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맨날 돈 없다던 엄마..

옛생각 조회수 : 6,204
작성일 : 2021-11-24 12:31:12
나름 동네에선 가장 큰 아파트살고 전혀 못살지 않았습니다만
항상 ‘요즘 불경기다, 돈이 없다’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죠.

삼남매 중 가장 애어른같았던 저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요..

언제나 싼 것을 찾아 헤맸었습니다.
친구들 나이키신발 살때
사달란 말도 못하고, 비슷한 가품을 찾으러 다녔고요.
과외하는 돈이 너무 아깝고 미안해서, 인터넷강의로 떼우고요.
창피함을 감수하고 자진해서 교복도 물려입었어요.
어른들은 그 어린나이에 기특하다고 칭찬하더군요.

제 어린시절이 많이 후회스럽습니다.
왜 남을 생각하고 내 생각은 안 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항상 이런식이었습니다.
가성비찾기에 쓴 시간과 감정들…
나중에 부모님이 남동생에게 70만원짜리 패딩을 사주는 걸 보고
속에서 배신감이 끓더군요. 속았다는 느낌.
우는아이 젖 준다는 속담이 딱 맞더군요.

지금요? 어떻게 됐냐고요..
이제는 ‘먼저 쓴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으로 쓰지만
아직도 편하진 않아요.
우리엄만 왜 그러셨을까요.
저는 왜 다른 형제와 다르게 어른들 걱정을 제가 나서서 했을까요?

별 일도 아니지만 뭔가 아쉬운 가정교육이었던 것 같아요. ^^;;
IP : 59.9.xxx.24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1.24 12:37 PM (122.34.xxx.137) - 삭제된댓글

    저랑 완전 똑같으시네요.
    울엄마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이 이성적으로 엄마노릇을 간신히 한 사람인데,
    아들만큼은 애간장 끓게 사랑했어요.
    그러니 딸한테는 극단적인 절약을 강요해도 아들한테는 그럴 수 없죠.

  • 2. ㅡㅡㅡㅡ
    '21.11.24 12:38 PM (68.1.xxx.181)

    스스로 포지션을 그리 잡은 거죠. 그래야만 이쁨 받는다는 무의식적 학습.
    아들에겐 어떡해서든 사주는 것 처럼. 습관이 무섭죠. 부모도, 자식들도.

  • 3.
    '21.11.24 12:39 PM (122.58.xxx.87)

    기분이 뭔지 저 잘알아요, 저희부모님도 그러셨어요, 제가 제일 듣기싫은말이 이다음에 에요.
    맨날 뭐 요구하면 부모님은 이다음에 그러셨는데 엄마는 본인 친정동생들 일이나 외할머니한테는 잘하셨는데
    지금와 생각하니 착한딸증후군 같은거같아요...

    그 반면에 엄마밑에 동생인 저한텐 이모인데 그 이모는 돈을 빌려서라도 아이들한테 다 해줬어요, 엄마는 없으면
    말지 돈빌려서 아이들한테도 집치장한다 흉보셨는데 그 이모와 엄마는 성향이 정반대인 삶을 사셨어요.

    엄마의 이런면 싫어했으면서도 저도 은연중에 보고배웠는지 비슷해요 ㅠㅠ

  • 4. 원글
    '21.11.24 12:40 PM (59.9.xxx.243)

    제가 삼남매 중 둘째딸 끼어있어서 더 그랬나봐요.
    삼남매 중 유독 저만 유년시절 행복하지 않았어요.
    나머지 형제들은 해맑았는데…

    제 어린시절 너무 아깝습니다 ㅠㅠ
    돌아가서 얘기해주고 싶어요.

    니가 원하는 걸 요구해.
    남 생각은 조금만 해.
    걱정하지 마.

