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살며 아이 둘 키우고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월 수입 900만원 정도인데 미래가 늘 불안하고 가난하게 자란 남편은 특히 절약이 몸에 베여, 본인에게 쓰는 돈이 기껏해야 소주 한병, 막걸리 한병 일주일에 한번 사는 정도입니다.
저는 그나마 좀 가격이 있는 운동 배우는 취미로 한달에 월 20만원 정도 지출했는데, 코로나로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오픈했지만 체육관은 안가고 있구요.
매우 꾸질꾸질하게 아끼고 살고 있습니다. 미용실도 몇달에 한번 컷트만 하고 옷은 물려받거나 4년 전에 새옷 몇번 둘째 낳고 복직하며 사입고 안사입구요.
젊어서는 돈없어서도 괜찮지만 늙어서 돈 없으면 초라하다는 강한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40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꼭 필요한 지출만 하고 있는데요. 애들이 있어서 식료품은 가격 개의치 않고 사서 해먹고, 시터 이모님 비용 나가고 있습니다.
휴가도 안써요. 안쓰면 나중에 휴가 안 쓴 일수만큼 돈이 나오거든요.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약간 우울하면서 이렇게 아껴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이렇게 꾸질하게 사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돈을 모으는 이유는 지금 사는 곳이 동네는 좋은데 집평수가 작아서 언젠가 40평대로 이사가는게 목표라 이렇게 하고 있는데, 매월 20~30만원 더 아끼는게 큰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재미도 없고 그렇네요.
이제까지 아끼느라 애들 데리고 여행도 거의 안 다녔는데, 큰 아이가 초 고학년이 되서 이제 좀 다니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게 좋을까요... 이제 흰머리도 많이 생기고 조금 울적합니다.