕은 얼마나 좋은지 마지막날까지도
밥도 차려 주자마자 게눈감추듯이 먹고
내가 간식 먹으면 내 거 뺏어 먹고 싶어서 안달나고
마지막까지도 그랬다니까요

나는 다른 강아지들은 보면 누워서 대소변 받고 눈도 잘 안 보이고
그런 과정을 겪고 가는 줄 알았는데
우리 아기처럼 그래도 어느 정도 생기가 있다가 갑자기 갈 줄은
예상하지 못 했어요.

저는 2층에 살고 저희엄마는 같은 건물 4층에 살아요
그래서 2층과 4층을 왔다 갔다 하면서 키웠고
마지막 보름을 제가 키우고.
그저께 날씨 좋았잖아요 덥지도 않고 시원하고 해서
엄마랑 나랑 애기랑 그늘로 유모차 태우면서 밖에 공기맡게 해 주고
잠깐 내려 달라고 졸라서 내려주니 잘 걷고
본인이 걷던 산책길 냄새맡고 배변도 잘하고
평상시에 먹던 심장약 다 떨어져서 약 받아오고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건강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안심하고
집에 데리고 계단 올라오는 순간
계단에서 엄마품에서 갑자기 얘가 축 처졌어요 혀도 나오고요
너무 깜짝 놀라서 다시 병원에 막 뛰어갔고
선생님이 직접 마우스투마우스로 인공호흡도 해주시고
cpr도 엄청 해주셨는데 심장 멎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보름 전에 미용도 예쁘게 하고 이틀 전에 목욕도 시켜서
너무 깨끗하고 예쁜 상태로 보내 줬어요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서 보관할까 하다가
떠나는아기 예쁜 모습으로 보내 주고 싶어서 차마 가위질은 못했네요.

저는 강아지들 원래 싫어했어요 키울 생각도 없었고요
근데 2009년에 저희 올케가 남동생의 여자친구였던 시절
저희에게 선물로 안겨주었던 아입니다 2개월 때 왔고요
저희 가족 모두 강아지 별로 안 좋아 했었는데
이아이의 조건 없이 주는 큰 사랑해 감동하며 꿈만같은 시간을 보냈죠.

혹시라도 엄마 아빠가 말다툼이라도 하면 얘가 멍멍 짓고
더 큰 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달려가서 말리고
얘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움을 하지도 못 할 정도였어요
정말 평화주의 였고 심리치료사 였고
내가 울면 같이 하울링해서 같이 울어줫어요.
운동 할 때는 애가 나의 헬스 트레이너였죠.
얘 때문에 같이운동하면서 살도 엄청 많이 뺐고요
신체적건강 정신적건강이 다 좋아졌죠.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혼자 있는 시간이 없었던 애였어요
그래서 그 점은 저도 마음이놓여요.
이녀석을 혼자 외롭지 두지 않았다는점이요..
떠날때까지 많이 안 아프고 건강한모습보여주고
노령견 때 병원비 많이 들어간다는데 그런 것도 없게해 주고
엄마품에서 가족다같이 있을때 눈감고..떠날 때까지 효자네요ㅜㅜ

아직 집 안에 애기침대 장난감 밥통 치약 칫솔 샴푸 옷 하네스목줄..
모든 곳에 아잉디 흔적이 있는데 정작 아이만 없네요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되는데 감당이 안 되요 ㅜㅜ
우리 아가. 누나힘낼게.
13년 동안 우리집에 잠깐 머물러 줬던 우리 천사
고통 없는 곳에서 행복해!!사랑해♡♡




IP : 183.99.xxx.149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곳에
    '22.7.14 6:38 AM (183.101.xxx.133) - 삭제된댓글

    좋은 곳에 먼저 가서 잘 놀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시지도 마시고
    너무 슬퍼하시지도 마세요.

    원글님의 천사가 그러기를 바랄겁니다.

  • 2. 무지개장미
    '22.7.14 6:38 AM (92.238.xxx.227)

    얼마나 힘드실까요? 개천국에서 친구들과 잘 놀고 있을꺼예요.