  • 5. 맞아요
    '21.11.24 12:41 PM (116.33.xxx.68)

    저도 이쁨받고 관심받으려고 그랬던것같아요
    저는 집안생각해서 용돈도 제가 다벌고 알아서했는데 언니동생들은 힘들다고 징징거리니 다해주더라구요
    말로는 기특하다하는데 저를 절대 챙겨주지않아요 작은언니 애들 2명이나 봐주면서 우리애들은 단1루도 봐주지않았어요
    독립심이 강해서 제가 젤 잘사는데 집주소도 안알려줘요 맘이 완전 식어서요

  • 6. ㅇㅇ
    '21.11.24 12:45 PM (175.116.xxx.125) - 삭제된댓글

    아이들은 부모말에 엄청 큰 영향을 받는게 맞죠.. 집사고 이자내고 세형제 키우느라 허덕이는 부모님 보면서 감히 뭘 해달라고 해본적이 없네요.. 지나고 보니 말이라도 해볼걸. 가끔 후회가 되요. 못사는 정도는 아녔거든요.

  • 7. ㅇㅇ
    '21.11.24 12:46 PM (39.7.xxx.213)

    저도예요
    그게 속 깊고 공감능력 높은 애들이 희생당해요
    부모가 죽는 소리, 우는 소리하면
    다른 형제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 내가 지나치게 신경쓰는거죠
    힘들게 안하고 싶으니까 대학도 다 필사적으로
    장학금 타서 다니고 손 안 벌리려고 애쓰고 사는데
    뒤돌아보면 지잡대 다니는 언니는 대학등록금 다 내주고
    전세금 대주고 차 사고 내고 천만원 물어주는 거
    엄마가 다 내주고 학생때도 언니는 학습지 산다고 돈 타서
    옷 사입고 별 ㅈㄹ을 다 하고 살았네요
    저요? 엄마가 저 토익비용 한번 내준 적 없어요
    갚겠다고 빌어야 온갖 타박 한숨 다 듣고 빌린 뒤
    알바하면 지난달에 엄마카드로 쓴 버스비까지
    다 갚아주고 살았네요
    병신도 그런 병신이 없었어요
    그래놓고 제가 언젠가 돈 만원만 달란 적이 있는데
    저더러 속이 없다고 하더군요

  • 8. ....
    '21.11.24 12:47 PM (39.7.xxx.213)

    저도 둘째예요
    세자매 중 둘째

  • 9. ...
    '21.11.24 1:03 PM (211.46.xxx.47) - 삭제된댓글

    인정욕구가 컸던거죠.
    형제들보다 예쁨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갈망

  • 10. 저는
    '21.11.24 1:06 PM (223.38.xxx.73) - 삭제된댓글

    아무소리 안하면 부모도 안해주더라고요
    뭐뭐 해달라고 하는 자식한테는 해주고요
    요구하지 않으면 부모앞에서 무명취급당하더라고요
    제가 형제 많은집 중간인데
    부모한테 요구한 적 없는 저는
    형제중에서도 늘 안좋은 물건만 썼어요
    저는 따뜻한 말한마디 못 듣고 살았네요.
    저에게 하는 말투도 늘 짜증스러웠어요
    엄마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어릴땐 너무 싫었어요
    특히 학교준비물 살려고 돈 달라고 하면 늘 짜증내던 엄마..
    이젠 엄마한테 돈달란 소리 안하고 살아서 좋아요.

  • 11. ........
    '21.11.24 1:55 PM (211.250.xxx.45)

    저는 맏이인데
    사실 우리집은 진짜 돈이없기는했어요

    그래서 애들 다있는 마이마이(소형카세트)그거 사달라소리도 아예 안하고
    친구들거 빌려서들었어요
    그때 고3이었는데 한샘아저씨가 진달래꽁야~하면서 공부내용녹음한거 엄청 들을때였거든요
    그뿐아니라 아예 알아서 뭘 사달란적이없어요
    근데 저랑 두살터울 여동생은
    EBS본다고 비디오, 마이마이 다살라하고
    재수까지 해달라더군요

    근데 그게 또 다사주고 다 해줘요
    자도 달라고하면 사줫을텐데 왜 알아서 그랬는지.........

