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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은 길고양이 덕에 특별한 하루였네요.

.. 조회수 : 1,895
작성일 : 2020-09-25 23:18:34
작은 아이가 코로나로 예기치 않은 특수 ㅋ 를 맞은 지 벌써 반 년이 넘어서네요.
초4, 자기 생각도 여물게 들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제법 알고, 무엇보다 엄마 없이도 알아서 잘 노는 기특한 나이니 학교를 안가는 무한한 자유시간이 얼마나 좋겠어요. 

학교를 못가 운동장에서 축구를 시원하게 한 게임 벌이지도 못하는 시절이지만, 다른 아파트들과 아주 조금 동떨어져 있고 산자락에 딱 붙어있는 중장년 위주의 너그러운 입주민분들이 많으신 아파트에 살고 있어 요즘 울 아이는 아파트 안에서만도 또래 친구들과 천국의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처음에는 우연히 단지 안에 떨어진 아기새부터, 입주민이 기르는 혼자 숲으로 산책다니는 시크한 고양이 녀석, 그리고 친구들이 새로 입양한 애완동물들, 그리고는 마침내 우리 아이들에게 아기 길고양이가 나타났어요 ㅋ.

매번 새로운 동물들이 나타날때마다 아이들이 분주하게 몰려다니며 소란을 피우고 다녔었는데, 이번 아기고양이는 정말 인기 만점이었답니다. 한 집아이들이 따뜻한 집을 만들어주고, 우리 아이는 저 몰래 모은 용돈으로 고양이 먹이를 사서 먹이고, 잠자리 따뜻하게 해준다고 따뜻한 물을 담은 페트병을 잠자리 상자에 넣어주고.. 급기야는 오늘 아침에는 아침 줌 수업이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서로 전화를 해 우르르 몰려가 아기고양이가 밤새 무탈했는지 돌보러 가고 ㅋ

세상에 이렇게 아이들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고양이는 없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ㅋ
고양이가 콧물이 난다고 걱정 걱정을 하더니 한 아이가 엄마 없는 새 집으로 데려가고,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탭을 들고 그 집에서 줌 수업을 하고 ㅋ, 엄마가 돌아오시는 바람에 운 좋게 우리집에도 애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왔네요. 아우 동물은 어릴 적 마당말고는 키워본 적이 없어 일단 큰 빨래 대야에 무릎 담요를 두툼히 깔고 고양이를 앉혔네요. 애들이 예뻐 아침부터 고구마 튀김도 해주고, 컵라면이랑 떡볶이도 해주고, 우리끼리 북적북적하던 사이, 고양이가 공부방에서 나와 세상에 제일 편한 자리를 금새 찾았네요. 바로, 소파 옆 구석 2단 랙 아래 칸에 여름에 쓰는 쿠션을 두 개 세로로 세워 장식해놨는데, 햇빛이 들어 따뜻했거든요. 어느새 그 쿠션 위로 올라가 편히 널브러져 있네요 ㅋ. 그 모습이 넘 귀여워서 지금도 아기고양이 생각이 삼삼하네요.

앗, 고양이는, 우리 아이가 학원 간 사이, 단지 캣맘에게 아이들이 몰려가 아기 고양이 이야기를 전했더니 잠시 돌봐주실 분을 찾아주셨다 해요. 전 넘 서운한데, 내일 고양이 병원에도 데려갈려고 예약도 해뒀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시크하니 잘됐다 합니다. 돌봐주실 분이 생겨서요 ㅋ. 아이들 마음 씀씀이가 더 큰 것 같아요 그쵸? 

아기고양이가 오늘밤 따뜻한 곳에서 잠 잘자고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단지 꼬맹이들 오늘 밤 모두 고양이 꿈을 꾸고 잘겁니다. 저도 그럴 것 같구요 ㅋ. 

 

 

 
IP : 182.225.xxx.1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티
    '20.9.25 11:23 PM (39.115.xxx.14)

    아기 고양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꼬마들,원글님 고맙습니다. 저도 이제 밥셔틀 하러 나갑니다~

  • 2. 재미있는 동화를
    '20.9.25 11:24 PM (125.15.xxx.187)

    보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자연하고도 친해 지길 바랍니다.

  • 3.
    '20.9.25 11:24 PM (182.225.xxx.16)

    그린 티님도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 4.
    '20.9.25 11:26 PM (182.225.xxx.16)

    저희 아이들은 정말 동화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큰 싸움 없이 반 년 넘게 사이좋게 지내는 아이들이 넘 예뻐요.

  • 5. ...
    '20.9.25 11:36 PM (119.64.xxx.92)

    집 앞 공원에 하루종일 강아지처럼 졸졸 저 따라다니는
    5개월 아기 고양이가 있어요
    걔 때문에 집에를 못 옴 ㅋㅋ

  • 6. ...님
    '20.9.25 11:38 PM (182.225.xxx.16)

    아기고양이랑 딱 3시간 같이 있었는데요, 그 마음 너무 이해해요. 고양이 사랑을 듬뿍 받으시네요^^

  • 7. 119님
    '20.9.26 2:02 AM (58.127.xxx.238)

    이제 겨울인데 데려다 키우시면 안되나요?
    저 사는 아파트에서 길냥이가 있는데 아가는 아니고 청소년정도. 우리 딸둘이 지극정성으로 돌보지만 집에를 못데려와요.... 햄스터가 두마리가 있거든요.. 이 햄스터들 애들 각자 방에서 마당으로 만들어줘서 마구 돌아다니며 자유롭게사는 햄스터라 이제와서 가둬둘수도없고요... 겨울이 걱정이에요

  • 8. ...
    '20.9.26 2:33 AM (119.64.xxx.92)

    저도 집에 토끼를 방목해서 많이 키우고 있어요
    다섯 마리 ㅎㅎ
    사실은 토끼들도 공원에서 태어났는데
    고양이한테 하도 잡아먹혀서 아가 때 데려와서
    키우게 된 거거든요
    천적 관계라 고양이 키우기는 불가능하고
    공원이 그냥 일반 길에 비하면 고양이 살기 꽤 좋으니까
    겨울에 좀 춥긴 해도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좋은 겨울 집도 캣맘분들이 다 설치 하셨어요

  • 9. 유후
    '20.9.26 9:52 AM (221.152.xxx.205)

    ♡♡♡♡♡♡

  • 10. ㅇㅇ
    '20.9.26 10:08 AM (221.138.xxx.180)

    애들이 밖으로 몰려다니고 집집마다 돌아다닌다고요???
    이시국에요???????

  • 11. 221.138님
    '20.9.26 12:14 PM (220.87.xxx.72)

    마스크 착용하고 기본 수칙 잘 지키면 되죠
    이 시국이더라도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기본 수칙 지키면서 공이라도 차고 놀아야되지 않겠어요?


    원글님 글 읽으니 너무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풍경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동네 귀여운 꼬맹이들 동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자양분이 되어 분명 좋은 어른들이 될것같아요
    착하고 사랑스런 아드님 위에 그러한 엄마가 있으니 아이가 잘 크는거겠지요
    어휴~ 예쁘고 귀여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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