  • 3. ...
    '22.7.14 6:54 AM (39.7.xxx.63)

    효자견이네요
    다른모습으로 엄마 꼭 찾아오기를
    그리고 한눈에 알아보시기를

  • 4. 에공
    '22.7.14 6:59 AM (61.254.xxx.115)

    효자견이었네요 가족들이 아픈모습보며 가슴칠일도 없었고 밝고 좋은모습만 보여주고 눈도 잘보이고 밥도 잘먹고 산책도.잘하다 갔으니 얼마나 복인가요 우리애기도 마지막때 그러기를 지금부터 기도하고 있어요 명복을 빕니다 눈물나네요

  • 5. ..
    '22.7.14 7:04 AM (210.97.xxx.59)

    저도 15년 살던 강아지보낼때 너무 힘들었는데.. 겪어봐서 알지요 그 상실감 공허함.. 저희강쥐는 노견때 너무 아프게 누워서만 몇달을 보냈는데도 그런데.. 멀쩡히 지내다 급작스럽게 떠났다면 더 억장이 무너지셨겠어요. 가고나면 덩그러니 남아있는 사료 처방받은 약들..ㅠㅠ 정말 아이가 효자라 엄마 너무 고생안시키고 이별할 시간도 없이너무 빨리 가버렸네요. 그 슬픔 엄청 오래가더라구요. 너무 슬플때는 목놓아도 우시고 충분히 슬퍼하셔도 되요. 시간이 가면 차츰 희미해지는 순간도 결국 와요. 힘내세요.

  • 6. ..
    '22.7.14 7:05 AM (211.246.xxx.180) - 삭제된댓글

    지나칠 수 없어 로그인했어요 토닥토닥
    저희가족이 4년전에 겪은 일이에요
    산책하는 말티즈만 봐도 툭하고 눈물이 터지고
    한동안 소화도 못시키고 힘들었어요
    강아지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걸 주고 떠나죠
    많이 힘드시겠지만 예쁜기억 잘 간직하세요

    강아지별에서 잘 뛰어놀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만난다니까 님도 기운 내세요

  • 7. 강쥐
    '22.7.14 7:27 AM (222.239.xxx.230)

    울 뚱이 생각해요
    이동네 못떠나요
    아직도 하늘보고 혼자말해요
    잘 지내니?
    뽀씨래기흰둥이 ........

  • 8. ㅠㅜ
    '22.7.14 7:32 AM (1.177.xxx.87)

    치매 앓던 노견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집 수영장에 빠져 익사.ㅠㅜ
    그후 몇달을 위경련으로 고생하고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나면 보고 싶어 통곡해요.ㅠㅜ

  • 9. ㅇㅇㅇ
    '22.7.14 7:33 AM (223.38.xxx.135)

    아이는 행복했을꺼에요
    반려견의 수명은 정해져있으니 언젠가는 닥칠 이별이잖아요
    황망하시겠지만 이 또한 누구 잘못도 아닌 일이니
    조금만 더 아파하시고
    서서히 마음에서 아이를 놓아주세요
    그래야 아이도 가볍게 갈꺼같아요
    그마음 위로드립니다 토닥토닥...

  • 10. ㅜㅜ
    '22.7.14 7:40 AM (183.99.xxx.149)

    같이 사는 동안 아이도 행복했고
    그리 오래 아프지 않다 갔으니
    가장 행복한 이별을 한 거 같아요
    그렇게 좋게 생각해야겠지요

    열 살이 후로는 언제 헤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거라
    항상 마음 준비하고 언젠간 이별해도 담담히 견뎌야겠다라고
    매일매일 마음먹고 있었는데도
    막상 닥치니 힘든 건 사실이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모든 가족들이 겪은 또는 겪을 일이니
    잘 추스리고 나아갈게요
    위로주셔서감사합니다.

  • 11. ㅜㅜ
    '22.7.14 7:42 AM (180.224.xxx.118)

    저도 2년전 여기에 글쓰고 통곡 했었죠..우리애도 건강하다가 쓰러져 3일만에 떠났어요..ㅜㅜ 아직도 지나가는 시추 보면 주저앉아 울어요..천사 같은 강아지들..지금쯤 우리 해피랑 만나서 놀고 있을거에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해요. 엄마가 너무 슬퍼하면 거기서도 슬퍼하며 하울링 할거에요..
    잘가라 천사야~좋은곳 가서 행복하게 잘 있어..

  • 12. 그럴수록
    '22.7.14 7:43 AM (118.235.xxx.170)

    강아지 별에서 슬퍼 하지 않게
    잘 지내셔야죠.
    참 착하고 얘쁜 강아지 였네요.