  • 12. ㅎㅎㅎ
    '21.11.24 2:21 PM (211.208.xxx.37)

    우리부모님도 맨날 돈없다 돈없다 타령. 저는 집에 돈이 없으니 차마 뭐 해달란 말을 못해서 말그대로 빈곤하게 컸습니다. 용돈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들 떡볶이 먹으러 가면 저는 다이어트 한다는 핑계로 빠졌었어요. 얻어먹는것도 어쩌다 한두번이나 얻어먹는거지 어떻게 맨입으로 거기에 끼겠어요. 근데 4살 차이나는 여동생이 미대 가고싶다고 하니까 미술입시 시키더라고요. 걔는 재수까지 해서 미대갔어요. 우리집이 미대 보낼 수 있는 집이었나? 제가 받은 충격이란 ㅎ 저는 제 스스로 꿈을 안꾸고 진로 정했거든요. 돈들겠다 싶은건 쳐다도 안봤는데 ㅎ 나중에 엄마가 저한테 너도 하고싶은거 있으면 하지 그랬냐고 쟤는 지가 한데서 시켰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오만가지 생각으로 말문이 막혀서 아무말도 못했던게 지금도 맺혀있어요. 그냥 제가 멍청이였죠 ㅡㅡ

  • 13. ......
    '21.11.24 3:06 PM (112.155.xxx.188)

    저도 그랬어요. 학교갈때 버스비탈때도 주문마냥 들려오는 돈없는데 돈달라고 하는소리를 유아시절부터 들었거든요. 뭘 해달라는 소리를 크면서도 안했어요. 대학졸업앨범도 안찾았어요. 돈달라고하는 말이 안나와서...... 너무 애들한테 그러는거 안좋죠. 기가 죽어 뭘 시도를 안하게되요. 비용생각하면 말도 못해보고 .참~~

  • 14. 공주
    '21.11.24 3:46 PM (221.154.xxx.5) - 삭제된댓글

    저도 둘째.....
    저랑 비슷하네요

    눈물이 잠깐 났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8449 성당 Pr 이 뭔가요? ㅇㅇ 19:33:49 15
1588448 화제의 민모씨, 고소 엄청 잘하나봐요 ㅎㅎ ㅇㅇ 19:31:34 160
1588447 80대 어른 다리 근육 어찌 키우나요 며느리 19:29:49 73
1588446 강바오가 뿌빠tv에 복보는 잘 지내요로 돌아왔나봅니다 aa 19:29:27 79
1588445 젊은 남자들에게 마통론,도축론이 유행인데 2 ........ 19:29:25 129
1588444 수술하고 가스나오기 전까지 물 마시지 말라는 이유가 뭔가요 .. 19:29:17 66
1588443 출산율 0.65명, 최악의 인구절별 시대 단번에 해결하는 방법 2 유튜브 19:23:38 324
1588442 유럽 해외여행은 방사능 몇밀리시버터 인가요 3 ..... 19:19:04 164
1588441 남위례역 엘리프 당첨되었어요 6 무주택자 19:15:45 757
1588440 만약 60부터 혼자 산다면 어떤 집 4 .. 19:14:26 563
1588439 형편이 어려운 친구가 작은 카페를 하려는데요. 5 도움 19:13:27 885
1588438 이런 남편도... 3 ㅇㅇ 19:12:37 365
1588437 입시때 케익쿠폰 1 미련곰탱 19:11:26 202
1588436 스타우브 선택 1 ^^ 19:10:24 175
1588435 삼전 오늘 많이 올랐네요 2 오늘 19:05:14 662
1588434 충청도,경상북도 내 1박2일 여행지추천해주세요~~ 2 여여 19:01:12 162
1588433 명절에 고기를 손으로 다지라던 시모 17 .... 19:00:28 1,261
1588432 사라다빵과 고구마 과자를 샀어요 2 ........ 19:00:18 383
1588431 수블리마지 같은 비싼 화장품 돈값 하나요,,? 2 cㅇㅇ 18:58:34 298
1588430 카톡 친구 차단하면 사진이 어떻게 보이나요? 1 ㅇㅇ 18:57:40 464
1588429 제 증상좀 봐주세요 이것도 갱년기증상인지 너무 괴로워요 5 ㅇㅇ 18:51:04 704
1588428 중등영어문제 한개 질문드려요 4 .. 18:50:44 213
1588427 다리털고민하는 고등아들 5 다리털 18:49:44 326
1588426 유지니맘님, 티몬 닭고기 주문하신 거요 4 걱정 18:49:10 604
1588425 조세호 너무 부럽네 3 i 18:47:54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