  • 13. ...
    '22.7.14 7:49 AM (218.156.xxx.164)

    2011년생 똥강아지 키우는데 아침부터 이 글을 보니 눈물이
    툭 터져버리네요.
    저는 강아지를 안좋아하는 걸 넘어서 싫어했어요.
    키우는 사람도 싫어하고 알러지도 심했구요.
    사춘기 아이 땜에 키우기 시작했는데 데려오기 전에 여기다
    질문도 했지만 다들 저같은 사람은 키우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어찌어찌해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정말 사랑만 주는 존재라
    가족 모두 많이 위로 받고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런글 볼 때마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에요.
    원글님처럼 더 많이 사랑해주고 그래야겠어요.
    아가야 이세상에 존재해줘서 고맙다.

  • 14. 눈에
    '22.7.14 7:51 AM (115.139.xxx.187) - 삭제된댓글

    글읽으며 눈에 눈물이 고이네요.
    작은 생명들이 주는 사랑은 말도 못하지요.
    누나랑 씩씩하게 잘놀다 갔다고 인사하고 간거네요.
    조금만 우시고 강아지별에서도 누나 지켜봐달라고 짧게 기도해주세요.

  • 15. 눈에
    '22.7.14 7:53 AM (115.139.xxx.187)

    글읽으며 눈에 눈물이 고이네요.
    작은 생명들이 주는 사랑은 말도 못하지요.
    누나랑 씩씩하게 잘놀다 갔다고 인사하고 간거네요.
    조금만 우시고 강아지별에서도 누나 잘지내니 지켜봐달라고 짧게 기도해주세요.

  • 16. ㅜㅜ
    '22.7.14 7:58 AM (183.99.xxx.149)

    댓글들 읽으면서 눈물이 터집니다
    자꾸 못해준것들만 기억이나고 ㅜㅜ
    다들 있을때 많이 사랑해 주세요

  • 17. ..
    '22.7.14 8:10 AM (218.39.xxx.153)

    아이가 행복해하며 갔을거예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나봐요

  • 18. 에고
    '22.7.14 8:14 AM (222.101.xxx.249)

    얼마나 상심이 크세요...
    저도 저희 고양이들 무지개다리 건널때마다 제 인생이 몇동강 나는것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원글님, 빨리 마음 정리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충분히 시간을 가지시고, 그냥 옆에 있다 생각하고 생활하세요.
    어느날 울컥 우리 꼬맹이 생각이 나면 그냥 왔다가나보다 하세요.
    무지개 다리 저편에서 저희 고양이들이 원글님네 강아지랑 잘 놀고 있을거에요.
    얘들아 우리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사랑해.

  • 19. ㅜㅜ
    '22.7.14 8:46 AM (125.178.xxx.88)

    저희 친정 강아지도 어젯밤에 떠났어요
    더살줄알았는데
    건강하다고 했었는데
    갈때마다 달려드는게 반가워서 그러는건줄 알면서도
    제가 개를 무서워해서 이뻐해주지도못했네요
    미안해 토리야
    하늘나라에서 행복하렴 고생많았고 고마웠어

  • 20. 엉엉
    '22.7.14 8:54 AM (223.38.xxx.113)

    우리 쪼꼬야ㅡㅡ
    16세 이쁜 딸 슈나우저야...
    작년 요맘 때 하늘나라 간 내 막둥아..
    너무너무 보고싶고
    너무너무 미안하고.
    이 글 읽으며 한없이 흐느낍니다.

    내 막둥딸. 잘 지내고 있는거지?
    거기선 안아프고...

  • 21. ...
    '22.7.14 8:54 AM (222.107.xxx.121)

    갑자기 떠나서 정말 상심이 크시겠어요ㅠ
    저는 아픈강아지 3년째 수발중인데
    급사할 수도 있다는 말이 참 무섭더라구요.
    가만히 자고 있으면 숨쉬는지 자꾸 보게되구요.
    계속 약 안먹어도 되고
    무지개다리 건너서 친구들 만나고 원글님 기다리고 있을꺼에요.
    힘내세요~ㅠㅠ

  • 22. ...
    '22.7.14 9:35 AM (211.36.xxx.98)

    애기가 크게 고생 안하고 엄마 품에서 갔다니..정말 효견이네요..아가, 지금까지 가족들과 함께 즐거웠지? 이젠 편히 쉬렴..원글님과 가족분들 다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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